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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RBC제도 강화에 울상

최광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2-10-31 22:05

‘턱걸이’ 중소 보험사들 자본확충 줄이어
시장여건 악화 불구 건전성 제고 의지

보험사들이 RBC제도 강화에 울상을 짓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올해에만 세 번에 걸쳐 RBC적용 기준을 강화했는데 이로 인해 보험사들의 지급여력비율이 기존보다 낮게 평가됐다. 특히 재정건전성이 감독당국의 기준에 턱걸이 수준이었던 일부 중소 보험사들의 경우에는 자본을 확충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고 있다.

31일 금융감독당국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감독당국은 올 들어 RBC기준의 신뢰수준을 기존 95%에서 99%로 상향조정하고 보험위험액 산출기준을 상품별에서 보장별로 세분화 했으며, 금리가 떨어진 데 따른 금리위험액도 반영됐다. 이를 종합하면 기존 지급여력비율 대비 보험사별로 최대 30%까지 낮아지게 된다.

특히, 중소형사들이 느끼는 부담감은 더욱 크다. 일부 중소형사들은 유상증자나 자사주매각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한 상태지만 이번에 또다시 기준이 강화돼 자본 확충 압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사들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기는 하지만 RBC비율 하락이 예상되고, 특히 감독당국이 역마진 리스크 요구자본 추가 반영 등 추가적으로 기준 강화방안을 예고하고 있어 그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 중소사 자본확충 러시

현재 중소사들은 RBC제도 강화에 대비해 적극적인 자본확충을 벌이고 있다. 하나HSBC생명이 지난 8월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또 롯데손해보험은 지난달 9일 임시이사회를 통해 939억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으며 농협금융지주 역시 지난 17일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통해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에 각각 3500억원, 600억원의 자금을 확충했다. 최근 사명을 변경한 BNP파리바카디프생명은 12월까지 자본을 확충하기로 하고 현재 유상증자 여부를 논의 중에 있으며 현대라이프생명도 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키로 결정했다.

일부 회사들의 경우 시스템확충과 지점 설치 등 자본확충의 이유가 지급여력비율 방어가 아닌 경우도 있지만, 최근 단행하고 있는 대부분의 자본확충은 RBC제도 강화에 기인한다.

◇ 제도개선 템포 너무 빨라

이미 금감원은 단계적으로 제도를 강화해 건전성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밝혀 왔다. 이에 따라 지난 2월엔 RBC비율 신뢰수준을 95%에서 99%로 상향조정했고 7월엔 그동안 자본으로 인정해 온 자회사의 자본과부족 부분 중 자본부족 부문만을 자본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강화된 기준은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 결산부터 적용된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RBC제도 강화의 템포가 너무 빠르다고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금감원의 제도 강화 속도를 맞추기가 힘들다는 것.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선 당기순이익의 상당부분을 내부유보로 돌려야 하는데 저금리로 인한 투자수익률 저하로 순이익을 끌어올리기 힘들어 자본을 늘리기 어렵고 유상증자나 후순위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을 확충하려 해도 금감원이 추가로 기준을 강화해 준비기간이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생보업계 관계자는 “금융감독당국의 제도 개선 취지는 이해하지만 시기조절이 필요하단 생각이 든다”며 “제도가 강화되기 전에도 RBC비율을 유지하는데 급급했는데 올해 잇따른 제도강화로 어떻게 대비해야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강화된 RBC제도가 적용되기 전인 지난 1분기 RBC비율을 보면 생보 평균은 312%, 손보는 290.1%로 2011회계연도에 비해 각각 0.8%포인트, 1%포인트 소폭 상승하는데 그쳤다. 저금리로 인해 투자수익률이 저하됐고 그 결과 당기순이익 규모가 감소했기 때문인데 그나마 소폭 증가할 수 있었던 것도 채권 평가이익에 따른 기타포괄손익누계 증가 때문이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은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 제고 필요성이 큰 만큼, 시장환경 악화를 이유로 제도 개선의 시기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보험업계의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광호 기자 h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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