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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권 장기파업… 고객은 ‘괴로워’

김민정 기자

minj@

기사입력 : 2005-06-15 21:03

단순 입출금 제외한 업무 불편 잇따라
해외 IR이전 해결방안 모색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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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 노사갈등이 합병 이후에도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장기화되면서 고객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잇단 파업으로 지점에 직원들이 수시로 자리를 비워 단순 입출금을 제외한 다른 업무들은 제대로 할 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 한투증권의 투자자의 경우 일반 주식거래보다는 자산관리서비스를 받는 사례가 많기 때문에 최근의 불편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욱이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타 증권사로 이탈하는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어 업계에서는 ‘과연 누구를 위한 싸움이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계속되는 갈등…‘고객은 없다?’ = 지난 14일 오후 2시. 아직 장중이지만 여의도 한국증권 본사 1층 영업부는 그야말로 썰렁하기만 하다.

지점을 찾은 고객이라고는 3∼4명이 고작인 데다 직원들의 책상도 곳곳이 비어 있어 과연 영업을 하는 곳인가 하는 의문마저 들 정도.

물론 최근 직접 객장을 찾는 투자자보다는 HTS 등으로 나홀로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지긴 했지만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하루 30여명이 드나들었던 것을 감안하면 이전과는 사뭇 다른 모습인 것을 알 수 있다.

사정은 다른 지점도 마찬가지. 각 지점마다 상황은 다르지만 한투노조 파업의 장기화로 직원들이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객장을 찾는 투자자들의 수는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게 구 한투증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한 업무 차질도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다.

지난 2차 파업 이후 일시적인 환매불능사태가 벌어지기도 하는 한편 고객센터 마비, 신상품에 대한 제대로 된 모집도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

특히 가장 많은 인원이 빠진 전산팀의 경우 시스템 통합을 위한 일의 진행은 고사하고 현재 운영중인 전산시스템조차 돌보지 못해 매일 강제마감 처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증권 한 지점장은 “모두 일률적이지는 않지만 대략 한 지점당 50% 정도의 직원이 파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현재 나머지 인력들이 2배의 업무량을 감수하며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지점장은 “하지만 벌써 3주째 파업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처음에 다소 지연되는 업무를 이해해주던 고객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는 것 같다”며 “만일 더 장기화될 경우 큰 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구 한투증권의 지점들의 경우 기본적인 매매업무 이외에 고객자산관리를 위주로 해왔던 곳이기 때문에 더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

그동안 한투증권 지점들은 체계적인 CRM 서비스를 위해 각 영업사원마다 전담고객을 지정, 지속적으로 투자상담을 진행해 왔으나 최근의 파업으로 이 같은 업무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지점의 상담수요가 많을 경우 통상 콜센터에서 이를 수용해 왔으나 이곳도 사정이 여의치 않기는 마찬가지로 현재 구 동원증권 인력이 대부분 커버하고 있지만 수익증권 업무에 정통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항의빈도는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 노사, 조속한 합의 ‘동상이몽’ =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파업을 지속하고 있는 노조나 이를 바라보는 사측 모두 가시방석에 앉아 있기는 마찬가지다.

고객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익을 도모하려 한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하루라도 빨리 원만한 해결을 봐야한다는 것에는 뜻을 같이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자신들의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한국금융지주측이 최근 노조와의 대화창구를 동원증권 출신의 이강행 전무로 내세우면서 노동조합에 대한 자극을 최소화하고 합의를 위한 사전교섭을 조율하는 등의 모습을 보임에 따라 노사협상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오는 27일부터 김남구닫기김남구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이 홍콩, 미국, 유럽 등지에서 해외IR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늦어도 25일까지는 어느 정도의 해결방안을 마련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다만 노조는 여전히 고용보장에 대한 문서화를 요구하며 사측에 대한 불신감을 감추지 않고 있으며 사측은 파업을 철회하지 않는 이상 협상에 나설 수 없다는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어 앞으로의 진행에 귀추가 주목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노사가 파업의 장기화로 급여 및 조직통합, 신상품 개발 등의 업무가 전혀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론 업계의 비난 여론도 높아지면서 쓸데없는 감정싸움은 접고 본격적인 협상을 하자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안다”며 “이번주 내 집중적인 교섭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미 수탁고도 많이 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협상이 지체될 경우 고객들의 이탈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서로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일단 협상의 물꼬를 트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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