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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VVIP카드 부가혜택 축소된다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3-10-20 18:23 최종수정 : 2013-10-21 11:04

전업 카드사 6곳 중 4곳 VVIP 카드 서비스 적자
금융당국 “관련 마케팅 지출 비용 줄여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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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VVIP 카드 점검을 통해 손익 균형을 맞추도록 지도했다. VVIP 카드 적자를 다른 부문으로 메우지 말라는 의미이며, 지속적인 점검을 통해 위반 사례가 적발되면 엄단하겠다.” 김영기닫기김영기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 상호여전감독국장

“VVIP카드는 결제액이 일반고객에 비해 상대적으로 클 뿐만 아니라 소액 결제비율도 낮다. 또 VVIP 고객을 많이 유치한 카드사는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갖게 돼 카드사들이 포기하기 힘든 상품이다.” A카드사 전략기획본부장.

금융당국이 카드사 VVIP(초우량 회원·Very Very Important People) 회원에 대한 고가 부가혜택에 대해 재차 제동을 걸 방침이다. 카드사가 ‘상위 0.05%’ 뿐인 이들 초우량 회원에 몰아주기식 혜택을 퍼주다 발생한 적자를 서민들이 주요 이용한 고금리 카드론 및 현금서비스 이자 수익으로 메우는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서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VVIP에 대한 지나친 혜택을 문제 삼자, 이들 전업 카드사들은 서둘러 VVIP 혜택 축소에 들어갔다.

◇ VVIP회원에게 과도한 부과혜택 퍼붓다가 결국 적자

금융감독원이 박대동 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신한카드, 삼성카드, KB국민카드, 하나SK카드 등 전업 카드사 6개사의 VVIP수익은 128억3800만원으로 전체 카드수익의 0.36%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그나마 형편이 가장 나은 현대카드도 VVIP카드 수익이 전체 카드수익의 0.90%에 불과했고, 하나SK카드 0.49%, 신한카드 0.36%, 삼성카드 0.27%, KB국민카드 0.13%, 롯데카드 0.05% 등을 기록했다. 카드사들이 우수고객 확보를 위해 VVIP카드에 각종 혜택을 부여하며 마케팅을 펼친 것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이다. 문제는 VVIP카드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마케팅이나 부가서비스 제공을 통해 지출하는 금액이 더 크다는 점이다.

실제 6개사의 지난해 VVIP카드 손익은 23억2300만원 적자였으며 현대카드와 롯데카드를 제외한 4개사가 손실을 입었다. 6개사가 VVIP 카드로 벌어들인 돈은 128억 원 가량인 반면 마케팅과 부가서비스 제공에 따른 지출은 151억원 대로 배보다 배꼽이 컸다. <표 참조>

특히 신한카드는 지난해 VVIP카드 영업으로 35억8700만원을 벌어들였지만 마케팅비용을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지출해 손실이 17억5900만원에 달했다. 또 삼성카드는 3억5600만원의 손실을 냈고 KB국민카드도 2억100만원, 하나SK카드 역시 1억1300만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를 기록한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도 이익규모가 9500만원과 1100만원에 불과할 정도다.

카드사들이 VVIP카드에 퍼주기식 혜택으로 늘어난 적자를 일반카드에서 얻는 수익으로 메꾸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VVIP카드는 신용카드사에서 초청 대상을 선정하거나 사회적 명망 등의 자격 요건을 고려해 발급 여부를 결정하고 있어 일반 가입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 ‘적자’ 카드에 카드사들 왜 집착하나

VVIP카드의 수익구조가 적자인 이유는 VVIP카드 고객들이 카드사에 돈이 되는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를 잘 이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전업카드사들의 VVIP카드 총 이용실적 5779억6600만원 중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이용액은 1046억5200만원으로 18.1%에 불과하다.

