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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시장 양극화와 회사채펀드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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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3-12-29 21:33 최종수정 : 2013-12-30 11:00

서울신용평가정보 평가사업본부 윤영환 본부장

회사채시장 양극화와 회사채펀드
AAA와 AA 등 상위등급으로 극단적 쏠림 진행

우리나라, 파생상품 득세하면서 양극화가 심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회사채시장은 크게 약진했다. 은행 디레버리징에 따른 반사효과와 위기에 놀란 기업들의 재무정책 보수화, 즉 자금 선확보와 차입금 만기 장기화가 강력한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회사채시장도 비슷한 길을 걸었다.

그러나 성장의 내용은 두 나라가 사뭇 달랐다. 미국 회사채시장은 과열을 우려할 정도로 하이일드(투기등급 회사채)의 열풍이 불고 있다. 종래 15% 수준이었던 하이일드 비중이 24%에 이르렀다.

반면 우리 회사채시장은 상위등급으로의 극단적 쏠림이 진행되고 있다. AAA와 AA회사채는 대대적으로 약진했지만, 기왕에도 불모지였던 BB는 물론이고 BBB등급 회사채까지도 점차 사라져갔다. 이제는 A등급 회사채에까지도 찬바람이 분다. 바로 회사채시장의 양극화다. 신용평가사가 신용등급을 너무 후하게 주고, 적시에 내리지 않아 회사채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져서 양극화가 초래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평가사들의 신용이슈 대응에 아쉬움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렇게 지나친 논리의 비약은 속죄양 찾기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

훨씬 중요한 요인은 회사채시장의 구조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의 회사채 투자자 구성변화를 보면 두 나라 모두 은행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다. 하지만 증권사와 펀드는 완연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증권사의 비중이 약진하고 펀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펀드의 약진과 증권사의 위축이 뚜렷이 나타난다.

두 나라의 ABCP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ABCP는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있는 반면, 한국의 ABCP는 잠시 위축되었다가 이내 다시 성장세를 회복하였고 2011년 이후에는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09년의 회복은 주로 건설PF ABCP가 견인했지만 2011년 이후의 대폭발은 증권ABCP가 주도하고 있다. 이 두 가지 현상은 동전의 양면처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증권사는 구조상 포트폴리오 투자 목적으로 변동성이 큰 회사채를 대량 보유하기 어렵다. 실제로 우리 증권사 모두가 보유 회사채 대부분을 트레이딩 목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리고 다수의 증권사가 인수 회사채의 대부분을 각종 파생상품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그 대표 선수가 바로 증권ABCP다.

펀드는 규모가 커질수록 성과와 안정성 제고를 위해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를 추구한다. 원론적으로 회사채펀드는 편입채권의 등급을 분산할수록, 다시 말해 하이일드 회사채의 비중을 높일수록 경쟁력이 강화된다.

반면 증권사의 파생상품에서는 이러한 포트폴리오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AAA회사채에 CDS를 얹으면 가뿐하게 A등급의 수익증권을 제조할 수 있는데, 굳이 번거롭게 낮은 등급 회사채에 눈길을 돌릴 이유가 없다.

결국 미국은 펀드가 회사채시장을 주도하면서 등급구성이 보다 다변화되고 하이일드의 비중이 높아졌지만, 우리나라는 파생상품이 득세하면서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다. 파생상품의 활성화에도 나름 긍정적 측면은 있다. 금융상품의 다양성이 확대되면서 투자자의 선택폭이 넓어지고 재산증식에 기여했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산업자금 공급이라는 금융산업 본연의 기능이 위축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사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산관리 비즈니스도 제대로 성장하기 어렵다. 믿고 다시 찾는 금융상품과 금융시장의 안정은 자산관리 비즈니스 활성화의 필수적 요소지만 파생기법에 의지한 금융상품은 그리 생명력이 길지 못하여 결국은 단기부동화와 쏠림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장기/대형/공모펀드가 자산관리 금융상품의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이 원론이다. 그러나 우리 펀드들은 실패의 트라우마와 과도한 규제에 갇혀 단기/소형/사모화되어 버렸다. 초대형 펀드가 주도하는 선진시장의 성공경험은 아득한 먼 나라 이야기가 되었고, 이제는 문제의식과 개선의지마저 희미해지고 있다. 과연 언제쯤이나 우리는 자본시장의 두 수레바퀴로 일컬어지는 증권과 펀드가 균형적으로 성장하는 가슴 벅찬 모습을 보게 될까?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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