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윤대 KB금융회장 내정자도 강 행장의 사표를 수리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미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새 회장이 취임하면 강 행장의 퇴임은 어느정도 예상된 시나리오”라며 “내부조직 개편과 금융당국의 징계결과를 앞두고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이 오히려 부담”이라고 말했다.
국민은행 고위 관계자도 “지난 5일 임원들과 10분내외의 짧은 티타임에서 사퇴의사를 밝혔지만 임원들은 모두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어 내정자가 주총에서 정식 회장으로 취임하면 경영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KB금융 사장직 등 후속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내부에서는 어 내정자가 내부인사 중용 의사를 밝히면서 이미 전·현직 KB금융과 국민은행 임원들이 일찌감치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현재 현직 부행장 중 행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이달수 KB데이타시스템 사장과 최기의 전략그룹 부행장, 민병덕 개인영업그룹 부행장, 심형구 신탁연금그룹 부행장 등 3~4명이 거론되고 있다.
이중 유력후보로 꼽히고 있는 이 사장은 구 국민은행 출신으로 개인영업지원그룹 부행장, 마케팅·상품그룹 부행장, 영업그룹 부행장 등을 두루 거친 후 올해 초 KB금융데이타시스템 사장으로 이동했다.
구 주택은행 출신인 최 부행장은 인사와 전략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으며 KB부동산신탁 사장에서 지난 2007년 다시 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심 부행장 역시 행내에서 영업의 달인으로 통할 만큼 탁월한 영업력을 인정받고 있다. 민 부행장은 방대한 국민은행 영업조직을 총괄하면서 경영능력을 검증받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KB금융은 최근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신설하고, 회장이 추천하는 인물을 대추위가 승인하는 방식을 도입하면서 은행장 인사는 사실상 어 내정자가 결정하게 된다.
강 행장은 13일 주총을 마치고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퇴임식을 가질 예정이다.
지난 2004년부터 6년동안 은행을 이끌어 온 강 행장은 꼼꼼한 경영 스타일로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의 노동조합 통합을 이끌고 2005년 금융권 최초로 당기순이익 ‘2조원 클럽’에 가입했다. 그후에도 3년 연속 2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하는 등 내실 위주의 경영으로 조직을 안정감 있게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 말 KB금융회장으로 선출된 후 회장 선임문제를 두고 금융당국과 갈등을 빚으며 사퇴압박을 받자 한달도 채 되지 않아 회장 내정자직에서 물러났다. 그후 어 내정자가 선출되면서 강 행장은 조직안정을 위해 중도사퇴의 길을 선택했다.
김성희 기자 bob282@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