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렉싱턴호텔에서 카드사 대표들과 조찬간담회를 갖는 자리에서 "2002년 카드사태 이후 업계의 체질이 크게 개선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카드시장과 대내외 금융경제 여건을 감안해 볼 때 결코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카드시장의 양적 성장은 눈에 띈다. 지난해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517조4000억원, 총 카드자산은 75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9.9%, 14.7% 증가했다. 카드사태 직후인 2003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물론 카드사들이 당장 위기에 직면했다는 뜻은 아니다. 김 원장도 "카드 연체율은 1.83%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3년(62.9%)에 비해 카드자산 중 카드대출이 차지하는 비중(36.9%)도 훨씬 낮다.
그러나 신용카드 발급 수, 모집인 수 등 영업경쟁 관련 주요지표의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한 해 동안만 모집인은 1만5000명, 신용카드 숫자는 11.5% 증가했다.
게다가 올해는 KB국민카드가 분사하면서 본격적 `영업 전쟁`이 벌어질 판이다. 김 원장은 "이런 상황에서 지난 카드 사태처럼 리스크관리가 수반되지 않는 과도한 외형확대가 초래될 위험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이어 "경쟁심화로 신용판매부문의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위험이 큰 카드론이나 리볼빙서비스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기준금리가 추가 인상되면 저신용회원을 중심으로 채무상환능력이 악화돼 연체율이 상승하고 카드자산 부실이 확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금융위기 발발 직전 호황기에 금융회사들이 무리하게 외형을 키우다 거대해진 덩치가 고스란히 부실로 돌아왔던 사례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이와 관련 △신용카드 회원 모집질서 확립 △합리적 수준의 부가서비스 제공 △카드대출 리스크관리 강화 △단기 성과주의 지양 등을 주문했다.
금감원은 앞으로 카드회원 모집실태 점검 주기를 ‘매반기’에서 ‘매분기’로 단축한다. 또 여신금융협회의 ‘합동기동점검반’ 인력을 20명에서 30명으로 확충하고 이달부터는 기동점검반 점검 시 금감원 검사원도 투입해 실효성을 높인다.
과다 부가서비스를 막기 위해 카드상품 설계 시 수익성분석도 의무화한다. 카드론 취급 첫 달 특별금리(미끼금리)를 제공하면서 과장 광고를 하는 수법도 단속하고 성과지표(KPI) 운영의 적정성도 집중 검사할 계획이다.
카드사 CEO들도 당국의 지적에 공감하는 모습이다. 이강태 하나SK카드 사장은 이날 간담회 후 "결국 다 같이 잘되자는 얘기 아니냐. 외형 경쟁하지 말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 단기성과에 연연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정리했다.
관리자 기자 adm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