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는 고객으로부터 받은 돈을 장기간이 지난 후 다시 돌려줘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기 위해 대부분을 국고채에 투자하게 된다. 그러나 올해 두 번에 걸친 기준금리 인하로 국고채 금리가 바닥을 치고 있어 보험사들의 역마진 위험이 높아지고 있는 것.
3년물 국고채 금리는 기준금리가 인하되기 전날 이미 사상 최저치인 2.71%를 기록했으며, 5년물 국고채 금리도 2.78%를 기록했다. 금리인하가 발표 된 후 12일 기준 3년물과 5년물 국고채 금리는 각각 2.77%, 2.83%로 다소 오름세를 보였으나 이는 전일의 차익실현을 위한 매도세 때문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보험사들이 투자하고 있는 국고채의 경우 기준금리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더해 이전에 생보사들이 판매했던 8~9%대의 높은 확정금리형 상품 비중이 높은 보험사의 경우 영향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문제는 국내외 시장의 경기침체로 인해 보험사들이 마땅한 대체투자처를 찾지 못하는데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에 따른 자산운용이익률의 악영향으로 대체투자처 등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주식시장이 좋지 않아 마땅한 투자처도 없을뿐더러 채권을 줄일 수도 없어 솔직히 자산운용 전략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추가 금리인하는 이미 예견된 것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대비를 하고 있어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안심할 수 없다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공론이다. 올해 추가적인 금리인하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저금리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기준금리 인하 사이클도 진행형으로 점쳐지고 있기 때문.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제로금리까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금리가 지속적인 하향 곡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기조 속에서 단순히 단기적 투자수익을 올리기 위한 무리한 투자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인 안정성에 포커스를 두고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보험사들이 금리리스크를 헷지하기 위해 무리한 투자보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봐야한다”며, “금리리스크는 외부적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보험사가 내부적으로 컨트롤이 가능한 사업비, 위험률과 같은 리스크 관리를 통해 금리리스크 손실을 보전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보험사들은 보험계약 손실을 자산운용을 통한 이익으로 보전해왔으나 이러한 패러다임 자체를 변화해야할 시기가 왔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저금리 해결을 위한 지름길은 없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대처할 수 있는 각 단계에 맞는 대응전략을 세워 점차적으로 나아지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