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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건악화에 규제까지 금융강국 웬말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15-01-21 22:31

NIM 비슷 북미·유럽은행 대비 실적 취약
이자·수수료 등 규제 탓 영업발판 지속 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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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건악화에 규제까지 금융강국 웬말
“이자는 제 때 정해진 그대로 내는 것이 시장경제 근간을 지탱하는 룰이어서 지켜져야 하는 겁니다. 제 때 내지 않는 것은 계약위반일 뿐 아니라 금융회사 손실로 돌아오는 것이어서 응당 패널티(벌칙) 차원에서 이자를 가산하는데 이자율 낮추는 정책기조에 이쪽마저 자꾸 끌어들인다면 소비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우려가 농후합니다.” (A대형은행 서울 도심 지점장 B씨)

“자세히 리뷰하지 않아서 세부 항목들의 구성까지는 일일이 대조해 보지 못했지만 선진국 메이저 은행들 비이자 이익 원천을 들여다 보면 국내 은행들이 업무실력을 키우지 못해서 개척 못한 영역도 있지만요, 몇 년 새 당국이 줄곧 추진하고 있는 소비자 부담 경감 차원의 규제강화 기조를 생각하면 언감생심 생각도 못할 수수료 업무영역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C금융지주 간부 D씨)

“가격만 쌀 뿐” 주식을 사라고 추천할 만한 업종이 아니라는 판정에 “국내은행들 정말 반성해야 한다”는 지적까지.

저수익 늪에서 좀체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은행권을 향한 향후 전망은 결코 밝지 않다. 객관적인 대내외 경제 여건이 어려운 것은 다른 경제주체들과 마찬가지로 마땅히 무릅써야 할 일이지만 단기적 국민정서에 부합할지 몰라도 몰금융적 규제 강화 기조는 걷히지 않는 2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은행연합회와 유관기관 신년 기자간담회 주제발표에서 글로벌 강자들과 국내은행들간의 격차가 어디서, 얼마나, 왜 벌어지는지 다시 한 번 통렬한 지적이 제기됐다. 은행들이 노력이 부족하고 낙후한 패러다임을 지니고 있어 취약한 부분의 개선은 당연히 자발적 개선이 필요하다는데는 금융인들 모두 이견이 없다.

하지만 경기 불확실성이 지금처럼 큰 상태에서 단기적 효용에 민감한 국민정서에 기댄 규제 강화방침 때문에 수익기반이 약화되는 일이 반복된다면 첫째, 금융업의 위기 완충력 위축에 따른 경제안정성이 취약해 지고 둘째, 금융산업을 핵심 미래성장동력으로 삼겠다던 박근혜 정부 청사진과 어긋난다는 지적이 물밑에서나마 만만치 않게 일고 있는 형편이다.

◇ 주식 값 싼데 실적기대 어렵다니

최근 교보증권 황석규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에 상장된 은행권 금융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주당순자산(BPS)기준 은행권 상장사 몸 값은 0.50배 수준으로 지난 5년을 통틀어 극히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을 정도로 값이 싸다는 점 말고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는 이유에서다.

기준금리 수준과 업계 내 경쟁이 심화되면서 올해 연간 경영실적 전망 하향조정 여지가 있을 뿐 아니라 금융산업과 관련된 제도변경이 은행산업에 우호적이지 않으며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감이 언제 확대될지 모르는 ‘3재(災)’에 둘러싸여 있어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그는 봤다. 물론 이같이 비관적인 판단의 밑바닥엔 기준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편에 서 있는 탓도 크다.

기준금리를 25bp(0.25%포인트) 더 낮추면 은행권 순이자마진(NIM)이 연간 3bp 더 낮아지고 상장사에 속하는 은행들이 지난해 9월 말 이자부자산 1213조원 규모를 그대로 굴린다고 가정하면 연간 3639억원의 이자이익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권 내 경쟁심화가 예상되고 있어 기준금리 추가인하 가능성이 사라진 후라야 실적개선을 기대할 만하다는 것이다.

◇ 글로벌 50은행 3분의 1토막

금융연구원 김우진 선임연구위원의 수익창출력 분석은 더욱 충격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했다. 김 위원은 “글로벌 50대은행 가운데 북미지역은행보다 NIM수준이 조금 낮고 유럽계 은행보다 더 높은데도 총자산이익률(ROA)는 국내은행이 훨씬 낮은 것은 수수료 이익 개척이 미흡한 것도 적지 않은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정말 많은 반성을 해야 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금융연구원이 지난해 7월 뱅커지가 집계한(2013년 지표 기준) 50대 은행과 51~100위권 은행들의 수익성 지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한국금융신문이 국민, 신한, 우리, 하나, 농협, 기은 등 국내 6대은행 수익창출력을 견주어 본 결과 격차는 너무 컸다.

글로벌 50대 은행 ROA 중간값은 0.90%이고 51~100위 은행들 중간값은 0.80%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국내 6대은행 중간값은 0.33%에 불과하다. 50대은행의 37% 수준이고 그 아래 은행군 대비 41%대에 그쳤다. 세전이익 평균치 기준으로 글로벌 50대은행 가운데 북미지역 은행과 유럽 은행이 각각 액 148억 달러와 약 36억 달러를 남길 때 국내는 고작 약 9억달러에 그치는 것으로 파악된다. NIM에서는 국내 6대은행이 1.84%로 북미지역 은행보다 낮지만 유럽은행 평균치보다 훨씬 높은데도 이익은 그만큼 내지 못한다는 사실이 확인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기업대출 부실에 따른 대손비용 부담이 지속돼 왔던 점과 함께 수수료 수익기반 취약성에 원인이 있다는 지적이 이날 강조됐다.

김 위원은 국내 은행이 적극 찾아 나서서 확충시켜야 할 부분은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와 함께 금융계에서는 그동안 당국이 직접 나서서 이자율 상한선 하향 조정, 수수료 수익 기반 축소 등의 새로운 규제가 강화되는 것 또한 재고돼야 한다는 여론이 솟구치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 생겨난 부실을 다 제거하지 않고서도 저수익 행진을 이어왔던 국내 은행들인데 지난해 4분기 또 다시 순익이 줄면서 연간 순익규모가 8조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 실정이다.

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다가 지난해 4분기 돌출된 일부 기업 부실처럼 올해 부실이 평년보다 많아진다면 순이익 총액이 조금 늘더라도 큰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고, 적지 않은 전문가들과 금융인들이 입모아 지적하고 있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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