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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담보대출 규제는 물 흐르듯이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7-18 00:35

장경천 중앙대학교 상경학부 교수

지난 달 금융감독원이 창구지도와 주택담보대출 리스크관리 강화방안을 하달함에 따라 잠시 주택담보대출을 제한했던 은행들이 다시 원상태로 복귀했다. 하지만 CD금리+α(가산금리)인 주택담보대출의 금리체계에서 콜금리인상으로 인한 CD금리인상과 대출규제로 인한 가산금리의 인상으로 소비자들은 추가적인 이자부담을 안게 되었으며, 신규대출 제한에 따른 시장의 혼란과 충격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가격의 거품이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투기자금으로 무제한 공급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주택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담보가액이 높아져서 대출액이 증가하게 되는데, 투기자들은 이를 이용하여 부동산을 추가 매입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시중의 부동산 공급물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부동산가격 상승이 계속되는 것이다. 이런 점을 이용해 투기가 활성화되고, 그로 인해 부동산가격에 거품이 더욱 확대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은행이 부동산 수요를 지원하고 있으며, 주택담보대출 경쟁이 부동산투기의 한 원인이라는 정부의 시각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금년 6월말 기준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주택자금대출 포함)은 200조 7,559억원에 이르고, 원화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올 상반기 부동산거품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현상을 보여서 정부의 거품붕괴론을 무색하게 하였다.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이유는 담보인정비율(LTV) 규제로 상대적으로 손실위험이 낮고 신용대출에 비해 만기가 장기이며, 일단 고객을 확보하면 수수료 등 여타의 부문에서 부가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대출의 신용위험은 차주의 예상부도율(PD)에 부도시 손실율(LGD)을 곱하여 산출되는 예상손실(expected loss)로 추정해 볼 수 있다. 주택담보대출을 은행들이 안전한 대출상품으로 취급하는 이유는 주택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낮아서 부도시 손실율이 작기 때문에 예상손실이 크지 않다는데 있다. 그러나 부동산시장이 침체될 경우에는 예상보다 높은 부도율이 실현되어 담보 부동산이 매물로 나오면서 부동산 시장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은행들은 차입자가 부도를 낼 경우에는 담보 부동산을 매각하고자 하기 때문에 이미 침체국면에 빠진 부동산 시장에 매물이 더욱 증가하여 주택담보 대출 안전성의 근간이 되는 부도시 손실율이 상승하게 되고, 결국 금융회사의 건전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1990년 초 부동산거품이 꺼지면서 저축대부조합들이 도산하였고, 이는 다른 금융기관의 손실율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에 따르면 가계신용위험지수는 05년 4/4분기 0에서 06년 3/4분기 22로 전망되어 4분기 연속 가파르게 상승세를 보여 가계담보가치 하락과 주택거래 위축에 대한 우려로 인한 가계의 신용위험도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은행대출태도지수도 06년 2/4분기 -3에서 3/4분기 -13으로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3년 이후 만기 3년 이하 원금 일시상환방식으로 이루어진 주택담보대출이 속속 만기가 되고 있으나 90%이상이 제때 상환하지 못하고 만기를 연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금융감독 당국은 국민들을 위하여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시·감독해야 하며, 이는 부실방지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다. 최근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한 금융감독원의 일련의 조치는 부동산거품론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세가 수그러들지 않아 내놓은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하지만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나 부채상환비율(DTI) 등을 통해서 주택담보비율을 억제하는 등의 간접적인 규제는 소비자의 원리금상환능력에 근거한 것이어서 타당성이 있지만 창구지도와 같은 불특정다수에 대한 규제는 합리적인 근거가 약해 보인다. 또한 기존의 간접규제방식의 효과도 나타나기 전에 훨씬 직접적인 규제인 창구지도를 실시한 것은 성급한 느낌이 드는 게 사실이다.

90년대 초 일본에서 정책당국이 총액대출제한이라는 극약처방을 쓴 후 부동산거품이 본격적으로 붕괴된 사례가 있다. 정부가 부동산거품을 우려하여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갑작스런 규제로 인해 실수요자들이 곤란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하며, 부동산가격의 경착륙으로 서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주택담보대출과 관련한 혼란을 바라보면서 다시 한 번 규제는 물 흐르듯이 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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