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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춘 사임에 `코너` 몰린 황영기

고재인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9-09-11 16:36

KB금융지주 회장직 퇴진 압력 가중될 듯

박해춘 국민연금 이사장이 결국 11일 사퇴했다.

박 이사장의 사퇴는 더 높은 징계를 받은 황영기닫기황영기기사 모아보기 KB금융지주 회장의 거취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박해춘 이사장, 왜 물러나나

박해춘 이사장은 11일 오후 2시 전재희 보건복지부 장관을 만나 물러날 뜻을 전달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9일 박 이사장이 우리은행장 재임시절 4건의 부채담보부증권(CDO)과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투자로 1억7000만달러의 손해를 본 것과 관련해 `주의적 경고`를 받은 데 따른 책임을 지고자 한 것이다.

이에 대해 ‘박 이사장 스스로 금융전문가로서의 명예가 실추된 데 따른 책임을 지고 결정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위의 제재결정을 이유로 들어 정부 고위층에서 지난 10일부터 사퇴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전한다.

이유야 어찌됐든, 박 이사장의 사퇴는 황영기 회장의 행보에 큰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

황영기 회장에 대해 금융위가 우리은행의 손실의 대부분인 1조6200억원이 그가 재직했을 때의 투자로 인한 손실로 인한 것이라며, 직무정지라는 강도 높은 제재를 내려서다.

손실규모나 징계수준 모두 박 이사장과는 비교가 안된 정도로 크다.



◆ `코너` 몰린 황영기 회장

황 회장도 박해춘 이사장처럼 자진사퇴의 길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우선 나온다.

일단 KB지주는 오는 14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황 회장의 제재건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황 회장도 직접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는 대표이사 선임ㆍ해임을 포함해 포괄적인 권한을 갖고 있으며 이사회 참석 인원의 일정 수 이상의 동의가 있으면 대표이사직을 박탈할 수 있다.

다만 이사회가 상근이사직까지 박탈할 수는 없어 이 경우에도 `이사`로는 남게 된다.

관건은 이사회가 황 회장의 거취에 대해 결정을 할 것인지 예측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 KB금융의 정상적 경영이 어려운 쪽으로 흐를수록 이사회가 관망만 하기 어려워 그에 대한 거취 결정을 할 것이란 분석이다.

황 회장이 금융회사 최고경영자로서 평판이 훼손된 상황에서 KB지주 회장직을 계속 맡기에는 안팎의 여론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외환은행은 물론 보험, 증권사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는 입장에서 과거 손실로 의사결정에 제한을 받을 수 밖에 없는 황 회장체제가 KB금융으로서 짐이 될 수 있고, 이에 대한 비판을 정면으로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 황영기 회장 거취놓고 `장고`

하지만 ‘검투사’라는 그의 별명처럼 끝까지 싸우려 할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제재결정이 나온 9일 즉각 발표한 입장이 “대처 방안을 심사숙고할 것”으로, 재심을 통한 적극적 대응을 시사해서다.

재심 청구 요청이 금융위에 접수되면 금융위는 이를 금감원에 맡겨 금감원 감독서비스총괄국에서 재검토를 해 제재심의위원회에 재상정하게 된다.

그 뒤 금융위에 재심청구안이 부의돼 다시 한번 의결을 거친다. 이러한 절차는 3개월 이내에 처리돼야 한다.

하지만 재심을 청구한다고 해도 금융당국의 제재가 번복되는 경우가 거의 없어, 재심은 사실상 법정싸움으로 간다고 봐야 한다.

재심결과가 좋지 못할 경우 다음 카드는 행정처분 취소소송이 남아있다.

KB금융 고위관계자는 “황 회장이 ‘명예회복’을 위한 장기전은 이미 각오한 것 같다”고 알리기도 했다.

그는 또 “현직을 유지하며 대응을 해갈 지, 일단 물러난 상태에서 대응해 나갈지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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