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금융권에 따르면, MG손보 노조는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김현정 정무위원회 소속 국회의원 등과 논의를 진행한 데 이어 지난 23일에는 예금보험공사와 고용 승계 방안 등을 논의했다.
김현정 의원은 한국금융신문과의 통화에서 "MG손보 노조와 예금보험공사가 협상이 중단되어 있는 상황이기에 협상 재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노조를 방문했다"라며 "그 날 설득으로 노조가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답변을 들었고, 이후 협상이 재개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김영훈 후보자는 철도 기관사 출신으로 민주노총 위원장을 지낸 인물이다. 철도노조 위원장을 지냈을 당시, 2006년 KTX 비정규직 문제로 총파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친 민주노총 성향이 있는 만큼 장관으로 오를 경우 MG손보 직원 고용 승계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이 고용승계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민병덕 국회의원은 지난 10일 단식투쟁 중단을 설득하기 위해 MG손해보험 노조를 만나기도 했다. 민 의원은 이 날 MG손보 경영부실이 정부의 판단 미스라고 지적하며 고용승계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박혔다.
민병덕 의원은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업 부실이 아니라 금융당국의 감독 실패와 정책 판단 미스로 인한 구조적 문제"라며 "단식과 총파업 없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가 함께 나서야 한다"라고 밝혔다.
감독 개편을 앞두고 금융위원회가 존폐 여부를 앞두고 있는 만큼 개방형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가교보험사는 폐쇄형이다. 폐쇄형은 자산과 부채를 고용 승계는 없이 사실상 청산을 위한 단계적인 교두보 성격이 강하다. 반면, 개방형 가교보험사는 신규 영업을 위한 인력 수요가 있어 MG손보 기존 직원 고용 승계가 가능하다.
현재까지 금융위원회는 가교보험사 설립 승인을 하지 않은 상황이라 형식을 바꿀 가능성은 존재한다.
금융위원회가 기획재정부로 흡수되는 감독 개편이 논의되고 있어 금융위는 베드뱅크, MG손보에서 금융위원회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위원회가 기획재정부로 다시 들어가게 될 경우 세종으로 가게 돼 내부 직원들은 원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라며 "금융위원회 직원들은 금융위원회 필요성을 정부에 어필해야 하기 위해 베드뱅크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노조는 가교보험사 설립 발표에 반발, 금융위원회, 용산에서 가교보험사 설립 반대와 매각 재개 집회를 열었다. 지난 5월 29일 MG손보 노조는 총파업을 진행했으며, 배영진 MG손보 지부장과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을지로위원장을 맡은 민병덕 의원이 단식 농성 중단을 요청하러 방문했으나 배영진 지부장, 이재진 사무금융노조 위원장은 단식 농성을 15일째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는 집단 농성을 전직원까지 확대하겠다며 30일 용산 대통령실 앞 집회를 예고했다.
MG손보 노조는 "한 달 동안 MG손해보험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이고 폭력적인 가교보험사 설립과 회사 청산 계획에 맞서 목숨을 건 단식노숙 투쟁을 이어받아 전 직원이 돌입한다"라며 "이재명 대통령에게 해결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교보험사가 설립된다고 해도 재매각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정 의원은 "제3자 매각이 고용승계 면에서는 가장 이상적인건 맞으나 그동안 MG손보 매각이 실패한 사례가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예보와 노조, 금융위가 논의는 계속 하고 있으나 청산이나 재매각 등 모두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메리츠화재 매각을 빠르게 진행했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가교보험사를 설립하더라도 노조 반발 정치권 변수 등으로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MG손보가 정상화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메리츠화재로 빠르게 매각했어야 파장이 덜 컸을 것"이라며 "현재 상황에서 가교보험사 설립은 이뤄지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