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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위기의 도미노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5-28 20:30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상무

글로벌 위기의 도미노
최근 잘나가던 주식시장이 수직 하락했다.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금융시장과 상품시장이 일거에 붕괴되는 모습이다. 시장이 이렇게 어려워지고 있지만 더 무서운 것은 저점에 대한 견해 표시 마저도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그만큼 현 상황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부채구조의 붕괴 위험

표면적으로 잘나가던 세계 증시와 원자재 시장이 일격을 맞은 것은 미국의 금리가 예상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고유가와 달러 약세로 미국의 4월 물가는 근래에 드물게 크게 올랐다. 따라서 미국은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고, 이럴 경우 고금리 때문에 국제자본 시장에 돈가뭄이 올 수 있다는 논리가 현재 금융시장 위기의 주범이다.

사실 지난 3년간 국제 자본시장은 투기의 장으로도 보일 정도로 급등했다. 달러가치가 하락하는 상황에서 미국과 일본의 싼 이자로 대규모의 자금을 차입한 자본들은 신흥시장, 즉 브릭스(BRISs)의 고성장을 이유로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원자재, 귀금속, 주식 등 각종 자산을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대부분의 자산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는 등 다소 투기적 모양새를 보였던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부채로 매입한 자산가격이 사상최고 수준에 있을 때 금리 인상은 전세계 자산 가격을 붕괴시키는 도미노 현상을 유발시킨다. 바로 지금이 그런 상태다. 글로벌 투자가 일수록 장기적인 전망보다는 일단 이익을 챙기거나 본전(?)을 찾기 위해서 자산을 팔 수 밖에 없다.

위기의 본질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근본적인 문제는 미국이다. 미국은 세계 소비의 27%를 차지한다. 그리고 제조업 비중이 낮은 미국은 1년에 무려 7천억 달러씩 빚을 늘리면서 그 빚으로 소비한다. 이렇게 미국의 빚이 커지자 당연히 달러 가치는 하락할 수 밖에 없다. 달러가치가 하락할수록 투자가들은 미국 내 자산 보다는 미국 이외 통화로 표시된 자산을 선호할 수밖에 없고, 구조적인 저금리와 달러 가치 약세로 부채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이번 위기의 본질은 바로 미국이다. 미국이 경상수지 적자를 줄여야만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경제도 안정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달러 가치의 상승이 나타나려면 미국 소비자들이 소비를 줄이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 된다. 왜냐하면 제조업을 포기한 결과 달러가치가 하락해도 수출이 늘지 않기 때문에 수입(소비)을 줄이는 방법 밖에 없다. 그러나 미국이 수입을 줄이면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등 동아시아 경제는 더 어려워지는 딜레마에 봉착하게 된다. 문제는 이 딜레마의 해답이 없다는 것이다.

글로벌 위기에 노출된 한국

세계화의 가장 큰 폐단으로 소위 ‘나비효과’라고 하는 상호의존성 증대를 꼽는 경우가 많다. ‘나비 효과’란 특정국가의 변화가 지구촌 전체로 확산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긍정적인 변화보다는 부정적인 변화의 전파 속도가 훨씬 빠르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미국이 유발한 구조적인 불균형의 파도는 언제든지 우리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구조적 위험에서 완벽하게 벗어날 방법은 이제 없다는 것이고 지금과 유사한 위기는 향후에도 빈번하게 우리 경제를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따라서 우리의 대응방안은 대외 충격에 견딜만한 내성을 길러야 한다.

대외 충격을 이겨낼 내성을 기르는 방법은 근본적으로 기업과 경제 구조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글로벌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어느 정도의 충격은 불가피하나 외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제 투기자본의 무분별한 공격을 방어할 수단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유일한 방법은 우리 기업의 국내 투자가 비중을 늘리는 것이다. 사실 한국의 주요 기업은 이제 한국 기업이 아닐 정도로 외국인 비중이 비정상적으로 높다.

과도기를 지나 재상승 예상

여전히 한국 경제는 굳건하다. 급등했던 원자재 가격이나 환율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소 안정이 될 전망이다. 그 동안 급증했던 위험자산 투자마저 안정을 되찾게 된다면 향후 세계경제는 보다 탄탄한 기반 위에서 움직일 전망이다. 따라서 장기투자가의 입장에서는 하반기를 주목해서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아도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다만 이번 파장을 글로벌 경제의 파고가 한국에 영향을 준 사건으로 본다면 세계시장의 변화에 한국 경제가 내성을 기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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