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라 회장은 27일 계열사 사장들과의 미팅에서 새로운 체제하에서 사장들을 중심으로 잘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는 30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공식 사퇴 의사를 표명할 경우 20년 가까이 유지해온 권좌를 내놓게 될 전망이다. 신상훈 사장의 직무정지로 이미 사장직이 공석인 가운데 라 회장까지 사퇴할 경우 경영 공백우려가 있는 만큼 사태 수습을 위한 실무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 사퇴시 직무대행 선출 불가피
만약 라 회장이 이사회에서 자진사퇴 할 경우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직에서 물러나도 등기이사 자격은 주주총회가 열리는 내년 3월까지 유지되지만 신 사장이 직무정지된 상태에서 라 회장까지 그만 둘 경우 대표이사의 공백이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안팎으로 직무대행 후보 몇몇이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그중 류시열 비상근이사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직무대행직은 우선 신한 내부사정을 잘 이해하고 흐트러진 조직의 기강을 바로잡고 라 회장의 뒤를 이을 경영승계 체제 구축을 해야하는 막중한 임무를 안고 있다.
류 이사는 제일은행장과 은행연합회장 등을 역임한데 이어 신한지주 사외이사를 5년간 맡은 만큼 신한 내부상황에 이해가 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류 이사 본인의 직무대행에 대한 수용의지가 있어야 하고 금융당국도 용인할 수 있는 인사를 선출하는데는 고심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 “내년 3월까지 기회줬어야”
이번 신한사태는 라 회장의 사퇴수순으로 일단 여론형성이 이뤄지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무조건 ‘책임을 지고 떠나라’식 보다는 사태를 수습할 수 있는 기회를 줬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부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일로 경영진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20년간 조직을 이끌어 온 수장이었던 만큼 어느 누구보다 신한에 대한 애착이 있을 것”이라며 “지금은 누구 탓을 하기보다는 조직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한만큼 내년 3월 이사회까지 남은 기간동안 수습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 더 바람직하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라 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내년 3월 주주총회까지) 가능하면 공백이 없이 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 개인적인 희망”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그룹내 조직안정도 중요하지만 지주사 내 핵심계열사인 은행의 정상적인 경영체제 구축이 더욱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주사는 그룹 내 핵심의사 결정하는 조직이지만 은행은 수익을 내야 하는 곳인만큼 하루빨리 정상화 시키기 위해서는 이 행장의 결단이 더 중요하다”며 “어차피 ‘빅3’(라응찬-신상훈-이백순)의 퇴진은 이미 기정사실화 된만큼 같이냐, 따로나가냐가 중요하겠냐”고 지적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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