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이익지표의 질적 우위는 양보할 수 없을 만큼 발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 은행 본연이익에선 최강 수준
지난달 30일 실적발표 결과 기업은행은 올 1분기 8291억원의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에서 판매관리비만 뺀 은행 본연의 영업으로 벌어들인 이익 면에서는 덩치가 훨씬 큰 은행을 압도하는 수준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보다 월등히 많고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한 이익보다도 많다.
심지어 은행을 비롯한 비은행 자회사 이익까지 연결하는 대형 금융지주사 중에서도 기업은행 충전영업이익보다 많이 낸 곳은 1조 677억원의 신한지주가 유일하다.
하나금융과 KB금융은 비은행부문 경쟁력이 불균형을 이루고 있어 은행 자회사로 소규모 특화 비은행 자회사를 둔 기업은행 수익성 지표가 상대적으로 돋보이고 있다. 이자이익이 감소하는 것은 피하지 못했지만 증권가 분석가들에 따르면 비이자이익과 판매관리비 면에서 긍정적 움직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 이자 방어력 비이자 개선 발군
1분기 비이자이익은 1609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725억 적자와는 비교가 안되고 지난해 1분기보다 146% 늘어난 것이다. 올해는 판매관리비마저 지난해 1분기보다 2.6% 늘어나는 수준에서 방어했다.
이자이익 하락세를 성공적으로 돌파하면서 비이자이익부문에서 다른 은행과 달리 개선시키는 행진을 보이면서 기업은행 충전영업이익은 지난해부터 발군의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경쟁관계에 있는 대형 시중은행들에 비해 총자산 총여신 면에서 가장 작은 기업은행이 지난해 충전영업이익면에서는 가장 많은 2조 5522억원을 거둬들였다.
하나 외환 이익 합산치보다 2000억원 가까이, 다른 대형은행보다 3000억원 가까이 이익을 많이 낸 덕분에 충당금을 더 쌓아 건전성 지표를 선두권 수준으로 관리하는 등 내실 탄탄한 지속성장 기반을 다져낼 수 있었다.
◇ 1Q 충당금 전입액만 3421억원
기업은행은 지난해에도 충당금으로 1조 1639억원 다시 집어 넣은데 이어 올 1분기에는 3412억원 더 집어 넣었다. 그 결과 고정이하 부실채권에 대한 충당금 적립률 면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부실채권에대한 충당금적립률은 2013년 이미 162.81%로 대형은행들보다 월등히 앞섰고 지난해말과 1분기 말에도 독주체제를 갖췄다.
신한은행의 독주하던 영역에서 기업은행이 추월할 수 있었던 것은 저금리 상황 아래서도 영업이익창출력을 온전히 발휘한 결과 건전성 개선에 재원을 더 투입할 여력을 확보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때문에 당기순이익 규모보다 충전영업이익과 대손충당금 등 반영 후 건전성 지표를 살피는 것은 의미가 더욱 각별해 지고 있는 것이다.
◇ 핵심분야 경쟁우위 굳건히 다져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쌓는 기업문화는 이익창출력 없이는 유지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경쟁 대형은행 최근 경영지표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금융 부문 경쟁우위를 압도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은행장마다 대대로 이어왔다.
그 결과 1분기 현재 기업은행 중소기업대출 시장점유율은 22.6%로 2위 은행과는 9.1%포인트 앞선다. 그렇다고 중소기업 금융을 많이 내주기만 한 것도 아니다. 우량 고객 비중 확대에 지속적으로 노력했고 대표적으로 부진한 업종에서도 요주의 이하 여신은 5.3%이고 나머지는 정상 여신으로 구성돼 있다.
많은 분야에 뛰어 들어 특별할 것이 없는 경쟁력으로 비용만 축내는 모델이 아니라 주력 분야에 집중했던 보람이 초저금리 저성장 경제구간에 광채를 드러내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