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한 재테크 서적을 쓴 저자와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었다. 책을 출간하게 된 이유를 물으니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은 있는데 돈을 어떻게 쓰라고 알려주는 책은 없더라”며 “재테크는 돈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란 점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우리는 모두 머니게임을 하는 검투사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재테크’라고 하면 ‘돈을 불리는 것’만 생각했었기에 이 말은 나름 충격이었다. ‘나는 왜 돈을 벌려고 하는 걸까’하는 고민을 구체적으로 하게 된 계기도 됐다.
내 주위의 사람들을 살펴봐도 돈을 벌고 불리는 것에 열심이지 이렇게 번 돈을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는 사람은 드문 것 같다. 물론 재테크 전문가들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들은 ‘이렇게 자산을 배분해 투자하는 것이 돈을 효율적으로 불리는 방법이다’라고 말해준다.
그리나 여기에 ‘돈을 불리는 것보다 좀더 중요한 것, 돈을 가치 있게 쓰는 방법’에 대해 상담자와 깊이있게 얘기하는 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변경된 포트폴리오만 있을 뿐이다.
있으면 좋고, 많이 가질수록 더 좋은 것이 ‘돈’이다. 돈만 있으면 다 되는 세상이다. 그런데 아무리 돈을 벌어도 만족하지 못한다. 돈은 항상 ‘부족한 것’이 돼 버렸다. 돈을 벌면서도 불행한 것이다. 자신을 ‘중산층이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점차 낮아지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재테크를 왜 하는가? 돈을 효율적으로 불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가 아닌가. 이제 돈에 대한 생각을 좀 바꿔보자. 돈에 대한 자신만의 절대적 기준을 마련해 재테크를 운영해 보자. 모으기만 하는 돈이 아니라 어떻게 하며 돈을 가치 있게 쓸 수 있을지 등에 대해 한번쯤은 심각하게 고민해 보는 사람이 되자.
재테크는 돈 버는 기술뿐 아니라 돈에 철학을 담고 나눔과 배려의 마음을 담는 기술도 포함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유선미 기자 coup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