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매각가격 ‘지분 50%+1주’에 1000억” 평가
우리캐피탈 경영권 매각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 등 주거래 채권금융기관들이 내달 말까지 자회사 매각 등과 같은 구조조정을 통한 자구계획을 요구하면서 대우차판매에 대한 신규 자금 지원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우차판매는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우리캐피탈 M&A작업을 서두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우차판매가 GM대우와 결별하면서 캡티브사의 지위를 상실해 자동차할부 관련 영업력이 크게 떨어진데다,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을 통해 알토란 같은 자산을 매각해 이 회사의 가치는 많이 떨어진 상태다.
일단 M&A시장에서 KB지주와 대구은행 등을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 GM대우와 결별로 영업력 약화와 자산 급감
우리캐피탈이 최대 주주인 대우차판매와 관련된 악재로 만만찮은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우선 GM대우자동차의 캡티브 판매 대리점 지위를 상실하면서 영업력 약화와 일선 영업직원 이탈 등으로 자동차할부금융 자산이 급감했다.
실제 이 회사 상반기 경영실적 자료를 살펴보면 할부금융자산이 지난해 에 비해 무려 50% 가까이 줄었다. <표 참조>
자산 감소는 영업이익에 그대로 반영됐다.
이 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9억6700만원으로 지난해 311억 2300만원에 비해 무려 300억원 이상 감소했다.
이 처럼 영업실적이 악화되면서 연말로 계획한 기업공개 취소는 물론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도 끊긴지 오래다.
이와 관련 A캐피탈사 관계자는 “당초 기업공개를 통해 자본확충과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을 기대했지만 대주주인 대우차판매의 경영상황 악화로 신규 자금 조달이 끊긴지 이미 오래됐다”고 말했다. 때문에 이 회사는 우량 자산인 자동차할부금융 대출채권을 근거로 ABS발행 등을 통해 기존 대출금을 상환하고 있다.
◇ 산업銀 대주주 측에 우리캐피탈 매각 요구
우리캐피탈 경영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데다 산업은행의 매각 요구도 갈수록 거세지면서 최대 주주인 대우차판매는 가능한 내달 말까지 경영권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아래 세부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B캐피탈사 CEO는 “워크아웃을 추진 중인 대우차판매가 자회사 매각과 기업분할 등을 포함한 경영정상화 이행 약정을 9월까지는 체결해야 된다”고 설명한 뒤 “만약 계획대로 우리캐피탈 매각작업이 진행된다면 내달 말까지는 마무리될 수 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우차판매에 우리캐피탈 등 매각 가능한 자회사 매각을 서두를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따라 그 동안 지지부진했던 우리캐피탈 매각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M&A시장에서는 우리캐피탈 경영권 인수가 가능한 곳으로 일단 지역 연고의 대구은행과 과거 인수 MOU 체결까지 갔던 KB지주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대구은행은 경남은행 인수를 두고 부산은행과의 치열한 경쟁을 해야 되는 상황이고, KB금융 역시 과거 우리캐피탈을 인수하기로 양해각서까지 체결했다가 이사회에서 부결된 적이 있어 실제 M&A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KB지주의 경우 어윤대 회장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캐피탈시장 진출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 만큼 우리캐피탈 경영권 인수전에 참여할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 캡티브사 지위 상실로 매각가격 디스카운트 예상
현재 대우차판매가 보유한 우리캐피탈 지분은 76.67%. 이중 29.2% 지분은 지난 4월 금호종금이 대우차판매에 대한 담보부 채권 실행에 따라 금호종금 소유로 넘어간 상태다.
시장에서는 대우차판매가 우리캐피탈 의 보유지분을 시가 가치로 환산하면 대략 1934억원(경영권 프리미엄 제외) 내외로 추정된다. 우리캐피탈 지분 100%의 순자산가치 2546억원을 매각 대상 지분 76.67%로 환산한 수치다.
하지만 우리캐피탈 매각에 몇 가지 디스카운트 요인으로 인해 M&A가격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우선 인수 희망자가 우리캐피탈 경영권 확보를 위해 필요한 지분은 50%+1주면 충분하다.
또한 종전까지 GM대우자동차의 캡티브 판매 대리점 역할을 하던 우리캐피탈이 지난 4월 GM대우자동차와의 판매 계약을 해지한 점도 M&A협상에 부정적 요인이다.
여기에 우리캐피탈과 자산구성이 비슷하지만 자산규모가 큰 아주캐피탈이 상장된 이후 주가가 액면가를 밑돌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여기에 우리캐피탈 매각 협상 중 대우차판매가 워크아웃을 신청한 점도 부정적 요인이다. 따라서 이 같은 마이너스 요인 등을 감안할 때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지분(50%+1주)만을 인수할 경우 1000억원 정도면 적정하다는 평가다.
〈 우리캐피탈 주요 재무제표 추이 〉
(단위 : 백만원)
Δ는 부(-)의 수치임
(자료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