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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우위가 정답, 은행권 판도 급변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5-05-03 22:22

덩치 작은 기은 앞서고 큰은행 2위 혼전
10년전 대형화 땐 국민·신한·우리 3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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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우위가 정답, 은행권 판도 급변
금융지주사로 전환하지 않고서도 실질 총자산(평잔) 180조원에 2조 2522억원의 당기순익으로 대한민국 금융산업 대표주자임을 자부했던 2005년 국민은행. 딱 10년 전 국민은행 전성시대 경영실적 비교를 해 보면 오히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해 겸업화에 한창이던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부족해 보였다.

국민은행과 모든 영역에서 경쟁을 펼치는 은행 뿐 아니라 다른 비은행 자회사 자산과 고객을 다 합친 지주사 기준으로도 신한이 156조 5703억원 자산으로 순익 1조 7321억원에 그치고, 우리금융은 152조 710억원 자산에 1조 6882억원의 순익으로 한 두 단계 아래로 간주할 만 했다.

하지만 10년 지나 우리 강산 뿐 아니라 해외의 강산과 바다까지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경영성과 면에서 국내 금융산업은 새로운 단계로 넘어온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 압도적 외형이면 다 될 줄 알았더니…

대한민국 금융산업이 ‘대형화-겸업화’ 패러다임에서 ‘경쟁우위’ 패러다임으로 완전히 옮겨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만드는 5월이 열렸다. 적어도 2013년까지는 총자산이나 총여신 또는 영업점포 숫자나 비은행 사업라인 다각화의 유효한 수준 등이 국내 금융산업 주도권에 중요한 자격이라는 판단이 들어 맞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기업은행과 농협금융지주가 실적발표를 하면서 대한민국 금융산업을 대변하는 은행권 대형금융사 실적이 공개되고 나니 관점과 논리전개도를 달리 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열렸음을 목도할 수 있게 됐다.

기업은행은 총자산과 총여신같은 외형은 물론 자본규모에서 중요한 기본자본(Tier1) 등 거의 모든 지표에서 상장사 계열 대형시중은행에 절대 열세를 면치 못하면서도 수익성과 건전성 지표에선 경쟁은행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올 1분기 기업은행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은 8291억원으로 은행끼리 비교에서 단연 1위에 올랐다. 가장 근접한 신한은행이 6813억원이고 하나외환은행을 합산한 수치와 우리은행 충전영업이익이 6000억원에 조금 못미치는 모습을 보였다.

◇ 경쟁우위 명확한 분에 집중 빛 봐

기업은행은 지난해에도 2조 5522억원의 충전영업이익을 남기며 총여신 면에서 적게는 20조원 많게는 50조원 더 많이 보유한 경쟁은행을 제쳤다. 2013년까지 충전이익 순위는 총여신 외형이 큰 은행들의 각축장이었다고 인정하고 분석해야했던 영역이다.

그런 구도는 이제 기업은행 때문에 뒤집혔다. 총자산과 총여신이 훨씬 많은 시중은행계 초대형 은행 사이에서도 덩치 순으로 수익성을 내는 시대가 벌써 한 참이나 지났다는 사실이 절절하게 드러난다.

하나금융 주력 자회상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경우 총여신 2위를 달리면서도 올해 1분기에는 신한은행에도 밀리고 우리은행에게 바로 뒷자리까지 추격당하는 상황에 몰렸다.

10년 전 은행 하나로 선발 지주사 전체 실적을 내려다 봤던 국민은행은 더욱 심각한 모습이다. 총여신과 기본자본 등 외형면에선 아직도 1등은행이라고 외칠 수 있지만 이익창출력 붕괴상황은 아직 전혀 수습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 핵심분야 강점 갖추는 일에 쉼은 없다

무엇보다 이번 1분기 충당금적립전 이익이 5000억원도 되지 않는 것은 결코 가벼이 보고 넘길 문제가 아니라는 신호로 보여진다. 물론 실물경제 구조 대이동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하는 곳이라는 특수성이 있다.

기준금리 1%대 첫 경험을 겪으면서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높은 시중은행계열의 실적 부진 가능성은 이미 예고됐던 터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시중은행에 비해서도 이익창출력 면에서 뒤지는 모습이 반복연출 되고 있는 것을 가릴 수는 없다.

지주사 회장이 은행 경영을 일일이 챙겼던 전전대 KB금융 경영진과 뜻을 펴보기도 전에 주저 앉았던 전대 KB금융 경영진에 연동된 나머지 기업금융 등 주택담보대출 이외의 강점을 강화하고 사업을 다각화하는 노력에 진전이 없었던 것이 지금까지도 강력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할 만하다.

또한 1년 가까이 조기통합 이슈에 발이 묶인 하나금융 역시 한쪽 경쟁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통합명분을 내세우기엔 은행부문 전체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직시하는 지혜가 요구된다. 건전성 지표 주도권은 이미 기업은행과 신한은행 2파전으로 넘어간 것이 가장 대표적이다.

저성장 경제사이클에 진입한 상태에서 부실발생에 대한 흡수력이 충분하지 않거나, 이자마진 높은 고객기반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이자이익 말고 확고한 수익기반을 만들어 놓지 못한 은행이면서 총여신 등 외형이 큰 것은 오히려 위태로움을 자처할 수 있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제일 큰 은행이 누구인지 물으면 당분간 답은 바뀌지 않겠지만 가장 강한은행이 누구인지 물으면 답변하기가 어려워졌다. 상대적으로 위상이 떨어진 은행과 올라선 은행이 교차했기 때문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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