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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부금융사 오토론 취급에만 치중했나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3-09-22 18:51 최종수정 : 2013-09-23 16:26

현대캐피탈 등 일부 상위사들 본업비율 50%룰 위반
금감원 “오토론·車할부금융 비슷한 상품인데…”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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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등 상위 할부금융사들이 오토론 영업을 확대하면서 본업 비율 50%룰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이 같은 사실을 금융당국에 자진 신고 했으며, 금감원 역시 국내 자동차 할부 금융시장 여건 등을 고려할 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해서는 난감해하는 분위기다. 고객들이 할부금융이 아닌 자동차구입자금 대출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무작정 규정만을 내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자동차 금융시장 변화에 맞춰 관련 법 개정을 검토하기로 했다.

◇ 할부금융사들 부쩍 커 버린 ‘오토론’ 딜레마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 카드사를 제외한 58개 여신전문금융사의 할부금융과 리스 등 고유자산은 34조 1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482억원(0.1%) 늘었고, 대출금은 38조 9000억원으로 2조 1000억원(5.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표 참조>

특히 전체 할부금융의 87%를 차지하는 자동차할부금융의 신규 취급액은 3098억원(7.8%) 감소했다. 이 영향으로 올해 상반기 중 할부금융 신규 취급규모는 전년에 비해 2787억원(6.3%) 적은 4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반면 자동차를 담보로 해 대출해주는 오토론은 지난해에 이에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자동차 금융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가령 업계 1위인 현대캐피탈은 올 상반기(2013년1월부터 6월말까지) 기준 본업인 할부금융업(리스 및 할부금융) 보다 부대업인 대출(오토론과 신용대출)의 비중이 64%로 지난해 말 보다 10%p 더 높아졌다고 금융감독 당국에 신고했다. 이 회사의 6월말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대출채권 잔액은 13조1052억원으로 할부·리스금융 잔액(7조1877억원)보다 많았다.<표 참조>

업계에서는 현대캐피탈의 영업실적 가운데 20% 정도는 신용대출이고 나머지 80%는 자동차 금융 매출로 분석하고 있으며 자동차 금융매출 가운데 절반은 할부리스, 나머지 50%는 오토론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영업실적이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JB우리캐피탈도 올 상반기 기준 본업인 할부금융업(리스 및 할부금융) 보다 부대사업인 오토론의 비중이 53.7%로 지난해 말 보다 4.6%p 더 높아졌다. 여기에 일반자금대출 실적까지 포함하면 부대업무 비중은 60%대를 기록하게 된다. 이 회사의 6월말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대출채권 잔액은 1조8614억원으로 할부·리스금융 잔액(1조680억원)보다 많다.

오토론의 대표적인 형태는 카드를 이용한 자동차 구입이다. 현대캐피탈은 계열사인 현대카드 등과의 제휴를 통해 카드사가 차값을 결제하고 고객은 카드 값을 카드회사에 갚도록 하는 식으로 영업하고 있다. 이 경우 카드회사가 마케팅비를 지출해 대출 금리를 보조하기 때문에 통상 연 6.9~10.5% 수준인 할부금융에 비해 1%p 가량 금리가 낮다. 고객들이 오토론을 더 많이 이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로 할부금융 아닌 자동차 구입자금 대출이 성행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중고차 판매상들이 3자 계약을 체결할 때는 서류상으로 복잡한 점이 많고 금리도 더 높기 때문에 대출 방식을 고객들에게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이런 금융거래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에 규정된 ‘할부금융’이 아니다. 할부금융은 현대차와 같은 자동차 제조회사와 금융회사, 고객이 3자계약을 맺어야 하는데 오토론의 경우엔 금융회사(현대캐피탈)가 고객에게 쓸 돈을 빌려주고 나중에 돌려받는 양자계약이기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이것이나 저것이나 ‘차값을 목돈으로 빌려 천천히 나눠 갚는다’는 점에서 마찬가지지만, 법적인 성격은 좀 다른 셈이다.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령 제17조는 매 분기말 기준 여신전문금융회사의 대출업무로 인해 발생한 채권의 분기중 평균 잔액이 본업으로 인해 발생한 채권의 평균 잔액을 넘으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오토론처럼 본업이 아닌 상품(부대업무)의 비중이 50%를 넘으면 안 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근 상반기 회계결산 결과 이 같은 규정을 지키지 못하게 된 것을 발견한 현대캐피탈 등 일부 할부금융사들은 금감원에 이 사실을 자진 신고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다른 회사들 중에는 중고차 구입자금 대출 등 양자계약의 성격이 있는 금융거래를 회계상 할부금융으로 처리한 경우도 적지 않다”며 “우리처럼 정확하게 했다면 50% 비중을 지키지 못한 곳이 상당히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대캐피탈 등을 비롯한 일부 할부금융사의 신고 내용을 바탕으로 다른 회사들도 비슷한 사례가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금융감독 당국 내에서도 이것이 징계 대상이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금감원 상호여전감독국 한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서는 오토론이든 할부금융이든 비슷한 것인데 법이 지나치게 획일적으로 업무 영역을 규정한 경향이 있다”며 “일단 법은 지켜야 하는 만큼 올해는 오토론 영업을 자제토록 하고, 규정을 바꿀 필요가 있는지 논의 하겠다”고 말했다.

