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대한생명 노조 등 내부에서는 대리점 전환계획이 우회적인 인력구조조정이 아니냐는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는 등 노사간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일각에서도 이번 대한생명의 대리점 전환플랜에 대해 한화로 인수된 이후 처음으로 영업조직에 대한 강도높은 인원감축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13일 대한생명 및 생보업계에 따르면 대한생명은 영업조직의 효율성 제고와 사업비 절감을 통한 이익확대 차원에서 일부 영업소를 대리점으로 전환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 추진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대한생명은 우선 내달 20개 영업소를 대리점으로 전환하고 향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으로 대리점전환에 따른 대리점주를 선발하기 위한 공모를 추진중에 있다.
이 처럼 대한생명이 영업소를 대리점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것은 대리점에 주는 수수료 및 일부 지원금보다 영업소의 운영비가 약 2배정도의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생명의 한 관계자는 “영업조직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한편 사업비 절감을 통한 이익확대차원에서 일부 영업소를 대리점을 전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며 “인력구조조정 차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대리점주의 선발기준을 실적 우수자 및 담당지역에서의 영업력을 철저히 검증받은 인물로 선정하는 등 지역 밀착형 영업을 추진하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며 강제적으로 진행하는 사안이 절대 아니다”며 “현재 공모자들이 몰리고 있어 선정대상자를 놓고 사측이 고민해야 할 처지”라고 설명, 일각에서 제기된 감원추진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영업조직 효율성 제고냐 감원이냐 놓고 대립각
노조 임단협 위반 지적등 강력투쟁 ‘선전포고’
하지만 대한생명 노조는 사측이 대리점 전환계획을 노조와 어떠한 협의나 심도있는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다 명확한 입장도 전달하지 않고 있어 우회적인 인원감축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노조측은 사측이 이번 대리점 전환계획과 관련 신뢰할 수 있을 만한 설명과 플랜에 대한 내용을 요구하는 한편 이번 계획이 노사간 맺은 임단협을 위반한 사인인데다가 지난해 4월에 맺은 고용안정협약까지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이라며 반발수위를 높이고 있어 노사간 극심한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대한생명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리점 전환플랜은 직원들의 신분변화가 예상되는 것으로써 이는 임단협 조항에 의거해 노조측과 협의를 해야 하는 사안임에도 불구 사측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영업조직의 효율성 제고라는 명분이지만 노조와의 어떠한 논의나 협의 없이 추진되는 데 대해 이는 우회적인 인원감축으로 밖에 볼 수 없다”며 “노조의 이와 같은 주장에도 여전히 사측이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어 조만간 노사간 충돌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사측의 주장대로 향후 생존력 강화차원이라면 본질적인 문제, 즉 영업조직 교육강화 및 시스템 개편 등 적극적인 재투자에 나섬으로써 사안을 해결해 나가야지 임시방편적으로 사업비만 줄여 단기적인 이익을 노리겠다는 것은 장기적인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업계일각에서도 이번 대리점 전환플랜을 놓고 인력구조조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밝힌 20개 영업소가 아닌 약 100여개의 영업소가 대리점으로 전환되고 선정된 영업소의 소장을 비롯해 총무 등 정규직원이 3명정도라고 가정할 때 약 300여명의 정규직원에 대한 인력감축이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이에 대해 대한생명의 한 관계자는 “정규직의 인력감축은 전혀 없으며 대리점전환으로 선정된 영업소의 직원들은 다른 곳으로 인사발령되는 등의 조치로 신분이 유지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대한생명 노조측은 지난주 각 지방 운영위원들이 동참한 가운데 63빌딩 본사를 방문해 시위를 벌였으며 노조위원장은 현재 31층 신은철 부회장 집무실 앞에서 수일째 개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양규 기자 kyk7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