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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촉법 상시화, 법조-금융계 ‘팽팽’

김효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4-04-13 22:01

“위헌소지 있어 폐지, 장점은 회생제도가 흡수”
“신속 구조조정 국민경제에 기여” 존속론 맞서

기업촉진법의 상시화를 놓고 법조계와 금융계가 커다란 입장 차를 보였다. 법조계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질서 위배와 관치금융 우려 등으로 기촉법 상시화에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반면 금융계는 신속한 구조조정과 유연성 등을 이유로 기촉법을 상시화 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기촉법은 IMF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에 대한 워크아웃에 사용되었던 기업구조조정협약을 한시법의 형태로 법제화 한 것이다. 2001년 9월부터 지금까지 4차례에 걸쳐 기간이 연장됐다. 현행 4차 기촉법은 오는 2015년까지 효력을 가진다. 기촉법 상시화에 대한 찬반논란이 10일 서울 중구 명동 소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업구조조정 제도 개선방안’ 심포지엄에서 진행됐다.

◇ “시장경제질서 위배” 맹공

오세용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 판사는 기촉법의 위헌성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기촉법이 워크아웃 절차 신청권을 채무자에게 부여하고 있긴 하지만 채무자로서는 주채권은행의 워크아웃 통보를 거절하기 어렵다. 또한 워크아웃 진행 중 해당 기업의 경영권을 사실상 채권금융기관협의회가 행사해 기업이 주도적으로 결정해야할 사업구조조정 원칙을 위반한다. 이는 기본적인 시장경제질서에 위배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기촉법 적용대상이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인 기업과 미만인 기업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촉법이 국내금융기관을 적용대상으로 하면서 외국금융기관을 배제해 이 또한 평등권 침해의 소지가 있다.

관치금융의 우려도 문제다. 오 판사는 “워크아웃이 실질적으로 금융감독 당국의 의사와 의중에 따라 절차가 결정되고 진행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위기 상황이라는 이유로 정부가 기촉법을 통해 사기업 퇴출에 관여, 시장에서도 법치주의의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 판사는 △패스트트랙 기업회생절차 △상거래 채권자들에 대한 조기변제 활성화 △DIP 파이낸싱 활성화 △채권자들의 절차 참여권 확대 등 기촉법 상시화 대신 회생절차에서 워크아웃의 장점들을 수용 내지 흡수하여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 “기촉법 없으면 워크아웃 급격 위축” 역공

반면 구정한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촉법 부재시 신속한 구조조정과 유연성이 강점인 워크아웃이 위축될 것”이라 주장하며 “자율협약 형태로 워크아웃이 추진될 경우 Free Rideing Game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고 법률에 의한 참여가 강제되지 않을 경우, 광범위한 금융기관의 참여를 기대하기 어려워 참여하는 채권금융기관의 부담이 확대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자율협약의 경우 채권재조정 및 출자전환에 따른 은행법 등 미적용 특례 혜택을 받기 어려워 신속한 구조조정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절차적 불투명성 및 관치금융에 대한 우려도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일시적 유동성이 부족한 기업은 신속하게 신규자금 지원을 받지 못해 경영정상화가 지체될 우려가 있고 협력업체의 경우 연쇄부도 가능성도 존재한다.

구 연구위원은 “사후적 구조조정은 채권자, 채무자 모두 희생해야 하는 구조”라며 “자본시장을 통한 사전적 기업구조개선 작업이 원활하게 이뤄져 사후적 구조조정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제기했다. 발표에 이어 진행된 토론회에서 권영종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은 “아무리 많은 구조조정 경험이 축적된다 해도 모든 채권금융기관이 금융기관 전체 또는 국민경제 전체적 관점에서 극단적 개별 이익 추구행위를 포기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 채권단 손실-실물경제 악영향 최소화 위해 존속

이어 “기업구조조정 수요가 존재하는 한, 채권금융기관들이 극단적인 개별 이익을 추구해 전체 채권단의 이익을 침해하는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촉법과 같은 제도적 뒷받침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수단이 존재하지 않을 경우 시장기능에 의한 기업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는 것이다. 박용석(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기촉법의 가장 큰 문제는 M&A가 활성화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부인권 문제 등으로 매각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촉법을 적용받은 회사가 회생절차를 다시 밟으면 기간이 길어져 비효율적이다. 또한 채권자에 대한 상황을 극대화해야 하는 것이 기촉법인데 채권양도도 쉽지 않은 등 경우에 따라 채권자들이 상당히 손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기촉법의 효율성 부분에 있어선 존재 이유가 있다는 점을 들어 “기촉법을 독립법으로 둘 수는 없고 회생 절차에 포함될 필요는 있을 것 같다”며 “국내 금융기관에 한정하지 말고 채권자의 일정부분 이상 동의한다면 과거 화의제도 같은 성격으로 유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효원 기자 hyowon12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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