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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경합? 절대 강자는 없다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5-02-08 21:20

자본·자산·순익 각 외형마다 선두 바뀜
이익 창출력 추락 대손비용 아껴 겉포장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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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경합? 절대 강자는 없다
대한민국 금융계가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또 한 차례의 변곡점을 통과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새로운 국면으로 휘말려 들고 있다.

이쪽 지표를 보면 이 은행이 저쪽 지표를 보면 저 은행이 선두를 달리고 있으니 확고하게 어느 은행이 리딩뱅크라고 손 꼽기가 쉽지 않다.

물론 복수 부문에서 선두자리를 꿰어 차며 경쟁우위를 다져 놓은 은행권 금융사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양한 분야에 걸친 확고한 경쟁우위를 논하기가 아직은 어렵다는 점, 또한 어떤 분야에선 약점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자타가 공인할 리딩뱅크는 존재하지 않는 초경합 상태로 돌아섰다고 보는 편이 적절해 보인다. 지난 주 연이어 은행권 상장 금융사 실적발표가 나온 결과 이 같은 판단은 더욱 확고해진 셈이다.

◇ 10년 이상 독주한 전례 없다더니

나라경제가 기업부문의 과도한 팽창에 힘입어 고도 성장을 거듭하던 때 리딩뱅크의 조건은 기업금융 볼륨에 있었고 이것은 곧 수익성 지표로 연결, 은행권은 물론 금융산업 내 서열이 뚜렷할 수 있었다. 구조적이면서 근본적 변화를 처음 맛 본 것은 1997년 외환위기. 기업 재무상황이나 사업성과 무관하게 자금공급 경쟁을 펼치던 대한민국 금융계는 일부 대기업집단 부도 사태와 외환보유고 태부족 위기가 맞물리면서 은행불사 신화가 깨지는 결과를 맞은 바 있다.

장바구니를 든 주부들조차 은행 창구에 와서 BIS비율이 얼마냐고 묻게 되던 BIS자기자본비율 맹신 상태를 야기시켰던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난 기업금융 부실 때문에 선발 시중은행들 대부분의 생존이 불투명해졌던 탓이다. 선두권을 놓고 각축을 벌이던 선발 시중은행 몰락은 자연히 기업금융 비중이 적었던 은행들이 치고 나갈 조건을 형성했고 옛 국민·주택 두 은행이 통합출범한 국민은행이 리딩뱅크 자리를 굳히는 듯했던 이행기를 거쳤다.

통합국민은행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경영실적과 외형 볼륨을 유지했던 때로 볼 수 있는 시기는 대략 2005년 전후 무렵까지. 최대, 최강 은행 체제에 안주하다가 경쟁력이 정체되던 사이 금융지주회사 체제로 먼저 전환했던 신한금융지주가 과감한 M&A에 성공하면서 판을 흔들었고 우리금융지주 또한 가세하면서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게 했다. 10년 이상 금융계를 주도하는 리딩 금융컴퍼니는 대한민국 금융사에서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으로 흘렀다.

◇ 외형 경합은 결국 성장동력 따라 갈릴 듯

소액 가계대출 중심이었던 탓에 상대적으로 우량해 보였던 은행들도 장기레이스를 펼치며 가계와 중소기업 두가지 중심축으로 은행업이 재편된 새로운 경쟁구도에서 혹자는 선전하고 혹자는 정체되는 과정을 겪기 마련이었다. 외환위기 초반 합병을 통해 자본, 자산 등의 ‘규모의 경제효과’에 힘입은 바 컷던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위상이 다른 경쟁자에 근접전을 치루는 상황으로 넘어오리라고는 짐작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실적을 반영한 주요지표를 보면 기본자본(Tier1)기준 최강은 KB금융지주가 24조 2486억원으로 한 때 가장 근접했던 신한금융지주 22조 1760억원과 격차를 더욱 벌렸다. 총자산은 신한지주가 338조 218억원으로 외환은행 인수 이후 추격에 나선 하나금융지주의 315조 5480억원에 멀찌감치 앞서 있고 하나금융은 총여신 면에서 신한지주보다 더 많은 외형지표를 만들어 냈다.

당기 순이익을 논외로 하더라도 충당금적립전이익 등 이익규모는 신한지주가 2년 연속 3조 8000억원대를 뿜어내면서 견조함을 더하고 있다. 일단 현단계를 보면 복수 지표에서 우위에 오른 신한지주가 독보적 리딩뱅크 등극 가능성이 여전히 높아보인다.

하지만 장기성장동력 면에서 신한지주의 절대우위를 확신하기는 아직 시기상조인 것으로 보인다. 은행과 카드 두 분야에서 선두권에 오르는 등 비은행부문 수익성과 성장 덕분에 오를 수 있었던 현재 우위에 확고히 추가할 수 있는 동력확보가 절실해 보인다.

이익창출력 면에서 크게 앞서던 신한지주가 총자산 충전이익률을 재어보면 근소한 우위 속에 동반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 확인된다. 총자산과 자본, 점포망 등은 물론 비은행부문이 열세에 놓여 있는 기업은행이 오히려 수익창출지표가 더욱 발군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KB금융지주와 우리은행 또한 추격과 반전을 부르짖으며 장기적 기업가치 제고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더욱 확고히 하고 해외사업 성장 또한 선도적 역할을 해내지 않으면 대한민국 리딩뱅크 금융그룹으로 발돋움 하기는 불가능할 정도로 경쟁압력은 팽창돼 있다. 2~3년 뒤 진정한 승자와 선봉을 점할 금융그룹이 누구인지 기대를 품게 하는 2014년 실적발표 시즌이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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