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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자전거보험’

이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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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0-03-24 22:11

월 실적 100여건, 대수법칙 적용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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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녹색성장 정책에 따라 지난해 도입된 자전거보험이 초기 우려대로 구색 맞추기 상품으로 전락했다.

이는 수요시장 분석을 하지 않고 무리하게 상품을 도입했기 때문이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삼성화재가 국민은행을 통해 자전거보험을 출시한 이후 대형사들이 자전거보험을 판매했으나 이제는 상품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9개월이 지난 현재 대형 손보사들의 총 판매건수는 월 평균 100건 내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FY09 1월 5개손보사(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메리츠화재)의 자전거보험 판매건수는 132건에 불과하며 2월 판매건수도 126건에 그친다.

특히 일부 손보사의 경우 월 판매건수가 10건에도 못 미치는 경우도 있다.

자전거보험의 판매건수가 적은 주 이유는 정부의 강요로 만들어진 상품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의 일환으로 자전거 이용 활성화가 추진되면서 자전거보험 개발이 시작됐으나 그동안 축적된 자전거 사고관련 통계자료가 거의 없어 상품설계와 보상범위, 보험료 수준 등을 정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로 인해 자전거보험의 보장내용은 대부분이 기존 상해보험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고 모럴해저드 방지를 위해 자전거의 도난이나 파손도 보장내용에서 제외됐다.

이에 상품개발 단계부터 자전거보험이 소비자를 위한 것이 아닌, 녹색성장 정책을 펼치고 있는 정부에게 보여주기 위한 상품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보장내용 대비 높은 보험료 등 상품내용의 구조적 결함과 함께 판매채널 확보 문제도 상품개발 초기부터 예상됐던 부분”이라며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자전거보험 판매가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상품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은 것은 또 다른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보험의 원리는 ‘대수의 법칙’이다.

가입자가 많아야 우연히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여러 사람에게 균등하게 분할할 수 있는데 현재 자전거보험의 판매실적으로는 ‘대수의 법칙’을 적용하기 힘들다.

즉 자건거보험에 가입한 가입자들의 내는 보험료로 사고가 발생한 가입자의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데 현 상황에서는 자전거보험이 아닌 다른 보험에 가입한 가입자의 보험금을 가지고 자전거사고가 발생한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이다.

만약 자전거보험이 아닌 일반 상해보험상품이 상품 출시후 월 판매건수가 100건을 넘지 못한다면 9개월이 아니라 6개월 만에 판매가 중지됐을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정책에 호응하기 위해 개발된 상품이기 때문에 상품판매 중지도 할 수 없는 상태다.

이에 보험사들은 상품판매에 열성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고객의 기억에서 지워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보험상품은 시장분석이 충분히 이뤄진 다음에 상품을 출시하는데 자전거보험은 정부정책에 맞추기 위해 단기간에 상품을 개발하면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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