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 점진적인 정책금리 인상 이뤄져야](https://cfnimage.commutil.kr/phpwas/restmb_allidxmake.php?pp=002&idx=3&simg=20100704173220103686fnimage_01.jpg&nmt=18)
물가상승압력 높아지면 중립적 수준 인상
정책금리의 인상이 하반기로 예고되고 있는 가운데 적정 금리 인상선이 어느 정도에서 형성돼야 하는 가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성장할 경우 물가안정을 위해 정책금리는 점차 중립적인 수준으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 경기 중립적인 정책금리 수준은 실질로는 1.2% 내외, 명목으로 4% 내외로 추정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정성태 책임연구원은 ‘경기 중립적 정책금리 수준’이라는 보고서를 내고 이같이 설명했다.
이에 본지는 이 보고서를 통해 정책금리 인상방향에 대해 살펴봤다.
◇ 성장과 물가 주요지표 금융위기 영향 벗어나
이 보고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이하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 1분기 우리나라 경제가 전년동기 대비 8.1% 성장하고, 소비자 물가상승률도 점차 높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책임연구원은 “성장과 물가라는 주요 경제지표로만 본다면 우리경제가 리만브라더스 파산으로 발생했던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은 확연하다”며 “이와 같은 최근의 경기회복세와 과거에 가장 낮았던 정책금리 수준이 3.25%라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2.0%의 정책금리는 상당히 낮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경제가 성장과 물가 측면에서 균형상태일 때의 정책금리가 중림적인 실질금리라고 설명했다. 즉, 중립적 실질정책금리는 경제상황에 맞게 단기적으로 조정되는 금리라기보다는 상당기간 동안 고정되어 있는 중기적인 금리라는 것.
경기가 하강하면 중앙은행은 정책금리를 중립적 수준보다 낮게 유지하고 반대로 경기가 과열징후를 보이면 중립적인 수준보다 높여 균형을 맞춘다.
정 책임연구원은 “중립적인 실질금리는 중앙은행이 금리정책을 결정하는 기준점이고 경제주체들 입장에서는 중앙은행의 정책스탠스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점”이라고 말했다.
◇ 경기순환 제거 후 실질정책금리가 중립적 금리
중립적 실질금리를 가장 손쉽게 추정하는 방법은 경기순환을 제거한 후의 실질정책금리를 중립적인 금리로 간주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제는 수요요인과 공급요인 그리고 정책에 의해서 경기 저점과 고점, 그리고 다시 저점으로 이동한다. 경기순환이 수요요인 때문에 발생한다고 가정한다면, 경기 저점과 다음번 경기 저점 기간 중에 결정된 중앙은행의 정책금리를 중립적인 실질금리라고 설명했다.
즉, 경기순환 기간 평균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과 같고, 평균적인 물가상승률은 인플레이션 예상과 동일하다고 간주한다면 평균적인 정책금리도 중립적인 금리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1997년말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는 세 차례의 경기순환을 겪었는데, 첫 번째 경기순환은 1998년 8월~2001년 7월, 두 번째는 2001년 7월~2005년 4월, 세 번째 경기순환은 2005년 4월~2009년 1월이다.
세 번의 경기순환기간 중 중앙은행의 명목정책금리에서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뺀 수치는 1.5%였다는 것. 이 수치가 대략적인 실질정책금리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 2000년대 초 2% 중반…현재 1.2%로 추정
소비자 물가상승률과 정책금리를 이용해 중립적인 실질정책금리 수준을 추정하는 것은 사후적(ex-post) 금리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제주체들이 경제적 의사결정을 내릴 때에는 미래의 물가상승률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에서 서베이를 통해 조사한 기대 인플레이션은 실제 인플레이션보다 0.5%p 정도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 차이는 2002년 2월~2005년 4월 기간 중에는 0.6%p, 2005년 4월~2009년 1월 중에는 0.3%p였다.
정 책임연구원은 “이를 바탕으로 생각하면 두 번째 경기순환 동안은 평균 실질정책금리가 영(零)에 가까워 통화정책이 상당한 수준으로 경기부양적이었다”고 말했다.
경상수지도 주요한 고려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실질정책금리가 중립적인 수준을 상회해 국내수요가 위축되고, 환율도 균형보다 높게 유지되는 경우 경상수지는 흑자를 보이게 된다. 반대로 실질정책금리가 중립적인 수준을 하회해 국내수요가 확대되고 환율도 낮게 유지되는 경우라면 경상수지는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따라서 중립적인 실질금리 수준을 보다 정교하게 추정하자면, 국내총생산 성장률과 물가상승률뿐만 아니라 경상수지의 균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연평균 50억달러로 GDP의 0.5% 수준이던 2005~2008년의 실질정책금리(1.3%)를 중립적인 실질정책금리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추정한 중립적 실질금리는 손쉽게 구할 수는 있지만 통화정책당국의 정책이 경기순환기간 중 평균적으로 중립적이라는 가정 하에서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정책당국은 가계부채 문제, 내수 진작, 경상수지 흑자 등을 이유로 경기순환 기간 중 정책금리를 중립 수준보다 낮거나 혹은 높게 유지할 수 있다. 그러므로 경험적인 방법을 통해서 도출한 중립적 금리는 과소평가되거나 또는 과대평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이러한 점을 고려해서 간단한 계량모형을 통해서 중립적 실질정책금리를 추정했다. 중립적 실질정책금리는 2000년대 초에는 2% 중반이었으나 조금씩 하락해 현재는 1.2% 내외로 추정됐다. 또한 중앙은행에 의해서 결정된 실질정책금리는 중립적 실질금리를 중심으로 변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현재 우리나라 통화정책은 지난 2008년 9월 이후 완화방향으로 선회해 현재는 중립금리에 비해서 2.1%p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 하반기 인플레이션 갭 발생시 중립적인 수준까지 인상해야
이 보고서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중립적 금리를 추정해온 결과 실제 물가상승률에 기반해 관찰된 중립적 실질정책금리는 1.5%, 기대 인플레이션을 바탕으로 추정된 금리는 0.6~1.0%였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중앙은행이 경기순환기간 중 평균적으로 중립적이라는 가정에서 도출되었다는 점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가장 최근 경기순환기의 금리, 경상수지 균형을 고려한 금리, 계량모형으로 산출된 금리 등을 고려하면 중립적 실질정책금리는 1.2% 내외가 가장 합리적인 수준인 것으로 판단했다.
이를 2% 후반 정도의 기대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명목금리로 환산한다면 4.0% 내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수치는 우리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만큼 성장하고, 물가상승률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한다는 가정에서 산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실제 GDP와 잠재 GDP 수준간의 차이인 산출갭(GDP Gap)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어야, 정책금리 조정 시기와 폭을 결정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 책임연구원은 “일각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올해 하반기 이후 인플레이션 갭, 즉 실제 GDP가 잠재 GDP를 초과하는 상황이 발생해서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진다면 조만간 정책금리를 중립적인 수준까지 인상할 필요가 있다고 할 수 있다”며 “반면 LG경제연구원의 예상처럼 내년 하반기 이후 인플레이션 갭이 나타난다면, 올해 하반기부터 점진적으로 통화정책의 경기완화적인 정도를 점진적으로 줄여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물가상승이 지속적일지 여부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올해 하반기 이후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이 인상된다면 일시적으로 물가상승률이 높아질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의 물가상승률은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