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대출부문 확대 통해 수익성 보전
신용카드사의 외형은 증가하는데 당기순이익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08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전업카드사 및 겸영은행의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22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은 1.1조원에 그쳐 전년 동기대비 큰폭으로 감소했다. 이같은 수익성 악화는 업계경쟁심화, 조달환경악화, 건전성관리 강화에 따른 대손부담 증가 등의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일부에서는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대출자산 부문을 강화해 수익성 보존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신용카드사의 대응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신용평가 금융실 위지원 수석애널리스트는 ‘카드업계의 구조변화와 수익성’이란 보고서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설명했다.
이에 본지는 이 보고서를 통해 신용카드업계의 현황을 살펴봤다.
◇ 영업비용 증가로 영업이익 감소
이 보고서는 신용카드사의 외형은 확대됐지만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이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업 4개 카드사 기준 2008년 상반기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카드결제 확대에 따라 전년 동기 대비 약 15% 증가해 107.5조원에 달했으며, 영업수익 역시 실적증가와 유가증권 처분이익에 따라 같은 기간 대비 18% 상승한 4.7조원을 달성했다.
반면, 가맹점수수료율인하에 따라 운용수익률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회원모집 및 마케팅 비용 등 경쟁비용 증가와 조달금리 상승이 지속되고, 규제강화에 따라 충당금 추가적립 부담이 증가하는 등 영업환경 악화로 인해 영업비용이 증가한 바,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감소세를 나타냈다.
위 애널리스트는 “핵심영업활동을 통한 이익창출능력을 나타내는 충당금적립전 영업이익의 경우 2007년부터 이미 감소추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2007년도 및 2008년 1분기에 비자 주식관련자산수증이익, 삼성카드 상장관련 특별이익 및 유가증권처분이익 등 비경상이익이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음을 감안할 경우 실질적인 이익감소효과는 이보다 더욱 큰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 카드사태이후 신용결제 확대로 건전성 강화
이 보고서는 외형성장에도 불구하고 이익규모가 감소한 이유에 대해 영업 및 재무적인 측면에서의 구조변화가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카드사태 이후 업계는 감독당국의 부대업무 비중 규제 및 자체적인 리스크 관리차원에서 현금서비스 및 카드론 영업 등 대출서비스 보다는 일시불서비스와 할부서비스 등 신용결제서비스를 강화하는 영업전략을 채택해왔다. 이같은 영업전략의 변화는 차주의 잠재적인 신용위험을 낮춤으로써 영업자산의 질을 향상시키고, 신규 부실채권 발생을 억제시킴으로써 궁극적으로 자산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결과를 나타냈다.
실제로 2008년 6월 말 현재 전체 영업자산에서 현금서비스, 카드론, 리볼빙, 대출금 등 대출성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47%로 2003년 62%에 비해 15%p 하락했으며, 카드자산 중 대출성자산 비중 역시 71%에서 50%로 21%p 낮아졌다.
위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결과는 신용카드사들이 앞으로 직면할 수 있는 자산건전성 저하위험이 낮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결국 신용카드사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영업실적을 유지할 수 있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위 애널리스트는 “반면, 결제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결제관련 업무처리비용 및 회원에 대한 서비스원가 등 추가지출이 필수적으로 동반되게 되어 대출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원가율이 높게 나타난다”며 “결제서비스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카드사의 전반적인 수익성을 하락시키는 효과를 가지게 된다”고 말했다.
일시불서비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08년 상반기 기준 5.8%로 추정됐다. 일시불서비스의 경우 평균 가맹점수수료율이 약 2%로 운용수익률 측면에서는 대출서비스에 비해 양호한 구조이며, 일부 카드사를 중심으로 리볼빙결제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운용수익률 개선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하지만 결제업무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고정비용 지출과 대출부문에 비해 회원에 대한 서비스비용(포인트 비용 및 마일리지 비용)이 크게 발생해, 이익률은 대출부문에 비해 상당히 낮은 수준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위 애널리스트는 “PPOI Ratio를 기준으로 할 때 수익성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회원서비스와 관련된 영업비용의 증가를 판매가격인 가맹점수수료율에 충분히 전가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할부, 무이자 증대로 수익감소
할부서비스는 평균 이익률이 1%대로 나타나 수익성이 가장 저조한 사업부문으로 나타났다. 위 애널리스트는 “할부판매의 경우 가맹점수수료 이외에 할부수수료를 회원으로부터 추가적으로 수취함에도 불구하고 경쟁심화에 따라 무이자할부판매 증대에 따른 수익감소분을 할부수수료에 전가하지 못한데 따른 결과”라고 말했다.
