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생보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상장 주관사와 지난주초 상장일정에 대한 회의를 진행, 상장일정을 연기하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달 30일 회의에서는 미국 정부의 구제금융안 통과 여부가 불투명해 최종 결과를 지켜본 뒤 결정하기로 하고 지난 6일 다시 회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구제금유안이 통과됐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물론 국내 증시도 더욱 악화되자 대우증권과 굿모닝신한증권 등 상장 주관사들이 상장을 연기하자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대표주관사인 대우증권에서 상장연기를 강력히 요구하고 향후 시장이 회복기미를 보일 때 예비심사를 재청구하자는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상장 주관사들이 동양생명 상장연기를 요구하고 있는 것은 세계금융시장 불안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모를 진행할 경우 미달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권은 아니지만 대우증권이 대표주관사로 공모했던 전기전자 부품업체 LG이노텍도 지난 7월 일반공모를 마감한 결과 일반투자자에게 배정된 68만주에 45만2천175주만 몰려 최종 경쟁률이 0.66대 1에 그치면서 청약이 미달됐다. 주관사들의 입장에서는 공모가 미달되면 미청약 물량은 공동 주간사로 참여했던 증권사들간 배정비율에 따라 인수해야 한다.
따라서 이미 공모 미달로 미청약 물량을 인수한 대우증권의 입장에서는 또 다시 공모 미달로 인해 발생한 미청약 물량을 인수하는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또한 동양생명 공모가 미달되면 향후에 계속 있을 교보·대한생명 등 대형 생보사 상장 주관사 선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동양그룹 및 동양생명 임원들은 주관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상장연기 및 예비심사 재청구에 무계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동양그룹 현재현회장이 업무상 배임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아직 최종결정까지는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동양생명 관계자는 “아직 상장연기에 대한 결정이 난 것은 없다”며 “일단 이달 말까지는 증시상황을 지켜본 뒤, 다음달 초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보업계에서는 대표주관사는 물론 공동주관사들도 상장연기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내년 2월내에 상장은 힘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재호 기자 ha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