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은행권 임금이 삭감 또는 동결되면서 임금상승분과 소급 지급분을 받지 못했지만 올해 금융노조 임단협에서 2% 인상을 잠정적으로 합의한데 이어 은행별로 성과에 따른 특별성과급지급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노조는 정규직 근로자의 임금을 총액 기준 5.8% 인상할 것을 사측에 요구한 데 이어 임금의 200% 가량을 연말 특별성과급으로 지급할 것을 요청했다.
국민은행 노조 관계자는 “은행과 한차례 상견례를 갖고 이같은 요구안을 제시했다”며 “아직까지 사측과 협의를 해야하는 만큼 인상분이 낮춰질 가능성이 높지만 지난 2년간 삭감, 동결된 만큼 올해에는 인상에 대한 의견에 공감하고 있어 이달말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노조도 5%대의 임금인상안 요구와 함께 올해 견조한 성과를 낸 만큼 최소 100% 이상의 특별성과급 지급을 은행측에 요구할 방침이다.
노조 관계자는 “은행측에 임금협상을 위한 상견례를 요청한 상태로 조만간 임단협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 2년간 임금과 성과급이 없었지만 올해에는 실적도 좋고 신한사태로 직원들의 사기도 떨어져 있는만큼 모두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최근 지주사 창립이후 모든 직원에게 기본급의 100%에 해당하는 격려급을 지난 2일 일제히 지급했다. 기본급 기준 △행원급 100~150만원 △책임자급 180~250만원 △관리자급 300만원 내외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이번 격려금은 하나금융이 지난 1일 5주년 창립기념일과 함께 외환은행 인수로 어수선한 내부 분위기를 추스리기 위한 방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좋은 성과를 거둔만큼 추가 보너스를 지급받는 것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은행들은 외부에 알려질까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신한은행은 CEO간의 갈등으로 촉발된 신한사태, 우리금융 민영화, 국민은행 대규모 희망퇴직 등 각종 굵직한 현안들로 어수선했던 만큼 성과급 지급으로 행여나 돈잔치라는 구설수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에는 어느해보다 견조한 성적을 거뒀던 만큼 노사간에 성과급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공존하고 있다”면서도 “아직까지 신한사태가 마무리 되지 않은만큼 성과급 지급을 수면위로 부상시키기에는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