이로써 은행권 해외진출은 걸음마에서 뜀박질로 나아가는 질적 전환의 단초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업무성과가 탁월했거나 공로가 컸던 직원에 대한 시혜성 인사가 잔존하는 가운데 해외 인력의 전문화와 체계적 관리는 물론 장기근무 여건 마련 등은 여전히 숙제로 남은 가운데 희망적인 부분이 한 켠에서 대두한 셈이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은행 해외점포 현지채용인력은 지난해 2분기 눈에 띄게 늘어난 뒤 지난해 말 1400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점포에 파견돼 근무중인 직원 1527명에 현지인력 1423명으로 비중이 절반 가까이로 늘었다. 현지채용인력은 지난 1분기 다시 늘어 1466명으로 불어났고 파견돼서 근무 중인 직원 1572명 규모의 93.26%에 해당하는 볼륨으로 커졌다.
국내은행들의 해외 전문인재 양성은 아직 걸음마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실에 비춰 다행스런 지표로 풀이된다. 은행권의 글로벌 인력관리의 취약성은 지난 10일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이 현장실무자와 전문가가 머리를 맞대는 금요회에서 재확인된 바 있다. 해외 핵심인력 부족, 3년마다 교체되는 순환근무제, 단기·보상성 인사관행, 현지인 점포장 이상 인재활용 저조 등 그동안의 한계가 다시 지적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나마 해외 인력육성과 관리 체계화와 장기근무 여건 조성 노력을 펼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아주 비관적인 것은 아니라는 정도가 위안거리였다. 구태의연한 관행을 벗고 해외 장기근무가 오히려 승진 등 인사상 불이익으로 돌아오지 않게 하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인력양성과 관리 문화가 완전히 정착하는 것은 절대적으로 긴요한 과제로 꼽혀왔다.
특히 대출을 비롯한 여신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도 이자순이익 규모가 줄어드는 저성장·저금리 상황을 타개할 유력한 활로가 해외진출에 있기 때문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