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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파산發 서민금융기관 위기

한기진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3-08 19:38

파산급증→면책 증가→금융부실 눈덩이

개인파산發 서민금융기관 위기
일본의 ‘불황형’ 개인파산 현상을 닮아가는 것일까.

경기침체, 고용 및 소득감소에 따른 파산 급증이 대출금 상환불능을 촉발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생계형 파산에 부동산버블 연착륙 실패 그리고 파산면책 증가 방치로 국내 서민금융기관의 부실을 야기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급증하는 개인파산 112만명 추정

개인파산이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경제 및 금융시스템이 붕괴되기 시작한 IMF외환위기부터. 연대보증이라는 대출관행에 젖어있던 당시, 위기가 닥치자 채무자 본인은 물론 채무보증을 해준 사람들까지 줄줄이 쓰러졌다. 실제 1998년 12월 서울지방법원에서 있었던 11건의 면책결정사례에서 파산사유 가운데 남편이나 친구사업 직장상사의 보증이 36%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위기가 계속되자 정부는 2001년부터 신용카드 사용촉진으로 소비진작을 꾀하면서 개인파산을 부추겼다. 때마침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파산에 기름을 부었다.

2005년 상반기 파산신청 건수는 1만3931건으로 2004년 전체건수 1만2373건을 넘었다.

한국은행은 “사실상 파산상태에 놓여 있지만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지 않은 ‘잠재 파산자’가 최대 112만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는 전체 신용불량자(315만명)의 36%에 달하는 것으로, 신불자 중 상당수가 사실상 파산상태라는 뜻이다.

개인파산은 생계형이 대부분으로 사업실패 45.4%, 생활비부족 15.5% 등 경기불황장기화에 따른 것이었다. 최근에는 개인파산신청만 하면 부채를 면책받을 수 있다는 안이한 생각까지 늘면서 파산을 키워가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개인회생 파산 등 제도적으로 지나치게 보호해주면서 채무를 갚지않으려는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저축은행 등 구조조정 서둘러야”

“자율적인 인수합병 바람직”

◆ 생계형파산 경기침체 장기화로 일본 닮아가

문제는 개인파산증가 흐름이 일본의 불황형 개인파산형성과정과 매우 흡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부동산버블 붕괴 가 개인파산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의 불황형 개인파산은 1990년대 초 부동산버블이 붕괴되면서 시작됐다. 토지구입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빌린 개인들이 버블이 붕괴되면서 구입 부동산을 팔아도 부채를 갚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도 갚지 못하자 대금업관련론(소비자론, 카드론 등)으로 손을 벌렸고 이마저도 갚지 못해 파산한 것이다. 장기불황이 파산을 부추겨, 이는 ‘불황형’ 파산으로 귀결됐다.

실제 일본 개인파산의 원인으로 80~90%가 대금업과 관련돼 있고, 이외에 수입감소로 인한 주택융자 상환불능 및 연대보증이 차지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경기침체와 경기양극화가 심화되는 등 경기불황에 따른 개인파산이 증가하고 있는 국내 상황과 많은 유사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 외부충격 약해 위기 빠질 수도

국내 개인파산자수은 일본에 비하면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2003년을 기준으로 인구 만명당 개인파산 신청건수가 일본이 19명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0.8건이다.

하지만 최근 빠른 증가세를 보이는데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 국내 가계의 자산구성도 충격에 취약하다. 금융자산의 비중이 낮고 실물자산비중이 높다. 가계부채는 만기가 한정된 주택담보 대출형식이고 자산도 유동성이 떨어지는 부동산으로 유동성면에서 자산부채가 불일치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2004년말을 기준으로 할 때 외환위기 직전보다도 악화된 상황이다.

부동산버블의 연착륙여부는 불황형 개인파산의 핵심 변수다. 버블이 붕괴돼 실물자산이 매각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면, 부채비율이 높은 개인들은 파산상태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금융자산을 매각한다고 해도 부채를 상환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저소득층 중심이었던 개인파산이 중산층으로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

박 연구위원은 “개인파산의 증가는 국가 경제적으로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요구하고 있어 가급적 사전에 개인파산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 구조조정 서둘러야”

저축은행 등 서민금융기관의 구조조정이 시급해졌다. 개인파산이 중산층 이하 계층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서민금융시스템 보완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현대경영연구원 박덕배 연구위원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호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서둘러 서민금융시스템을 복원하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무리한 영업경쟁을 막기 위해 업체의 숫자를 줄여야 한다”며 “정상적인 기업끼리 합병을 통해 더욱 건전화 시키는 방향으로 감독기관이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서민금융이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자율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이 가능하도록 감독기관이 컨설팅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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