또한 2007년 하반기 이후 할부서비스 이용규모가 점차 증가하고 있음에 따라 전반적으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시불서비스 및 할부서비스 등 신판서비스의 경우 대출서비스와 달리 회원, 가맹점, 신용카드사의 3자 거래구조를 가지게 된다. 카드사는 회원에 대한 서비스와 가맹점에 대한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는 반면, 투입원가의 상당부분을 가맹점을 통해 회수하는 특성을 갖게 된다. 따라서, 회원서비스 원가 상승부분을 가맹점수수료에 직접적으로 전가하기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어, 영업비용 증가는 신판부문 수익성을 저해시킨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현금서비스 수익률 9.5%로 가장 높아
또 이 보고서는 현금서비스와 카드론서비스가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현금서비스 부문의 경우 평균 9.5%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평균 운용수익률이 25%에 달해 이자마진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신판서비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회원서비스 관련 지출원가가 높지 않고, 기존의 보수적인 회계정책 적용과 자산건전성 개선의 결과, 고위험자산임에도 불구하고 대손발생률이 낮게 인식된다고 분석했다.
카드론 서비스의 평균이익률은 7%로 현금서비스 다음으로 높은 이익률을 보이고 있다. 지속적인 상각 및 매각을 통해 대환론 규모가 감소함에 따라 운용수익률이 소폭 상승하고 있으며, 기존 상각채권으로부터 거액의 대손상각비 환입이 발생해 대손발생률이 매우 낮게 인식됨으로써 PPOI Ratio 및 영업이익률 모두 점차 개선된다고 평가했다.
위 애널리스트는 “대출부문과 달리 신용판매 부문 내에서 2006년 이후 수익성 저하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수익구조의 변화와 관계없이 영업환경 악화 및 경쟁심화 등의 요인에 따라 결제서비스 부문의 수익률이 장기적으로 저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반면, 대출부문의 수익성이 신판부문에 비해 2배 이상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결제서비스 위주로 수익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점진적으로 카드업계의 수익성을 저하시키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 대출부문 예상손실률 신판보다 3배 높아
한편, 이 보고서는 수익성 격차가 크게 나타나는 것에 대해 결제서비스와 대출서비스가 제공하는 용역의 본질적 특성의 차이를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 애널리스트는 “위험에 대한 용인수준과 수익성 목표 치에 따라 카드사의 전략적 무게중심이 결제업무와 금융업무 사이에서 선택될 수 있다”며 “최근의 카드사 실적변화에는 이러한 구조변화로 인한 신용위험 및 이익의 질적 차이가 추가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위 애널리스트는 “카드업무별 예상손실률을 추정해 본 결과, 대출부문의 추정예상손실률 수준이 신판부문에 비해 많게는 2~3배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실제 예상손실률 기준으로 위험조정이 이루어질 경우 신판부문과 대출부문의 수익성 격차는 상당 폭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일부 카드사들이 카드산업의 경쟁심화로 인한 경쟁비용 지출이 수익성을 저해한다는 판단에 따라 카드회원 확보를 위한 경쟁비용을 지출하는 대신 최근 그 비중이 축소된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대출상품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리볼빙결제 비중을 높이는 등 대손위험을 부담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위 애널리스트는 “일부 카드사들의 움직임은 단기적으로 수익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신용위험 상승 및 자산건전성 저해가능성을 고려할 때, 이익의 질적 측면에서 반드시 바람직하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정리 = 제2금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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