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안정기금을 투자자교육기금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막바지에 이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가 한국, 대투 등 5개의 전환증권사와의 지속적인 논의를 통해 마지막 절충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
특히 간접투자문화의 정착과 퇴직연금 도입 등으로 투자자교육에 대한 공감대가 증권업계 전반에 확산되면서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의 필요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기 때문이다.
윤태순 자산운용협회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에는 퇴직연금 유치 활동과 직판제도 도입, 판매채널 확대 등으로 자산운용업계에 더 많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시장 건전화를 위해 판매원과 투자자 교육에도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300억원 규모의 투신안정기금을 투자자교육자금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90% 이상 진행되고 있어 조만간 투자자교육기금을 출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조합증권사의 경우 아직까지도 투신안정기금 각출에 대한 반대의견을 고수하고 있어 앞으로도 논란의 여지는 남아있는 상태다.
◆ 체계적 투자자교육 기반마련 박차 = 그동안 전환증권사들의 반발로 설립이 미뤄져왔던 투자자교육기금이 본격적인 출범준비에 나섰다. 300억원 규모의 투신안정기금을 재원으로 재단법인화 해 설립할 예정이다.
특히 퇴직연금제도의 본격화와 펀드 직판, 금융통합법 제정에 따른 금융권의 빅뱅이 가시화되면서 투자자교육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교육기금은 지난 6월 출범한 ‘투자자교육협의회’와 함께 간접투자 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신안정기금은 1998년 부실로 영업정지된 신세기투신과 한남투신의 신탁재산을 한투(현 한국투자증권)와 현투(현 푸르덴셜증권)가 떠맡는 대신 다른 증권사들로부터 출자 받아 이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기금 조합으로 현재 한국증권, 대한투자증권, 푸르덴셜증권, 삼성증권, CJ투자증권 등 5개사가 투신안정기금 조합사로 지정돼 있다.
이와 관련 윤태순 회장은 “올해 내에 투신안정기금 300억원의 투자자교육기금 전환이 마무리될 것”이라며 “이와 관련된 회원사들이 대부분 동의를 했고 현재 막바지 절충 작업이 한창”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조합증권사들은 이사회를 통해 투신안정기금을 투자자교육기금으로 전환하는 것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향후 투자자교육기금 운용을 담당하게 될 자산운용협회는 효율적인 교육사업을 위한 사업모델 수립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적립식 투자 활성화와 퇴직연금 등으로 간접투자시장에 자금이 많이 유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적배당상품 등에 대한 교육은 물론 간접투자상품에 대한 인식 개선, 올바른 투자방법, 노후자금 마련 등의 교육과 홍보를 주된 목표로 삼았다.
자산운용협회 김일선 이사는 “투신안정기금은 당시 투신사들이 MMF를 통해 시중 콜(Call)보다도 금리가 낮은 증권금융 어음을 10% 이상 의무 편입했고 여기서 발생한 금리 차익을 모아서 만들어진 것”이라면서 “투신사가 아닌 투자자들의 희생을 통해 만들어진 자금이니 만큼 소액투자자들을 투자교육 기반 마련을 최우선 목표로 운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증권사, 불만은 ‘여전’ = 하지만 일부 조합증권사에서는 아직도 불만의 목소리가 높은 게 사실. 정부차원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니 만큼 협조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투신안정기금 모두를 투자자교육기금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특히 그동안 증권사들이 가장 큰 문제로 삼아왔던 주주들의 배임고발이나 손해배상 소송 등에 문제도 아직 그대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정부나 자산운용협회와 논의를 지속해오면서 각종 소송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지만 그저 ‘설마’하는 생각으로 무조건 일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대다수의 조합사들이 100% 출연이 아닌 적정한 비율을 정해 출연하는 방향을 고려하자고 건의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이 관계자는 “아직도 투신안정기금 출연에 대해 각 회사의 노동조합의 반대는 대단하다”며 “심한 경우 대표이사를 고발하겠다는 곳도 있는 만큼 이들을 설득하는 일도 쉽지는 않을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