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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상장 확대 기조 불구 거래소 보수적 심사 여전 [이재명 정부 정책기류]

김하랑 기자

rang@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6-18 19:21 최종수정 : 2025-06-19 09:40

정책은 기술상장 확대…현장 '보수 심사' 역행
성과 압박 커지며 기조 전환 불가피론 부상

[한국금융신문 김하랑 기자]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벤처 생태계 조성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기술벤처 육성을 둘러싼 정부와 거래소 간 엇박자가 뚜렷해지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모험자본 공급과 기술특례상장 활성화에 속도를 내는 반면, 거래소는 심사 기준을 강화하며 정반대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벤처 키운다는데…거래소 상장 문턱 높아져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국내 벤처 활성화를 강조해왔다. '기술 벤처 육성을 통한 100조원 벤처투자 시대', 'AI 3대 강국 진입', '모험자본 공급 확대'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단순한 스타트업 지원을 넘어, 대기업 중심의 산업 구조를 전환하고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취임 이후에도 코스닥·코넥스 시장 활성화, 기술특례상장 제도 개선, 모태펀드와 정책형 뉴딜펀드 확대 등 자본시장과 연계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상장 심사를 담당하는 거래소의 기조는 정부 정책 방향성과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특례상장 승인 건수와 신청 건수 모두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술상장 확대 기조 불구 거래소 보수적 심사 여전 [이재명 정부 정책기류]이미지 확대보기
실제 한국거래소의 기술특례상장 승인 실적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승인 건수는 13건으로 전년동기(21건)보다 38% 줄었다.

엄격한 심사 기조에 상장 심사 신청 자체가 감소하는 점도 문제다. 2024년 상반기 32건에 달했던 심사 신청 건수는 2025년 상반기 21건으로 급감했다. 거래소의 보수적 심사 기조를 피하거나 신청 자체를 미루는 분위기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심사 강화한 거래소…연말 앞두고 유턴할까

시장에서는 심사 강화 기조는 정은보닫기정은보기사 모아보기 이사장 취임 이후부터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GDP 대비 한국의 상장기업 수가 과도하다"며 상장 억제 기조를 드러냈다. 이러한 시각이 실무진에 반영돼 심사 기준 강화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2024년 초 퇴임한 손병두닫기손병두기사 모아보기 전 이사장이 기술기업 유치와 자본시장 활성화에 무게를 뒀던 것과는 온도차가 있다는 평가다.
정부가 성장기업의 자본시장 진입을 독려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상장 문턱이 높아지며 기업의 성장 경로가 오히려 제한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러한 기조 변화는 인사에서도 읽힌다. 2024년 초 임명된 기술기업상장부 부장이 1년 만에 교체됐고, 업계에선 유연한 심사를 지향했던 전임 부장과 달리 이번 인사가 심사 기조 강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각에선 거래소가 연말 기술특례상장 성과 부진에 대한 질타를 피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하반기 들어 다소 완화된 기조로 전환하더라도, 상반기 중 신청 기업 수 자체가 줄어들며 승인 실적을 단기간에 끌어올리긴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거래소의 기조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기술기업 상장을 핵심 과제로 내세운 이재명 정부 아래에서 거래소가 보수적 심사를 고수할 경우, 정책 기조에 역행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연말 성과 평가를 앞두고 거래소 역시 일정 수준의 유연성 확보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증권사 IPO 담당자는 "정부는 모험자본 공급을 외치는데, 정작 실무 심사 단계에서 탈락률은 높아지고 신청 기피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거래소 간 엇박자가 자칫 시장 신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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