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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계열 여전사들 ‘거침없는 질주’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2-10-28 23:34

공격적 금융 프로모션 힘입어 실적 성장세 지속
몸집 커지면서 회사채 발행 등 조달창구 다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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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계열 여전사들 ‘거침없는 질주’
“최근 수입차의 대대적인 판매 신장세는 이들의 계열 여신전문금융회사(할부·리스금융)들의 파격적인 금융상품 덕분인 측면이 있다.” 정재희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회장

지난 9월 국내 수입차 판매대수가 사상 최고치 기록을 또 다시 경신하면서 수입차 계열 여신전문금융회사들도 괄목할만한 영업성과를 거뒀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도요타, 폭스바겐 등 국내 수입차 ‘빅5’의 판매호조 뒤에는 국내에 설립한 전속 ‘할부·리스금융회사’를 통한 공격적인 금융 마케팅이 크게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들 ‘빅5’ 계열 여전사들이 지난해 올린 영업수익은 1조원(9782억원)에 육박했다. 이는 국내 57개 캐피탈사의 전체 수익(10조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캐피탈사들은 할부금융 위주이고, 리스금융은 주로 고가의 수입차들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BMW와 벤츠, 도요타 등 수입차 계열 여전사가 수입차 리스금융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셈이다.

◇ 국내 수입차 판매 시장 ‘불꽃 경쟁’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는 9월 수입차 신규 등록이 지난해보다 20.6% 늘어난 1만2123대로 월별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유럽의 재정위기 등으로 국내 경기가 침체해 국내 자동차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국산차의 경우 9월에 지난해 보다 6.6% 감소한 11만 5810대의 차를 판매했다. 개별소비세 인하와 준중형 신차 출시 효과 등이 있었음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간 것이다.

반면 수입차 판매는 꾸준히 늘고 있다. 9월까지 수입차는 지난해 보다 20.1% 늘어난 9만 5706대가 판매됐다. 이처럼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이들 수입차 캡티브 여신전문금융회사를 통한 파격적인 금융상품이 큰 몫을 했다. 강형민 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영업기획 팀장은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는 이유 중 하나가 고객층이 젊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몇 년 전만 해도 수입차 고객은 40대 이상이었는데, 지금은 30대 이상으로 젊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30대는 실용적이고 중·소형인 3000만원대 엔트리차량(중소형 수입차)을 선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해에 수입차 회사들이 내놓기 시작한 유예할부 제도가 젊은 층의 구매욕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높다. 이와 관련 某 수입차 전문딜러는 “차량에 따라 다르지만 약 15~20%의 고객이 유예할부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부분의 수입차 회사가 비슷한 상황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BMW·메르세데스 벤츠 등 한국에 들어온 24개의 브랜드 수입차 회사는 대부분 유예할부 제도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한국에서 인기가 좋은 브랜드 수입차 ‘빅5’ 회사들은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코리아, 아우디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 등의 할부금융과 리스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두고 고객의 유예할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할부금융과 리스금융회사를 직접 운영하지 않는 수입차 회사의 경우 하나캐피탈과 KT캐피탈, 효성캐피탈 등의 국내 여전사와 제휴를 맺고 유예할부를 운영하고 있다.

대부분의 유예할부 프로그램은 차량 가격의 30%를 선납하고, 36개월 동안 이자를 내고, 나머지 차량 가격을 3년 이후 한꺼번에 지불하는 방식이다. 실제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는 3630만원 짜리 비틀 가격 30%를 먼저 내고 36개월간 월 26만 6500원을 내는 유예금융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또 선납금 한 푼 없이 월 62만8400원을 내면서 타다가 36개월 뒤에 차 값의 65%를 내면 되는 상품도 판매한다. BMW 역시 프리미엄 소형차 미니(MINI)를 전속 금융회사의 할부금융 프로그램을 이용하며 무이자 할부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예컨대 소비자가 2000만원만 내고 나머지 돈은 36개월간 나눠 내는 할부 방식을 선택하면 이자율을 0%로 해주는 상품이다. BMW코리아와 전속 금융사인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이자 비용을 반반씩 부담하는 특판 상품으로, 요즘 젊은 고객들에게 인기가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BMW코리아에 따르면 올 들어 ‘3시리즈’를 산 소비자의 56%가 전속 리스회사인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의 금융상품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목돈 없이도 수입차를 사게 만드는 파격적인 혜택을 담은 금융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최근 소형·중저가 수입차 판매가 늘어나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6000만~7000만원이 넘는 고가(高價) 수입차는 개인사업자 등 법인의 리스 구매 비중이 70~80%이지만, 3000만~5000만원대 엔트리급 차량은 개인 구매가 절반을 넘는다.