또한 카드사들은 VVIP카드고객에게 100만~300만원 수준의 비싼 연회비를 받는 대신 무료 항공권, 특급호텔 숙박권, 명품 구입권 제공 등 많게는 연회비의 다섯 배에 달하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컨대 신한카드의 ‘프리미어카드’(연회비 100만원) 고객이 1인당 월평균 500만원 정도를 사용할 경우 카드사는 고객의 카드사용에 따른 가맹점수수료(약 2%), 월 20만원의 수익이 전부다. 반면 카드사는 이 고객에게 항공 마일리지, 포인트 적립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월 12만~13만원의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여기에 만약 이 고객이 항공사 좌석 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이용하면 카드사의 부담은 더욱 커진다. 카드사들이 좌석 업그레이드 서비스로 항공사에 지불하는 금액은 통상적으로 약 120만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VVIP카드는 결국 흑자를 내기 힘든 수익구조다. 그렇다면 이처럼 수익에 도움이 안되는 VVIP카드에 카드사들이 열을 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부분의 카드사 관계자들은 VVIP카드는 연체리스크가 적고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익명을 요구한 전업계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특정 VVIP카드는 연회비 200만원의 5배에 달하는 1000만원어치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면서 “VVIP결제액이 상대적으로 클 뿐만 아니라 고객 신용도가 영업 기반인 신용카드 특성상 VVIP서비스는 카드사의 고급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주기 때문에 주요 서비스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 꿋꿋이 퍼줬던 VVIP카드… 당국 입김에 서비스 축소

비싼 연회비를 냈다면 그에 걸맞은 혜택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만 문제는 카드사들이 일반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혜택은 대폭 줄이면서도 ‘적자사업’인 VVIP를 대상으로 한 마케팅 축소에는 소극적이라는 점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카드사들을 상대로 VVIP카드의 혜택을 줄이도록 지속적으로 압박해왔다. VVIP카드가 카드사들의 수익을 악화시킨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 김영기 국장은 “최근 카드사에 VVIP카드 수익을 점검해 다른 부분과 수익 균형을 맞추도록 지시했다”면서 “이행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해 위반 사례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올 초까지도 VVIP카드의 혜택 축소를 주저했다. 이에 비난여론이 확산되자 카드사들은 연말부터 VVIP카드의 부가서비스를 줄이겠다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신한카드는 오는 12월부터 VVIP카드의 마일리지 적립률을 기존 1500원당 2마일에서 1마일로, 포인트 적립률을 1%에서 0.5%로 줄이기로 했다. 월간 적립한도도 20만 포인트로 제한하고 국외에서 쓴 금액은 적립해주지 않기로 했다. 임종식 신한카드 경영기획부문 부사장은 “타 회사는 VIP카드 연회비가 200만 원 이상이지만 자사의 연회비는 100만 원대로 회원 수가 많다보니 전체 적자규모도 크게 나타난 것”이라며 “다만 수익성을 고려해 올해 12월부터 부유층 고객 카드도 부가 혜택을 축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카드도 연말부터 VVIP용 ‘라움 카드’ 혜택 가운데 지난해 1400만원이 들어갔던 삼성화재 트래블마스터 보험 혜택을 없앴다. 하지만 2억4000만원을 들여 제공했던 항공권 업그레이드·동반자 무료항공권(택1) 혜택이나 3억6600만원을 들였던 바우처 혜택 등은 남겨뒀다.

하나SK카드 역시 전년도에 5000만원 이상 사용해야 동반자 무료 항공권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더블마일리지 적립한도를 10만마일로 제한하기로 했다. 우리카드 한 관계자는 “VVIP 고객은 놓치고 싶지 않은 대상이기 때문에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많은 혜택을 줄 수밖에 없다”면서 “최근 감독 당국이 워낙 강경한 입장을 보여 관련 혜택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 2012년 6개 전업카드사 VVIP카드 손익 현황 〉
                                                          (단위 : 장·백만원)
* 이용실적 : 신용판매+카드론+현금서비스
* 자료 : 박대동의원실·금융감독원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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