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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유통구조로 고금리 대출 고착화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2-10-08 07:38

‘소비자→ 매매상→ 할부 제휴점→ 금융회사’ 4단계 구조
높은 중개 수수료 및 대손 등으로 평균 대출금리 20%대
마켓 플레이어 난립으로 중고 승용차 딜러 몸값만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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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 유통구조로 고금리 대출 고착화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신차에 비해 수익 기여도가 높은데다 실질 대손율도 그리 높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새로운 수익모델로 인식, 시장 공략에 불을 내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2금융권으로 지칭되는 저축은행과 신용카드사, 캐피탈사들이 앞 다퉈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더구나 이들은 시장 주도권을 잡고 있는 딜러나 할부 제휴점 등을 끌어 들이기 위해 중개수수료를 경쟁적으로 올리고 있는데다, 국내 경기부진 여파 등으로 고객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면서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도 이젠 레드오션 시장으로 변해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실 중고차 할부금융의 경우 담보물 대출상품 임에도 불구하고 개인 신용대출과 금리 차이가 별반 다르지 않는 것은 고질적인 딜러 수수료 문제가 뿌리 깊게 자리 잡혀 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앞으로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에 대한 현장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건전성 지도 관리도 한층 강화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귀추가 주목된다.

◇ 너도나도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에 진출 ‘왜’

기업금융시장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갈수록 악화되면서 신한캐피탈, KDB산은캐피탈 등 그 동안 선박금융 등 홀세일 뱅킹(wholesale banking) 중심으로 영업을 전개해 오던 일부 캐피탈사가 수익성 강화 차원에서 리테일뱅킹(retail banking) 부문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상태다.

특히 소매금융시장에서도 자동차 내수의 안정적 성장에 힘입어 빠르게 커지고 있는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마켓 플레이어들 간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한국기업평가 임영주 할부리스금융 담담 연구원은 “국내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은 캡티브 마켓 영향이 크지 않아 은행계열 캐피탈사들이 경쟁적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 역시 신차와 마찬가지로 현대·기아차 계열 여전사인 현대캐피탈과 현대커머셜이 각각 승용차 부문과 상용차 부문을 주도하고 있지만 캡티브 시장인 신차에 비해 영향력은 다소 떨어진다.

일례로 중고 승용차 할부금융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기아차 계열 현대캐피탈이 올 들어 지난 8월말까지 7906억원(MS 42.4%)을 취급해 1위 자리를 지켰으며, 우리파이낸셜과 아주캐피탈이 각각 3348억원(18.0%), 2018억원(10.8%)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그래프 참조〉

이밖에 하나캐피탈 1417억원(7.6%), 동양생명 1297억원(7.0%), 우리캐피탈 735억원(3.9%), 신한카드 732억원(3.9%), HK저축은행 603억원(3.2%)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중고 상용차 할부금융 부문 역시 승용차와 같이 현대차 계열 여신전문금융회사인 현대커머셜이 5542억원(MS 31.5%)으로 선두자리를 수성하고 있으며, 그 뒤를 아주캐피탈 2462억원(14.0%), 두산캐피탈 2078억원(11.8%), 우리캐피탈 1693억원(9.6%), 비에스(BS)캐피탈 1099억원(6.2%), NH농협캐피탈 1043(5.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표 참조〉

이처럼 현대차 계열 여전사가 중고차 할부·리스금융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올해 신한은행과 RCI파이낸셜, 신한캐피탈, KDB산은캐피탈 등이 중고차 할부금융의 성장성에 메리트를 느끼고 뛰어들면서 한층 가열되는 양상이다. 하지만 국내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은 자동차 딜러들의 손에 의해 취급 금융회사가 결정되는데다, 유통구조 역시 다단계로 되어 있어 대출금리가 너무 높다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예컨대 여신금융협회 홈페이지의 전자공시 내용을 분석한 결과, 대기업 및 금융지주 계열 여전사 9곳 가운데 최근 3개월(2012년 6월~8월말)간 국산 중고 승용차 할부대출 평균 금리가 연 24%를 넘는 곳이 3곳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상적으로 수입 중고 승용차 할부금융의 경우 연 14~19% 수준에서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국산 중고 승용차는 대출금리가 연 20~24%대에서 결정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목적 담보물 대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개인 신용대출(연 24~25%)과 연 1~2%포인트 정도 밖에 금리 차이가 나지 않아 지나친 고금리 대출로 돈 없는 서민들의 이자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 대기업·금융지주 계열 캐피탈사들은 주요 고객들의 신용등급이 낮은데다, 연체율 역시 높아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하고 있다.

