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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과속 금리동결조차 미봉책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기사입력 : 2015-02-22 21:52

‘11년 이후 예금기관 대출만 27%, 172조원 폭증
전 정부 2금융대출 강세 현정부 ‘폭증세’ 방관

가계빚 과속 금리동결조차 미봉책
2월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2.00% 수준으로 묶어둔 배경으로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리스크 확대 우려를 첫 손 꼽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1월 금통위 의사록에선 올해 국내 경제가 연 3.4% 전망치 만큼 성장한다면 단기적으로는 가계부채 부작용이 경기 하방 위험보다 더욱 우려된다는 진단이 포함돼 있다. 이주열닫기이주열기사 모아보기 한국은행 총재는 여기다 지난해 두 차례 금리인하에 따라 사상 최저 수준과 동률에서 머무르고 있는 금리수준이 경기회복세로 이어질 것인지 확인할 필요성을 줄곧 강조했다.

따라서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내다본 성장 전망치에 실제 지표가 밑돌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면 추가 금리인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점치는 실정이다. 심지어 경기를 살리려면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마다하지 말고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 국정감사 숱한 지적들 마이동풍?

하지만 국내 경제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가파른 곡선을 그리는 과정에서 수혜를 받아왔다. 부채가 꾸준히 늘고 있는데도 경기회복세가 미약하다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아무런 대책 없이 묵인했다가는 큰일이 날 것이라는 반응이 아니더라도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논리는 근거가 박약할 수밖에 없다.

지난 가을 국회 국정감사 때 이미 가계부채는 절대적 규모가 너무 급증하고 있을 뿐 아니라 다중채무자 재무 사정이 악화하는 등 총체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지적의 소리가 높았다. 그 새 우리 정치권과 정부는 물론 오피니언 리더층 상당수는 잊어버리고 만 듯한 상황이다.

16일 한국은행이 ‘1월중 금융시장동향’을 집계해 내자 다수의 미디어들이 전형적 비수기인 지난해 12월과 올 1월 가계대출이 늘어난 점을 우려했다. 그러나 이 또한 지엽적 관찰에 국한 되면서 누적적으로 커진 리스크에는 둔감한 상태임을 그대로 노출했다.

◇ 비은행+HF 등 대출증가 은행을 압도

비교 구간을 지난해 하반기나 4분기로 한정해서 살피는 것이 의미 없지는 않지만 금융시장동향에서 나오는 지난해 12월과 1월 두 달 동안 은행 가계대출 증가폭이 5조 8000억원에 이를 정도로 증가세가 결코 식지 않았다는 사실 확인 그 이상의 진실을 보기는 어렵다.

대신에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동향으로 되짚어 가 보면 과연 경기를 살리려고 가계부채가 늘어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을 펼 수 있을지 지극히 의심스럽게 하는 사실이 드러난다.

이명박 정부 당시 가계부채 심각성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자 2011년 6월 말 가계부채 연착륙 종합대책을 내놓았던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전 정부 가계부채 대책은 은행대출을 부분적으로 억제하는 선에서 약효가 끝났다. 은행 대출 증가움직임을 일일이 체크하면서 억제하자 풍선효과가 극심해지면서 2금융권 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부랴 부랴 2금융권 대출증가 억제 정책을 내놓았지만 특별한 효과가 나타났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최경환 부총리의 등장과 함께 가계대출 폭증세를 방관하는 정책기조로 돌아섰다. 정책기조가 어느 쪽에 무게를 싣고 있건 대한민국 가계대출은 심각한 수준으로 폭증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지난 2010년말 은행 가계대출은 430조 4358억원이었는데 지난해 11월 513조 6607억원으로 무려 83조, 증가율로는 19.34%나 늘었다. 비은행과 주택금융공사 등의 주택담보대출 액수를 합한 은행+비은행 가계대출 규모는 641조 3419억원에서 813조 8025억원으로 불어났다. 증가액은 172조 4606억원, 증가율은 26.89%에 이른다.

◇ 급여·후생 후퇴 구조개혁은 재앙

결국 가계부채를 더 늘린다고 경기회복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의문스러운 것이다. 부동산 경기가 살면 내수가 살아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또한 발 붙일 자리가 없다는 지적의 소리가 커진 상태다.

따라서 많은 전문가들이 소득 증진과 소득분배 개선 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더욱 절실하다고 지적하는 실정이다. 증권가 한 전문가는 최근 2년간 이어지고 있는 저물가는 국내 수요부진의 이유가 크게 작용하고 있으며 글로벌 경기 정체에 따른 대외수요 부진에서 기인한다는 점, 지금 같은 상태에서 금리를 또 내리면 가계부채 질적 수준과 소득분배 악화 등 부작용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마당에 정부는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고 은퇴하기까지 소득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정규직 노동자에게 고통분담 논리를 앞세워 해고 요건을 완화하는 등 미래 가처분소득 증대 기대감을 소멸시키는 정책을 예고한 상태다. 빚을 내어 생활자금으로 쓰는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는 경고를 망각하는 순간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에 실패할 가능성은 독버섯처럼 웃자라 오를 전망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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