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서브프라임 악재로 비롯된 대내외적인 글로벌 변동성 위기를 맞아 올 연초이후 국내주식형은 -7.75%, 해외주식형은 -17.66%의 평균 수익률로 펀드투자자들의 애를 태우고 있는 것.
실제 올 초부터 3월말까지 코스피 1537.53p 최저점을 기록, 불과 보름만에 200p가까운 반등세를 보이며 국내 증시 시황도 갈팡질팡 하는 모습이다.
본지는 이같은 극심한 변동장세 속에서도 1분기 나름대로 선방한 국내주식형펀드와 해외주식형펀드를 살펴봤다.
그 어느때보다도 대내외적인 변동성이 높았던 2008년 1분기. 올 상반기 변동장세에서 선방한 펀드들을 살펴보면서 펀드 포트폴리오 재편에도 관심을 기울여 보는것은 어떨까. 〈 편집자주 〉
◆ 왕의귀환! 대형성장주펀드 ‘부활’
올 1분기 국내주식형 펀드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무엇보다도 대형성장주 펀드들의 화려한 복귀다.
이중에서도 지난해 가치주, 중소형주 펀드 대비 소외됐던 IT섹터와 그룹주 펀드의 선방을 손 꼽을 수 있다는 평가다.
한국펀드평가의 분석에 따라 2008년 1분기(2008년 1월1일~2008년 3월 31일) 국내 주식형 펀드 수익률 상위 펀드를 집계해 본 결과, 최상위권 20위 내에 삼성그룹 등 대형 그룹주 종목을 편입한 그룹주 펀드가 대거 순위에 올랐다.
특히 국내 주식형 1분기 최상위권에 오른 동양투신의 ‘동양 e-모아드림삼성그룹주식1클래스A’는 연초 이후 1.23%, 최근 1개월간 6.39%의 성과를 시현, 동기간 주식형펀드 유형 -7.5%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더불어 한국투신의 ‘한국삼성드룹주식형-자(A)’, 미래에셋맵스운용의 ‘미래에셋맵스5대그룹주주식’등이 그룹주펀드 상위권에 진입한 모습이다.
다만, 동일 유형 그룹주펀드내에서도 삼성그룹주 그룹과 SK그룹주 그룹과의 성과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 성과별 희비를 가르기도 했다.
실제 삼성그룹주펀드를 편입한 펀드가 상위권에 두루 진입한데 비해, SK그룹주 종목을 편입한 우리CS자산운용의 ‘우리SK그룹우량주플러스주식형’펀드의 경우 연초 이후 -20% 규모의 손실을 기록한 것.
삼성증권 펀드리서치 김남수 연구원은 “삼성그룹주펀드는 본격적인 회복세가 가시화된 IT비중이 높아 수혜가 컸다”며 “반면 SK그룹주펀드의 경우, SK에너지, SK텔레콤 등 대표적인 SK그룹 종목들의 성과가 좋지 못해 낙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한편, 1분기 주식형펀드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지난해 함박웃음을 지었던 ‘중소형주, 가치주’펀드의 부진이 눈에 띈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32.99%의 고수익을 기록했던 중소형주 펀드는 올 연초 이후 평균 -15.45%의 성과를 기록, 동기간 국내주식형 유형 평균 -7.81% 대비 지지부진한 성적을 연출했다.
이는 통상 중소형, 가치주 펀드의 속성상 상승 회복장에서는 대형우량주 펀드 대비 상승 탄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펀드리서치 박승훈 팀장은 “최근 미국과 국내에서 경기부진을 예고하는 지표들이 발표되면서 경기하강국면적 성격이 부각되고 있다”며 “즉 성장계열 업종과 종목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지속되는 가운데 당분간 성장형 펀드가 가치형 대비 우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라틴펀드 ‘함박웃음’, 金펀드 성과도 ‘반짝’
가히 해외펀드춘추전국시대라도 일컬어질 정도로 많은 해외펀드가 난립했던 2008년 1분기 해외펀드 최강자로는 ‘라틴펀드’와 ‘금’관련 펀드가 꼽혔다.
또한 지난해 고수익 강자로 군림했던 중국관련 펀드들이 전체 해외 유형평균-17.66%대비 -25.06%를 기록, 투자자들의 애를 태웠다.
