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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 워렌버핏?

최성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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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8-10-26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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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를 흉내내다가 망쳤어요.” H증권 A과장의 푸념이다. 직급은 과장이지만 회사가 개인상담룸을 마련해줄 만큼 잘나가던 영업맨인 그는 요즘 속앓이를 하고 있다. 지수가 2000p→1800p→1500p로 주저앉자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추가매수를 권한 것이 화근이었다. 하지만 1500선이 무너지고 1000p마저 위태롭게 되자 저평가된 종목을 고른 선택은 물타기로 바뀌고 말았다. 바닥인양 반등하지만 또 하락하고 다시 바닥인듯 싶지만 또 폭락하는 등 계단식 하락으로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떨어질 때마다 저가매수를 권했던 A과장은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요즘 가치투자자를 섣불리 흉내내다간 큰 코 다치기 쉽다. 저평가의 말만 믿고 덮썩 들어간 초보자들은 더 그렇다. 가치투자는 흔히 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종목에 투자하고 본래의 가치로 회귀하면 매도하는 방식을 말한다. 또 경기에도 흔들리지 않는 독점력, 시장지배력, 브랜드 등이 투자 1순위다. 문제는 대부분 폭락을 활용해 한탕을 노리는 어설픈(?) 가치투자자들이다.

최근 가치투자의 대부이자 오마바의 현인 워렌버핏이 폭락장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자 이들은 더 열광하는 듯 하다.

실제 버핏은 리먼브러더스 파산 등 미 금융시장의 위기가 정점에 달할 때 골드막삭스에 50만달러를 투자하고 GE의 영구우선주에 300억달러를 배팅했다. 또 그는 한 칼럼에서 “탐욕을 가질 시간이 됐다”며 역발상투자를 주장하기도 했다.

워렌버핏의 매입은 지금이 가장 암흑기이자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바겐세일의 기간이라는 신호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엄밀히 말해 GE 우선주 매입은 안전장치인 풋백옵션을 감안하면 전략적 재무투자의 성격이 강하다. 최근 증시폭락으로 96억달러의 손실을 봤지만 버크셔해서웨이가 쌓은 현금, 즉 언제든 쏠 총알은 현재 443억달러에 달한다. 투자금이 당장 급한 돈은 아니니 당연히 기다릴 여유는 있다. “10년을 바라 볼 주식이 아니면 단 10분도 소유하지 마라”는 인내심도 주문할 만하다. 자산배분의 관점으로 보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증시의 비바람을 막아줄 안전자산이 있어 묻어두고 편하게 기다릴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실물경기 둔화로 세계증시에 먹구름이 꼈지만 이번 증시폭락은 펀드멘털에 비해 심리적 불안감에 영향이 크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버핏처럼 바겐세일 기간양 사는 것은 좋으나 주의할 점이 있다. 심리적으로 흔들리지않도록 먼저 자산배분한 뒤 가치투자에 나서라는 것이다.

설령 폭락한들 당장 쓸 자금이 아니니 묻어두고 느긋하게 기다릴 수 있다. 물론 가치투자를 꽃피우는 영양분인 장기투자도 가능하다.

버핏의 말따나 훗날 미스터마켓이 다시 비싸게 팔라고 조르면 그 때 팔면 그만이다. 문제는 여유돈이다. 자산배분에 따른 인내심으로 10년 후에 웃길 기대해 본다.



최성해 기자 haeshe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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