BMW가 최근 최저가 3390만원짜리 신차를 내놨고, 벤츠·아우디가 내년에 3000만원대 신차 출시를 준비하는 것도,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계에서 고민하는 개인 소비자들로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국산 중·대형차를 살 만한 여력이 있는 사람 중 약간의 대출을 일으켜주면 수입차로 넘어올 의향이 있는 사람이 꽤 된다”면서 “주요 수입차 업체가 최근 전속 금융사를 통해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강화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수입차 캡티브 ‘할부·리스금융회사’들 매출액 급성장

이처럼 국내 수입차 판매대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BMW파이낸셜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코리아 등 수입차 관련 할부금융과 리스회사들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수입차 판매 선두인 BMW의 계열 리스금융회사인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올 상반기 영업수익 1380억원, 순이익 21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01년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로 할부·리스금융에 직접 진출한 데 이어 이제는 보험서비스로 영역을 넓혔다. 사실 이 회사는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지난 2001년 7월 BMW 본사가 100% 투자해 한국에서 자동차 금융 서비스를 시작한 것부터가 일단 수입차 업계 최초다. 설립 이후 할부유예 제도, 각종 운용리스 프로그램 다수를 한국 시장에 처음 선보이며 시장을 확대해 가고 있다. 지난 2008년 7월에는 외국계 캐피탈 업체로는 처음으로 국내 신용평가회사에서 등급을 받고 2억달러 규모의 외화표시채권을 발행한 바 있었다.

BMW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와 함께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코리아의 성장세도 눈에 띤다. 2002년 9월 설립한 이 회사는 국내에 진출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내달 7일 쯤 할부금융과 리스금융 서비스 제공을 위한 자금을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1000억원 정도를 조달한다.

벤츠코리아는 올 들어 8월까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7% 증가한 1만3256대를 판매했다. 벤츠의 대당 차 값이 고가인 데다 구입고객의 50~60%는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코리아의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회사의 총 자산(관리기준)은 2008년말 6521억원에서 2012년 6월말 1조 2221억원으로 늘어났다.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코리아 고위 관계자는 “자산증가에 따른 자금조달 다각화와 은행 차입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채권시장 진입을 통한 자체 자금 조달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11월 초쯤 1000억원 규모의 공모 회사채를 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발행에 앞서 NICE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에 의뢰한 신용등급은 A+(안정적)로 확정됐다. 2개월 전에 같은 A+ 등급을 받고 있는 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가 5년 만기로 발행한 800억원 규모 회사채 금리가 4.28%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벤츠의 은행차입 이자보다 더 낮출 가능성도 충분하다.

세금 문제도 벤츠가 회사채로 눈을 돌리게 한 원인이 됐다. 본사가 자회사에 차입금이나 지급보증을 과다하게 제공하면 이자를 배당으로 보고 세금을 물리는 ‘과소자본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자금 조달원을 다변화해서 세금 규제도 피하는 절세 전략을 노린 셈이다.

수입차 업체의 직접적인 관계회사는 아니지만 르노삼성, 닛산, 인피니티 구매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하는 프랑스 RCI뱅크의 자회사 RCI 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도 약진했다.

RCI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는 지난 2003년 3월 18일 설립됐으나 본격적인 영업인 2006년 3월부터 개시했다. 이듬해인 2007년 영업수익 659억6787만원에 2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던 이 회사는 2008년에 3041억원으로 영업수익이 수직상승했고 영업이익도 73억5159만원을 기록했다. 〈그래프 참조〉

2009년 7월엔 삼성카드로부터 르노삼성자동차 할부와 리스 영업권을 인수해 사업기반을 넓혔으며 지난해 영업수익은 3253억원 영업이익 873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수익은 뒷걸음쳤지만 영업이익은119.5% 늘었고 영업이익률은 26.8%로 치솟았다. 다만 2012년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기간 314억원 보다 49억원이 감소한 265억원으로 집계됐다. 수입차 판매 3, 4위를 달리고 있는 폭스바켄그룹 산하의 폭스바켄, 아우디코리아도 2010년 7월 폭스바켄파이낸셜코리아를 설립해 금융서비스를 직접 챙기고 있다. 참고로 폭스바겐파이낸셜코리아는 지난해(59억원)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손실(21억원)을 기록했지만 적자 폭은 크게 줄었다.

또 지난 2005년 자본금 200억원으로 설립된 도요타파이낸셜코리아 역시 렉서스와 도요타 차량 구매시 리스 및 할부금융 프로그램을 지원해주면서 지난해 1464억원의 영업수익을 거뒀다.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수입차가 보유한 캡티브 ‘할부·리스금융회사’는 제휴 캐피탈의 신용관리에 영향을 받지 않고 자체적으로 금융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다”면서 “최근 젊은 고객층의 리스 프로그램 비중이 늘어나면서 관련 회사들도 함께 성장하고 있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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