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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업계 명가 KDB캐피탈‘ 매각 잘될까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3-11-17 18:25 최종수정 : 2013-11-18 19:25

대주주인 KDB금융지주 보유 지분 전량 매각방침 발표
경영권 프리미엄 고려한 적정 M&A가격 5000억대 추산
매각 앞두고 신용평가 등급 상향조정 둘러싼 논란 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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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업계 명가 KDB캐피탈‘ 매각 잘될까
정책금융기관과 민간금융회사 간 마찰을 차단하기 위해 KDB금융지주가 KDB캐피탈 매각을 추진중이다. 정부와 동일한 신용등급을 갖고 있어 자금조달 여건이 유리한 정책금융기관이 민간시장을 침해할 경우 시장의 비효율성이 커진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매각이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신용평가사들이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KDB캐피탈에 대한 신용등급을 한 단계 올렸다. 시장에서는 인수자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공감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신용평가사들이 이 회사의 매각 가능성을 낮게 점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가 가능한 매력적 매물

9월말 자산규모(3조3562억원) 기준으로 전체 여신전문금융회사 65개사 가운데 6번째로 큰 KDB캐피탈은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알짜배기 우량 캐피탈회사다. <표 참조> 이 회사는 금융위기 이후 문제가 됐던 부실자산을 일정 수준 정리하고 충당금을 늘리면서 자산건전성이 크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일문 한국신용평가 연구위원은 “금융지주계열 대형 리스사로서 기업금융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금융 등 소매금융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며 “2010년 대규모 부실여신 처리를 시작으로 꾸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건전성 지표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지난 3분기 기준으로 보면 건전성 저하가 생긴 부문의 익스포져 규모가 총채권 대비 비중이 27.4%로 감소하는 등 적극적인 여신포트폴리오 재편으로 건전성 지표(고정이하여신비율, 최근 5개년 결산 평균 7.0%, 2013년 9월 현재 3.0%)가 개선되고 있다.

충당금 적립수준도 3분기에는 206%수준으로 최근 5개년 평균인 139%를 훨씬 능가하고 있다. 일반기업여신 비중이 증가하는 가운데 빠른 여신심사시스템 공유로 내부 건전성 관리도 강화됐다. 박 연구위원은 “최근 영업실적이 양호해 자본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며 “KDB금융그룹의 자회사로서 재무안정성이 우수하다”고 덧붙였다.

한국기업평가 김봉식 수석연구원은 “KDB캐피탈의 등급 상향 얘기는 2년 전 부터 있었다”며 “그 때 평가사들이 요구한 것이 부동산 PF와 선박금융 관련 부실 자산이 많으니 털어내라는 것이었는데 실제로 부실 자산 청산이 어느 정도 이뤄졌고 수익성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KDB캐피탈은 2010년 말 2000억원에 달했던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722억원으로 축소됐다. 전체 자산의 2.9% 밖에 안 될 정도로 양호한 수준이다.

또 충당금은 고정이하 여신 대비 203.8%의 규모로 충분히 적립하고 있어 요주의 여신의 일부 부실화에 대해서도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울러 주요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올 3분기 기준으로 전년 말 대비 0.52p, 4.12%p 각각 상승한 1.79%, 13.17%를 기록했다. <표 참조>

현재 이 회사 전체 지분의 99.9%를 KDB금융지주가 보유하고 있으며, KDB금융지주의 우수한 신인도를 바탕으로 기존 차입금 상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 같은 건실한 재무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M&A시장에서는 결국 가격이 문제다. 그 동안 시장에서는 KDB캐피탈 인수가격이 5000억원 대로 거론됐다. 하지만 인수 의사를 표명한 한 사모펀드 관계자들은 “KDB캐피탈 인수를 검토하고 있기 하지만 지나 친 프리미엄 등을 부담하면서까지 인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캐피탈 업계 고위 관계자는 “M&A 거래 시 가격결정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요소인 매각 지분율, 총거래 금액, 거래 당시의 주식시장 상황, 양수도 당사자들의 계약능력이나 의지, 인수 당사자의 회사 경영능력, 대상회사가 영위하는 업종의 매력도 등으로 인해 거래 건마다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최대주주인 KDB금융지주 보다 더 좋은 조건의 인수 후보자를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조차 KDB캐피탈의 매각 가능성이 낮다고 본 것은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KDB캐피탈이 매각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면서 “가격적인 부분 등 걸림돌이 많아서 매각이 성사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 매각 앞둔 회사가 신용등급 상향 ‘왜’

