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매각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는 이들 회사가 M&A시장에 매물로 나올 경우 SC캐피탈사는 1200~1300억원, SC저축은행은 500~700억원 선에서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매각이 검토되는 SC캐피탈사는 어떤 회사인가
SC금융그룹은 제2금융권의 전반적인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계열사인 한국SC캐피탈과 한국SC저축은행을 함께 경영권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C금융그룹은 지난 2008년 ‘예아름저축은행’을 인수하면서 처음 저축은행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저축은행 사태에 이어 자산규모와 예대율이 하락하고, 영업력까지 떨어지면서 수익이 악화됐다. 2007년 말 설립된 SC캐피탈도 3월말 총자산 1조 4128억원, 자기자본 1108억원 정도로 국내 캐피탈 업계에서 중위권에 속한다. 이 회사는 설립 이후 주택할부 및 개인신용대출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영업자산 규모가 1조 3651억원의 SC캐피탈은 주택할부금융자산 47.7%(6518억원), 개인 신용 및 개인 사업자대출 44.8%(6119억원)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지만 최근엔 조달청 리스와 자동차금융 (수입차 신차, 중고차) 등에 차례로 진출하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표 참조〉 건전성 지표도 아직까지는 양호한 편이다. 2013년 3월말 현재 1개월 이상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비율은 각각 3.3%, 2.1%로 비교적 괜찮다.
다만 경기불황 장기화로 개인 신용대출과 개인 사업자대출 부문에서 연체율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3월말 현재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4.6%로 지난해 말(4.1%) 보다 0.5%p 악화됐다.
또한 자기자본에 비해 외형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레버리지가 12.8배로 정부 권고 기준치(10배 이내)를 약간 상회하고 있다. 자금차입 역시 대주주인 SC금융그룹에 절대적으로 의지하고 있다는 것으로 드러났다. 예컨대 이 회사는 지난 2009년부터 금년 3월말까지 1조 2900억원 자금 전액을 SC금융그룹으로부터 지원받았다.
같은 계열사인 SC저축은행은 더 심각하다. 1500억원을 들여 SC저축은행을 인수했지만 이후 저축은행 부실사태 여파로 업황 자체가 좋지 않은데다가 경쟁력도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참고로 이 저축은행의 2013년 3월말 자산규모는 5087억원으로 전년말에 비해 458억원이 줄었으며, 소액신용대출 부실 등으로 대손충당금 적립부담이 크게 늘어나면서 지난 3월말까지 101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면서 재무구조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상태다.
◇ 이르면 내달 초중순쯤 매각여부 결정날 듯
정부의 각종 규제정책 등으로 서민금융시장을 둘러싼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데다가 이들 비은행 계열사 역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판단아래 매각 여부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수신이 불가능한 캐피탈사의 경우 자금조달이 필수적이지만 지금까지 자체적인 조달금액이 전혀 없다”며 “현재까지 1조원이 넘은 자금을 투입했지만 예상보다 성장이 더디고 앞으로도 재정적 지원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주주가 매각 여부를 논의하기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SC금융그룹은 한국에 금융지주가 있지만 매트릭스 조직으로 운영되고 있어 이르면 8월초 런던 본사와 싱가포르에서 매각안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SC금융지주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금융권 수익이 반토막나고, 과당경쟁 속에서 영업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마케팅 비용을 비롯한 모든 비용을 축소하고 있지만 저축은행과 캐피탈의 경우 이미지 자체도 좋지 않은 상황이라 비용을 과다하게 지출하는 것보다 슬림화하는 차원에서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SC은행은 저축은행 업무도 맡을 수 있고, 캐피탈 고객에 대해서는 ‘셀렉트론’ 상품 등을 통해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 금융당국과 협의하는 과정이라 매각을 섣불리 결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저축은행과 캐피탈업계가 침체에 빠져 있고 언제 업황이 되살아날지를 기약하기가 어렵다 보니 매물로서 그리 환영을 받기 어려운 실적이다. 때문에 이들 회사에 대한 M&A가격은 다소 회의적 시각이 많다.
저축은행에 비해 비교적 재무구조가 건실한 SC캐피탈사의 경우 자기자본금 보다 약간 상회하는 수준에서, SC저축은행은 자기자본 수준에서 M&A협상이 이뤄지지 않을까 예상된다.
〈 한국스탠다드차타드캐피탈 주요 재무지표, 영업자산 현황, 차입부채 현황 〉
(자료 : 업무보고서 및 감사보고서)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