◇ “중고차 딜러 배만 불린다” 지적도

사실 중고차 할부금융의 고금리 주범은 복잡한 유통구조에 있다. 신차는‘고객-매매상-금융사’의 3단계를 거치지만, 중고차는 통상 ‘고객-매매상-할부 제휴점-금융사’의 4단계를 거치게 된다. 고객이 차량을 살 때, 대개 매매상이 소개하는 금융사와 계약을 맺게 되는데, 금융사와 매매상을 연결해주는 곳이 제휴점이다.

서울소재 A 캐피탈사 대표이사는 “중고차 매매상은 신차 딜러와는 달리 규모가 작거나 영세한 곳이 많아 직접 접촉이 어렵다”며 “할부 제휴점이 소개자 구실을 하고 있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취급 금융회사들이 늘어나고 경쟁도 격화되다 보니 할부 제휴점과 딜러에게 주는 중개 수수료가 껑충 뛰고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지난 2004년 초기 2% 내외였던 딜러 수수료는 2007년 말 4%까지 올랐고 지난해는 무려 10%까지 치솟았다. 네고파워(협상권력)를 가진 딜러 등 에이전트의 지위가 ‘을’에서 ‘갑’으로 바뀌면서 딜러 수수료가 한계수준인 10%선까지 올라갔다. 여기에 얼마 전에 후발 주자로 진입한 某 캐피탈사에서 11%~12% 등 10%가 넘는 중개수수료를 지급하는 사례까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 때문에 먼저 중개수수료를 낮춰 금리 인하를 꾀하기가 쉽지 않다. 지난해 한때 신한카드가 중고차 매매상과 직거래를 시작했다가 딜러·제휴점 등의 반발로 물량 공급이 끊겨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이기도 했었다. 서울소재 B캐피탈 자동차금융본부장은 “중고차 딜러나 제휴점들이 대출금리가 낮은 금융회사보다는 자신에게 중개수수료를 많이 주는 금융회사에게 고객을 소개해주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항변하기도 했다.

설상가상으로 자금력이 막강한 신한은행, RCI파이낸셜 등이 중고 승용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면서 상대적으로 영세한 캐피탈사들은 딜러에게 리베이트를 얹어주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된 것도 이 같은 수수료 경쟁을 불붙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여신금융협회 조윤서 금융부장은 “중고차 시장의 제휴업자들은 딜러들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 여신금융회사의 영업비용 지출 경쟁을 유발시켜 왔다”며 “때문에 중고차 유통구조에서 자동차 금융이 순기능을 하지 못하고 역기능을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중고차 할부대출 경쟁이 결국 딜러들 배만 불리는 꼴이 됐다”고 꼬집었다.

◇ 내수 경기침체 등으로 고객 연체율도 악화일로

게다가 국내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중고차 할부리스의 고객 연체율이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예컨대 국내 내수시장 침체는 고객 연체율 상승과도 직결되는데, 신용등급이 낮은 소비자들에게 중고차 할부대출을 해주다 보니, 최근 1년 사이에 연체율이 50% 가까이 상승했다. 이와 관련 C캐피탈사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 보다 중고차 할부금융 시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신용등급이 상대적으로 낮은 만큼 연체율 상승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긴 하지만 문제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지난 상반기 기준 주요 캐피탈사의 30일 이상 연체율은 6.37%로 1년 전에 비해 2% 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보통 서민금융기관이 대출을 줄이면 다중채무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다중 채무자의 70~80% 정도는 카드, 캐피탈,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4개 업권에 한꺼번에 빚을 지고 있다. 이들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거절되면 만기가 돌아온 대출금을 갚지 못해 연쇄 부도가 날 위험이 크다.

금감원 김영기닫기김영기기사 모아보기 상호여전감독국장은 “중고차 할부리스금융이 최근 고객 연체율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연체율, 전이율 등 건전성 지표를 밀착 점검하고 과도한 외형확장 경쟁을 억제하는 등 건전성 관리 지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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