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8월 주당 1만3800원에 보통주 2000주를 사들였다.
이 회장은 2008년 9월 30일 처음으로 우리금융 자사주 2000주를 취득한 후 이번까지 10차례에 걸쳐 총 3만5000주를 취득했다.
어윤대 KB금융 회장과 민병덕 국민은행장도 다음달 취임이후 처음으로 자사주 매입에 나설 예정이다.
CEO들이 이처럼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매입을 위한 이유로 ‘책임경영 차원’의 일환으로 꼽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이팔성 회장은 민영화를 앞두고 CEO로서의 책임경영 차원에서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책임경영과 함께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최근 각 지주사별로 대내외적인 불안요인으로 주가하락 등으로 경영사정이 악화될 수 있는 만큼 회사의 성장성을 믿어 달라는 무언의 외침인 셈이다.
KB금융은 최근 유럽발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국내 주가가 동반 하락하면서 지난해 10월22일 6만4100원으로 최고점을 찍은 이후 지난 7월6일에는 4만5750원으로 30%가까이 급락했고 현재(15일 기준)는 5만400원에 머무르고 있다.
지방은행은 CEO에 이어 직원들까지 자사주 매입운동에 나서고 있다.
대부분 CEO들이 거금을 들여 한번에 수천주를 사들이는 것과 비교하면 금액과 주식수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그래도 월급의 일부로 적게는 10주부터 수십주씩 꼬박꼬박 매수하고 있다.
이장호 부산은행장은 지난달 말 10주를 매입했다. 이 행장은 2006년도 은행장으로 취임이후 매달 10~30주씩 꾸준히 부산은행의 주식을 매입해 8월말 현재까지 5만5840주를 보유하고 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스스로 책임경영 실천의지를 확고히 하고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은행의 비전달성에 대한 확신과 고객에게도 신뢰를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차원에서 개인자금으로 자사주를 직접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장외에도 부행장 등 비등기임원까지 매월 일정한 수량의 자사주를 정기적으로 매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은행 직원들은 매월 일정금액의 ‘자사주 통장’ 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시작한 이 운동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가입해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이처럼 자사주 매입에 나서는 가운데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차익실현 목적이 아닌 투자자들과 고객들에게 경영책임과 함께 비전달성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함인 만큼 매입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