이와 함께 매각을 앞둔 이 회사의 신용등급 상향(A+→AA-)으로 크레딧 시장이 시끄럽다. 지난달 30일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 한국신용평가는 KDB캐피탈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A-로 상향 조정했다. 이들 신용평가사 3사는 등급 조정 근거로 △모회사인 산업은행의 영업 및 재무적 지원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영업기반이 유지되고 있는 점 △수익성 및 재무건전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 △부실자산에 대한 대규모 상각 및 매각을 통해 자산건전성이 개선된 점 등을 들었다.

그러나 크레딧 업계에서는 KDB캐피탈이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황에서 신용등급을 조정한 것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특히 평정 근거 대부분이 모회사인 산업은행의 지원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도 경영권 변동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은 것은 이해할 수 없는 평가다. 게다가 AA등급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감안하면 이번 조정은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등급 상향은 부적절한 면이 있다고 본다”며 “재무건전성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이것만으로 등급을 올렸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AA급에 걸맞게 사업적인 부분도 활성화 됐느냐, 이 부분을 확인했는지 의문이 들고 사업이 자리 잡고 본격화되는 모습을 체크한 뒤여야 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 역시 KDB캐피탈이 매각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깔고 있다며 이것이 무리한 판단이라고 제기한다.

코리아크레딧뷰로(KCB)의 한 관계자는 “매각이 가장 큰 이슈인데 신용평가사 보고서를 보면 매각되지 않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썼다는 걸 알 수 있다”며 “매각이 안 될 가능성에 무게를 실은 것은 지나친 무리수”라고 말했다. 시장의 우려가 매각에 쏠려 있는 가운데 이를 상쇄시키려는 선제적인 대응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 달 말 실시된 KDB캐피탈 기업설명회(IR)에서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매각 관련 질문을 쏟아내며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한 관계자는 “KDB캐피탈이 매각에 앞서 신용평가사들에 신용등급을 올려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용평가사들의 판단을 근거로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신용평가사들의 `발행사 눈치 보기가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한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KDB캐피탈이 매각 이후에는 등급 상향이 어렵다고 판단해 신용평가사들에 압박을 넣었다고 하더라”며 “매번 이런 식으로 등급을 올리니 등급 인플레 비판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크레딧 애널리스트도 “신용평가사들이 이렇게 뜬금없이 등급을 올릴 때는 발행사의 요구에 못 이긴 신용평가사들이 말을 맞춰 한 번에 내놓는 게 일반적”이라며 “늘 그렇듯이 대형 발행사의 입김에 휘둘린 결과로 봐야 한다”고 비판했다. 신용평가사들은 회사의 요구에 따른 등급 조정 검토였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펀더멘털 개선에 따른 합리적 조정이었다고 해명했다.

A신용평가사 고위 관계자는 “KDB캐피탈이 작년부터 계속 등급 상향에 대한 요청은 있었는데 8월 매각 방안이 나온 뒤 본격적인 등급 검토 요청이 들어왔고 회사 측에서 프리젠테이션까지 했다”며 “그 동안은 상향 요건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해 거절했지만 올해 9월 재무제표를 받아보니 개선추세라고 판단해 조정했다”고 밝혔다.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도 “매각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가 없는데 당장 매각 이슈를 등급에 반영하는 것은 이른 것 같다고 봤다”며 “추후에 확정되면 다시 검토를 할 것이므로 문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 KDB캐피탈 주요 재무제표 추이 〉
                                                                                     (단위 : 백만원)
※ 제41기부터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IFRS)에 의한 재무정보임.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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