◇ 금융당국, 여전업 리스크 동향 대해 다각적인 감독 노력

한편 올해 상반기에 카드사를 제외한 58개 여전사의 대손준비금 반영 후 순이익은 5710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5603억원에 비해 107억원(1.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금융당국은 밝혔다. 지난해 여전업계의 순이익은 8077억원으로 전년의 1조1513억원에 비해 3436억원(29.8%) 감소했는데, 이는 실물경기 위축과 대손충당금 적립기준 강화가 수익성 악화의 주된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여신전문금융 업계의 순익 규모가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된 이유는 조달비용이 1251억원(8.2%) 감소하고, 부실채권 매각 등으로 대출채권 매매이익이 409억원(263.5%)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반면 금리 하락과 할부금융 취급수수료 폐지 등의 영향으로 이자수익과 할부금융수익은 각각 658억원과 541억원 감소했다. 대손비용은 8009억원으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올해 6월 말 현재 여전업계의 총자산은 85조4000억원으로 전년 말의 82조5000억원에 비해 2조8000억원(3.5%) 증가했다. 리스 신규 취급규모는 자동차리스 취급 규모가 늘어난 영향으로 4조8000억원으로 2312억원(5.0%) 증가했다. 신기술사업자에 대한 신규 투·융자금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1136억원(35.2%) 늘어난 4356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6월 말 현재 여전업계의 연체율은 3.56%로 작년 말의 3.62%에 비해 0.06%p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분기별로 연체율 상승세가 지속됐다. 그 결과 2011년 말 3.00%였던 연체율이 2012년 말에는 3.62%로 급등했었다. 연체율 상승세가 진정된 이유는 일부 거액 차주의 연체 해소 등으로 리스자산 연체율이 0.43%p, 기업대출 연체율이 0.34%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자기자본비율도 경영지도기준인 7%를 크게 초과하는 등 업계의 전반적인 손실흡수능력은 양호한 상태를 유지했다.

올해 6월 말 현재 조정자기자본비율은 16.2%로 전년 말의 16.0% 보다 비해 0.2%p가 상승했다.

여신금융협회 조윤서 금융부장은 “올해 상반기에 여전업계의 순이익과 연체율 지표가 악화 추세를 멈췄다”며 “그러나 실물경기 회복 지연으로 할부·리스 등 고유업종 관련 경기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대외 불확실성에 따른 조달비용 상승 가능성, 가계부문 건전성 하락 등 부담은 상존해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김영기닫기김영기기사 모아보기 상호여전감독국장은 “여전사의 고유 업종 성장 둔화와 경기 상황에 따른 수익성 동향 및 부문별 자산 건전성 추이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나갈 것”이라며 “자동차금융 부문의 경쟁 심화와 대출 증가 등 여전업의 리스크 동향에 대해 다각적인 감독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 2013년 6월말 주요 할부금융사 부대업무 비율 현황 〉

(단위 : 억원, %)

현대캐피탈 JB우리캐피탈

구 분 2013년 6월말 2012년말 2013년 6월말 2012년말 2013년6월말 2012년말

금액 비중 금액 비중 금액 비중 금액 비중 금액 비중 금액 비중 할부금융 30,905 15.2 52,758 26.0 7,582 25.9 6,406 28.3 리스 40,972 20.2 39,723 19.6 3,099 10.6 1,553 6.9 오토론 등 131,052 64.6 110,376 54.4 18,614 63.5 14,666 64.8 일반대출

주1) 금융자산 기준 주2)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 여전사(카드사 제외) 총자산 추이 〉

(단위 : 억원, %)

구 분 2011년말 2012년말(A) 2013년6월말(B) 증감(률)(B-A)

고유자산 328,989 340,670 341,152 482 (0.1) 할부금융 142,654 144,038 139,466 △4,572 (△3.2) 리 스 179,508 188,109 91,999 3,890 (2.1) 신기술사업금융 6,827 8,523 9,687 1,164 (13.7) 기타자산 439,112 484,469 512,470 28,001 (5.8) 대출금 323,988 367,962 389,005 21,043 (5.7) (기업대출) 181,871 201,507 216,350 14,843 (7.4) (가계대출) 41,864 166,455 172,655 6,200 (3.7) 총 자 산 769,655 825,139 853,623 28,484 (3.5)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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