한국펀드평가의 1분기 해외펀드 성과 분석에 따르면, 기은SG자산운용의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자C3클래스’가 연초이후 5.85%의 성과를 시현해 1분기 고수익해외펀드의 영예를 안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연초부터 원유, 곡물, 금 광속 등 원자재값이 폭등하면서, 이들 원자재 관련 종목을 편입한 커머디티펀드들의 선방이 돋보인 것.
금값과 함께 고공질주를 보였던 농산물 지수에 투자하는 도이치투신의 ‘도이치DWS프리미어에그리비지니스주식C-1’도 연초 이후 -2.84%로 해외펀드 상위권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1분기 해외펀드 상위권 20순위 안에는 브라질을 편입한 라틴관련 펀드들이 8개나 순위권에 진입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 라틴펀드중 최상위권에 랭크된 NH-CA자산운용의 ‘NH-CA라틴아메리카포르테주식C-A1’은 연초이후 3.38%을 기록, 동기간 해외펀드 전체 유형 평균인 -17.66%를 크게 앞질렀다. 이와 함께 하나UBS자산운용의 ‘하나UBS Latin America 주식자1ClassA’, KB자산운용의 ‘KB브라질주식형펀드’가 상위권 라틴펀드의 계보를 이었다.
통상 라틴펀드는 선진국과 상관관계가 적은 브라질, 멕시코, 칠레, 콜롬비아 등 중남미국가의 석유, 천연자원, 금속, 광물, 농업, 금융 등 다양한 업종에 골고루 투자한다.
한국펀드평가 신건국 펀드분석 연구원은 “브라질을 비롯한 라틴지역은자 자원관련 대국이다보니 원자재값 급등세 때 수혜가 컸다”며 “더구나 중국과 인도 등 브릭스 국가에서 원자재 수급이 증가해 호재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라틴펀드 외에도 이머징동유럽과 중동 및 아프리카를 편입한 ‘EMEA’지역 펀드, 동남아펀드. 카자흐스탄 펀드 등 제 3국 이머징마켓을 편입한 펀드들의 선방도 돋보였다.
다만, 지난해 고수익으로 투자자들의 투심을 한껏 지폈던 이머징마켓펀드 대표주자인 중국펀드는 올 1분기 평균 -25.08%의 성과를 기록,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 1분기 이후 2008년 펀드전략은?
한편, 펀드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수익률 늪에 빠졌던 1분기 이후 펀드 투자 전략과 관련 ‘국내주식형 성장우량주 펀드 관심, 매수지지선 상향’, ‘해외주식형 이머징마켓 비중은 유지’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특히 미국 신용경색 완화 수혜로 하반기 경기회복이 기대되는 국내 성장형펀드 비중을 확대하라고 목소리를 높혀 주목된다. 예컨대 서브프라임 위기가 저점을 찍고 슬슬 반등시점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식형펀드의 경우 대형성장 우량주 종목의 편입비중을 높이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삼성증권 펀드리서치 김남수 연구원은 “연초 1,530p선까지 밀렸던 코스피지수가 1800p 돌파를 앞두면서 등락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즉 공격적 매수 보다는 ‘박스권 상향’을 염두에 둔 점진적 매수 전략을 유지하라”고 내다봤다.
해외펀드 전략과 관련해서는, 성장잠재력인 높은 브라질과 중국 등 이머징마켓 투자 비중을 유지하면서도, 금융섹터 펀드 등 선진국 관련 테마펀드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라고 조언했다.
우리투자증권 조한조 펀드 애널리스트는 “해외 펀드가운데 브릭스펀드가 반등을 이어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선진국 관련 금융섹터 펀드도 틈새 투자 대안으로 살펴볼만 하다”고 진단했다.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김대열 펀드애널리스트도 “이머징시장은 경제 지수급락에 따른 투자매력이 부각되고 있어, 특히 글로벌 변동성에도 견조한 성장을 보이는 러시아, 브라질, EMEA지역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며 “이 밖에도 미국 신용경색 문제도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고 판단, 가격급락으로 저평가 매력이 부각된 선진국 금융섹터 펀드에 대해서도 분산투자 차원의 저가 매수 전략을 제시한다”고 덧붙였다.
김경아 기자 ka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