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동안 회사는 업계 1위 자리를 내줬고, 유상증자를 놓고도 곡절이 많았다.
이 사이 HK저축은행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또 내달 유상증자 이후 경영권은 누가 쥐게 될까.
◆ 주주간 갈등에 전 대주주구속으로 회사 악영향 = 그동안 HK저축은행은 경영권의 불안으로 업계가 사상최대의 순익 축배를 들 때 바라만 봐야 했다.
업계 1위로서의 자긍심을 갖고 있던 지난해 초 최대주주인 퍼시픽캡 퍼시픽 림 에프아이 펀드(이하 퍼시픽캡)와 전직대표인 이종윤 회장과의 힘겨루기로 최초 경영권분쟁이 시작됐다. 9월에는 퍼시픽캡펀드와 2대주주인 선진씨엠씨간 분쟁이 발생, 내부갈등이 외부에 표출되기에 이르렀다. 당시 선진씨엠씨는 퍼시픽갭펀드를 상대로 법원에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퍼시픽캡펀드는 선진씨엠씨와 특수관계자인 김태복, 윤대락, 대정홀딩스 등에 맞소송으로 맞섰다. 하지만 법원이 양측의 소송을 모두 기각했고, 양측은 물리적으로 충돌하기에 이르렀다.
주총당일 300여명의 외부 용역인력까지 투입되며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결국 현 김명도사장이 임명되면서 사태는 봉합됐지만 그 사이 본사건물 매각에, 업계 1위자리 마저 내줘야 했고 3분기까지 549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렇다고 대주주와의 악연이 끝난 것은 아니다. 지난 24일 대주주 권모씨는 회사자금 247억원을 빼낸 뒤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차려 HK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주가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검찰에 구속됐다.
하지만 HK저축은행은 “회사와는 무관한 대주주 개인적인 문제이며, 출자자대출도 모두 회수됐다”며 “회사 경영에 미치는 영향이 없다”고 반박했다.
◆ 현대캐피탈 인수소식에 재도약 가능 = HK저축은행을 인수하기로 한 MBK파트너스의 유상증자 파트너로 현대캐피탈이 결정됐다.
다음달 26일 실시될 유상증자에서 MBK파트너스와 현대캐피탈이 각각 2126만주와 1046만주를 주당 3700원에 인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각각 지분 19%와 39%를 보유 총 58%의 지분을 획득 HK저축은행의 최대주주를 차지하게 된다.
증자가 이뤄지면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 비율은 현재 3.33%에서 11.15%로 상승한다.
이에 따라 HK저축은행은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현대캐피탈의 신용카드와 할부금융업무와 함께 강력한 시너지효과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외 신뢰도도 향상될 수 있게 됐다.
실제 지난 25일 주가는 현대캐피탈의 인수소식이 알려지자, 전날대비 11.22% 오른 5450원에 마감됐다. 나흘 만의 반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수위업체가 그간의 어려움을 끝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면서 “업계 전체적으로 반길 일”이라고 말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