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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 신속처리 협의서 ‘유명무실’ 왜?

김미리내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1-12-21 21:45

운전자 불안심리 등 인식전환 필요
어플리케이션 개발 등 후속조치 요구

교통사고 신속처리 협의서가 도입된 지 1년 반이 지났지만 여전히 활용도가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운전자들은 경찰이나 보험사 직원이 오기까지 사고현장을 보존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커 현실적으로 제도정착이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교통사고 신속처리 협의서’는 경미한 자동차사고가 발생했을 때 손해보험사의 보상직원을 부르지 않고 당사자끼리 표준 협의서에 내용을 기재한 뒤 보상처리를 받을 수 있게 한 제도로 지난해 6월 시행됐다. 시행초기에는 제도가 정착되면 교통사고처리가 신속해져 교통체증을 줄이고, 사회적비용 절감 효과는 물론 출장 경비 등이 줄어 보험사의 이익도 확대 될 것으로 기대됐다. 또한 사고 후 운전자를 바꿔치기하는 등의 보험사기나 뺑소니사고 방지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돼 업계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그러나 1년 반이 지나도록 교통사고 신속처리 협의서를 통해 접수된 사고 건은 매우 적어 보험사들이 공개를 꺼릴 뿐 아니라, 보험사의 담당업무자도 그런 제도가 있었냐고 반문할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제도가 활성화돼 정착됐다면 회사차원에서도 지속적으로 알릴 테지만 정작 고객들이 사용하지 않으니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제도가 정착되지 못한 이유는 제도에 대한 인식자체가 매우 낮기 때문이다.

교통사고 신속처리 협의서는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는 물론 각 보험사 홈페이지와 금감원에서도 다운받아 사용할 수 있지만 정작 이러한 제도가 있다는 것조차 모르는 운전자가 부지기수다.

또한 운전자들이 보험사 직원이나 경찰이 오기까지 사고현장을 보존해야 한다는 불안감 역시 제도 정착을 막는 요인 중 하나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처음 도입 취지는 좋았으나 현실성이 떨어지는 제도”라며, “고객들이 보험사로부터 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보상욕구도 있을뿐더러, 경미한 사고라도 차후에 분쟁이 우려돼 책임을 지지 않으려는 경향도 짙어 보험사를 부르는 경향이 크다”고 말했다.

간편하게 전화 한통이면 보험사 담당자들이 알아서 사고처리를 해주는데 교통사고 당사자들이 서로 상의해 협의서를 작성하도록 한다는 것 자체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

손보협회 관계자는 “제도를 도입하면서 업계에서도 양식을 만드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며, 이대로 제도가 유명무실화 되는 것이 안타깝다”며, “지금은 여력이 부족하더라도 활성화를 위한 방안 모색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와의 접목을 통해 제도 활성화를 모색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류를 뽑아 차에 비치해 놓고 손으로 직접 작성하는 불편함을 덜고 운전자들의 접근성을 보다 높이기 위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하 ‘앱’) 등의 개발이 요구된다는 것.

그는 “최근 스마트 기기의 발달로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다양한 앱이 제공되고 있다”며, “교통사고 신속처리 협의서도 이러한 앱 등을 개발해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교통사고 신속처리 협의서’는 국내에서는 아직 활성화 되지 않았지만 스페인 등 유럽에서는 이미 활성화 된 제도로 실제 많은 사회적 비용 절감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당초 취지대로 제도가 정착되면 신속한 현장처리로 인해 교통 혼잡을 해소하고 2차사고 예방이 가능해 사고자의 안전 뿐 아니라 사고처리에 드는 사회적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업계의 제도 활성화를 위한 노력과 함께 운전자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



김미리내 기자 pann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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