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시장이 악화되면서 은행들은 건전성 강화에 나서자 제2금융권으로 신용대출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2금융권의 경우 은행보다 높은 부실우려가 지적되고 있어 신용대출 확대에 나서기 어려워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
A저축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시중에 자금흐름이 원활하지 못하자 가계대출이 시중은행에서 제2금융권으로 넘어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현재 부실지적과 수익성 악화, 자금조달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은 신용대출을 무턱대고 확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에 신용대출 관련 문의가 과거에 비교해 20~30% 이상 늘어났다. 캐피탈사의 경우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용대출을 축소하고 있으며, 저축은행도 장기적인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고금리 수신에 나서고 있으며 신용대출을 적정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대우캐피탈, 씨티파이낸셜, 롯데캐피탈 등 주요 캐피탈사들의 월 평균 신규 취급액이 300억원 정도였지만 최근 10%정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솔로몬저축은행, HK저축은행, 현대스위스저축은행도 1500억원대 안팎에서 대출잔액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금융지원이라는 정책적 독려로 최근 증가세를 맞았던 신용대출을 시장상황 악화에 따라 건전성 관리 차원으로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실제로 캐피탈사들의 연체율이 각사별로 차이가 있지만 5~7%대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A캐피탈 관계자는 “기존에 공격적으로 신용대출을 집행했던 곳에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자 수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며 “또한 부실위기를 피하기 위해 건전성 관리차원으로 경영전략을 대폭 수정해 보수적 운영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B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에 신용대출 가능여부를 문의하는 고객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지만 현재 건전성 강화차원으로 관리를 하고 있다”며 “현재 취급금액을 줄이고 금리를 소폭 인상해 수익성을 맞추고 있으며 전체 계수를 현상 유지하는 선에서 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자 20%대 금리 신용대출 상품 출시를 준비했던 기은캐피탈과 HK저축은행도 당초 계획을 미뤘다.
기은캐피탈 관계자는 “우량 기업 직장인에 대한 신상품 출시를 검토중에 있으나, 경제위기설 등 악재의 지속 출현으로 출시시점을 관망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며 “향후 경기변동 상황 등을 고려하여 출시시기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재인 기자 kj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