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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채널전략의 명암 ①] 휴대폰은 되고 캐피탈은 안되는 이유

원충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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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10-12 22:34 최종수정 : 2014-10-12 22:51

과다한 제휴채널, 모집질서에도 악영향
판매자 주도시장…소비자에게 좋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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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多채널전략의 명암 ①] 휴대폰은 되고 캐피탈은 안되는 이유
금융산업 중 보험만큼 판매채널이 다양한 곳도 없다. 덕분에 민원과 무질서 영업의 온상으로 취급받기 일쑤지만 반대로 시장규모를 세계 8위로 키워낸 원동력이기도 하다. 현재는 ‘제판분리’라는 거대한 흐름을 이끌며 당연한 패러다임이 된 채널다변화 전략. 지금까지의 명암과 앞으로 진행될 방향을 가늠해봤다. <편집자 주>

내년부터는 이동통신사 대리점이나 전자제품판매처에서 단말기보험 가입이 가능해진다. 이른바 단종보험대리점인데 이 제도가 도입되면 보험업계는 전속, 금융기관, 인터넷, 홈쇼핑, 마트, 독립법인 등에 이어 또 다른 모집채널을 얻게 된다.

이에 앞서 캐피탈 등 비(非)카드 여신전문금융사들은 네거티브(포괄주의) 부수업무 규제로 전환돼 보험영업이 가능하게 됐지만 금융당국이 허용치 않고 있다. 불완전판매와 민원유발 가능성 때문인데 휴대폰은 되고 캐피탈은 안 된다는 것이다.

금융위 측은 “여전사에게 금융기관 보험대리점을 허용하기에 앞서 방카슈랑스 대상 금융사의 확대여부 등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신규 금융기관 보험대리점 허용은 모집질서 건전화라는 목적과 상충될 가능성이 높아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금융당국이 밝힌 사유를 보면 보험업계의 채널다각화 전략에 대한 감독자의 고민을 읽을 수 있다. 다채널전략을 통해 커온 보험사들로선 성장동력을 위해 새로운 창구를 끊임없이 찾지만 그 이면에는 ‘민원진창’이란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서다.

◇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어

보험모집채널은 속성 및 전속여부에 따라 대면과 비대면채널, 전속과 비전속채널로 분류된다. 흔히 전속설계사(혹은 대리점)와 비전속 법인대리점인 GA, 금융기관(은행, 증권, 카드), 홈쇼핑과 마트 등의 유통업종, 인터넷(CM)과 텔레마케팅(TM) 등 다이렉트채널이 통상적인 분류다.

이처럼 보험업의 판매채널이 다변화된 이유는 국내에선 보험이 ‘푸쉬영업’ 상품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스스로 가입하기보다는 누군가가 권유해서 가입하는 상품이라 무엇보다 접근성이 좋아야했다. 보험사들은 고객확보와 외형확대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채널발굴에 열성적이었으며 제휴를 통해 금융사에서 비금융사까지 저변을 넓혔다.

다른 측면에서는 한쪽채널에 편중되는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올 초에 발생한 TM 중지조치로 전화영업 비중이 큰 보험사들이 타격을 입은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정채널의 문제가 경영전반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채널이 다변화될수록 모집관련 민원도 같이 급증했다. 최근 3년간 금융감독원이 받는 전체민원(19만9381건) 가운데 보험이 10만2149건으로 51.2%를 차지했다. 그 중 3분의 1이 모집관련 민원이다. 가지 많은 나무는 바람 잘날 없는 셈이다.

불완전판매율을 보면 TM대리점과 홈쇼핑 등이 높은 편이다. 보험사로서는 전속이 아닌 제휴채널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는데다 감독당국 역시 인력부족으로 많은 채널들을 들여다보기 힘들어서다. 특히 금융사의 범위를 넘어선 채널들은 더욱 더 손대기 여의치 않다.

◇ 소비자보다 판매자가 우선되는 시장

보험채널의 다변화와 거대화에 따라 시장의 주도권은 제조보다 판매로 넘어가는 추세다. 이미 은행 등 대형금융사들은 보험사에 ‘갑’ 행세를 한지 오래고 대형GA도 ‘갑을’논란이 생기고 있다. 보험사 경영의 중심이 리스크관리, 심사보다는 영업조직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비자들은 다각화된 채널을 통해 접근성은 좋아졌겠지만 상품선택의 주도권을 상당부분 놔야만했다. 상품설계에 있어서 판매자의 요구가 더 강하게 반영되는 것이다. 이러다보니 소비자에게 좋은 상품이 아니라 팔기 쉬운 상품을 만들게 되고 고객에게 적합한 상품보다는 판매수수료가 많이 나오는 상품에 주력하게 된다.

회사도 보험계약 유지나 리스크관리보다는 신계약 창출에 더 목을 매게 된다. 일단 잘 팔린다면 위험상품을 만들어 파는 것도 서슴지 않게 되니 수년 후 역마진의 부메랑을 맞을 수밖에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험에 대한 소비자 불만의 근원을 따져보면 결국 판매채널 중심의 시장구조”라며 “다채널전략은 보험시장의 급성장을 이끌어낸 원동력이지만 질적 성장과 신뢰성을 놓치게 된 원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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