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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이 변해야 한다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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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03-01 21:04 최종수정 : 2012-03-03 06:50

윤창현 교수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사) 바른금융재정포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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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이 변해야 한다
공공성을 외면한 주주이익 극대화 폐해는 금융위기가 증명해

CEO후계그룹을 조기에 가시화하는 것도 주요한 리스크 관리

“금융은 피와 같다 이것이 멈추면 심장도 멎는다.” 이 멋있는 표현은 북한의 김계관 외상이 한 말이다.

어록에 기록될만한 이 코멘트는 북한 비자금을 미국이 동결시킨 것과 관련하여 나온 말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금융의 본질을 정말 잘 보여주는 표현으로 보인다. 인체내에서 피가 돌 듯 경제 내에서는 돈이 돌아야 한다고 할 때 돈의 흐름을 관장하는 금융산업과 금융기관은 경제 체제 내에서 매우 특이한 존재이다.

금융산업이 잘못되면 전체 경제체제가 휘청거린다는 사실에서 이 부분이 확인된다. 피의 흐름이 잘 못되면 인체 전체가 위기에 처한다는 얘기다.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이 위기가 글로벌 위기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 모든 국가들이 휘청거리는 것을 보면 이 부분이 확인이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금융산업은 애물단지처럼 되었다. 사실 리먼의 파산이 글로벌 위기의 주범이 된 것을 보면 금융기관의 파산이 가진 위력을 뼛속깊이 느끼게 된다. 위기 이후에 등장한 소위 SIFI( Systemically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라는 개념은 이 부분을 잘 보여준다. 파산하는 경우 전세계 시스템이 흔들릴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금융기관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 개념이 금융위기 전에 널리 인식이 되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리먼은 진작에 SIFI로 분류되었을 것이고 리먼이 힘들어졌을 때 미국 정치권이 나서서 이 회사를 파산시키는 용감한(?) 실수를 범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엎질러진 물이기는 하지만 리먼의 파산이 전세계에 충격을 주고 나니 이제 각국의 감독기구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기관에 대해 규제를 도입하기 바쁘다. 아마도 당분간 금융산업은 이러한 재규제의 움직임에 부응하여 외적인 확대보다는 내실을 기하면서 내부를 추스르는 작업을 해야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과거같은 재미(?)를 누리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다. 미국 MBA 과정에서 금융관련 과목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는 것을 보면 이 부분이 확인이 된다.

사실 금융기관은 대부분 주주의 소유인 주식회사로서 영리를 추구하며 주주이익 극대화를 위해 노력한다. 이 부분은 금융기관의 사기업적 성격이 짙게 드러나는 부분이다.

그러나 동시에 은행같은 경우 예금자보호제도에 의해 보호를 받고 위기 시에 정부가 나서서 외화부채에 대한 보증을 제공하는 등 각종 공적 보호 장치가 작동하기도 한다. 이는 금융기관의 공공성을 잘 드러내주는 부분이다. 그런데 전자(前者)의 모습은 회사가 주주의 이익극대화를 최상의 목표로 움직이는 ‘주주 자본주의’와 연결되어 있고 후자의 모습은 회사가 주주를 포함, 정부 사회단체 근로자 등 경제 내에서 회사와 관련된 수많은 주체들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여 움직여야 한다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와 연결되어 있다. 흥미로운 것은 위기 이전의 경우 금융기관에 있어서 주주 자본주의적 성격이 주로 부각되었다면 위기가 닥친 이후에는 정부의 도움과 규제가 중요하게 작동하면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체제가 주로 작동하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점이다.

금융기관 파산이 가져오는 엄청난 충격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가 은행을 지원하기는 하지만 이러한 조치들이 궁극적으로 은행에게 도움이 된다는 면에서 이제 은행은 주주의 이익을 반영하는 것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사회계층의 요구와 입장을 반영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하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금융기관에 있어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적 관점이 중요한 의미를 가지게 된 것이다.

이제 이처럼 금융기관을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금융기관들도 보다 적극적인 노력의 움직임을 보여야 할 것으로 보이며 위기 이후 우리 금융기관에게 시급한 과제는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구조의 내실화 그리고 이와 관련된 지배구조정립 문제일 것이다. 최근 위기는 리스크 관리 실패가 부른 위기로 볼 수 있으니만큼 이 부분에 대한 전반적 재점검은 매우 중요한 이슈이며 금융기관은 이와 관련한 내부통제체제를 강화하여 강한 체질로 거듭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앞으로 닥칠 위험을 미리 차단하는 리스크 관리(Risk Management) 기능과 현재 시점에서의 문제점을 차단하는 컴플라이언스(Compliance)기능, 그리고 이미 시행된 전략의 문제점을 적발 시정하는 감사(Audit) 기능의 세 가지를 의미하는 RCA의 기능을 강화하는 동시에 이러한 기능이 적절하게 배분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이들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들 간에 책임과 권한을 잘 조정하되 중복되는 부분은 없는지 거꾸로 사각지대는 없는지 충분한 검토를 통해 기능을 조정하고 강화할 필요가 있다. 위기를 예방하는 기능과 아울러 위기가 닥치더라도 잘 견딜 수 있는 맷집좋은 체질을 미리미리 길러야 하는 것이다.

또한 최근 부각되는 후계자 리스크를 관리하는 차원에서 CEO의 요건 등을 명확히 하고 후계 그룹을 조기 가시화하는 등 CEO의 교체에 따른 사전준비를 강화함으로써 CEO의 교체과정이 매끄럽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준비가 절실하다. 경제체제가 발전을 해도 외풍과 외압이 유독 심하게 작동하는 우리나라 은행들에 있어서 가장 어려운 것이 후계 리스크의 관리로 보인다.

만일 사전적 준비가 잘 된 상황에서 미리 정한대로 합리적인 후계구도가 정착된다면 이를 외부에서 문제삼을 명분이 사라지고 외압의 가능성은 최소화 될 수도 있다.

또한 은행들은 사회적 책임의 차원과 평판리스크의 관리차원에서 사회적 홍보 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리먼이 파산할 당시를 보면 정치권이 금융기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문제삼아서 파산조치를 취한바 있다. 이를 보면 평소에 노력을 통해 금융기관에 대한 긍정적 인식을 확산해 놓는 것은 일종의 보험에 해당하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러한 노력을 강화함에 있어서 개별 기관 차원만이 아닌 통합적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며 협회같은 기구를 활용하는 것만이 아니라 금융기관의 수장들이 적절한 시기마다 한자리에 모여 전체적인 통합적 차원의 노력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위기 이후 변화된 환경 하에서 우리 금융기관들이 전열 정비가 잘 이루어짐으로써 금융산업 전체가 다시 한번 부흥하는 모습을 보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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