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변해야 산다’는 데 누구나 공감한다. ‘수익원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말도 이제는 진부하다.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지만 무엇을 어디서부터 해야 할지 난감한 것도 사실이다.
동원증권이 한투증권과 함께 한국투자증권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이에 앞서 LG-우리증권도 우리투자증권으로 변신했다. 오는 9월 동양종금도 동양오리온투자증권을 안고 대형화에 적극 동참할 기세다. 이미 대형화 전쟁도 시작됐다.
벌써부터 신경전이 치열하다. ‘1위 증권사’라는 자화자찬도 범람하고 있다. 자산증대에 적극 나서 리딩컴퍼니로 자리잡겠다는 목표도 휘황찬란하다.
이에 질세라 새로운 ‘변화’가 없는 기존 증권사도 만반의 방어태세를 갖추고 있다. 전점포 PB화 전략도 나왔다. 소형점포를 늘리며 고객접점 다각화도 추진되고 있다. 브로커리지에 전념하던 증권사들도 자산관리로 돌아서고 있다. 고액고객들을 겨냥한 PB점포도 하나 둘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거래를 강화하기 위해 HTS도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이 같은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한 전략이 어제오늘만의 얘기는 아니다. 벌써 2∼3년 동안 꾸준히 추진돼 왔다. 하지만 결과는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지난해 증권사 실적을 보면 수수료수익이 판관비에도 못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영업수지율도 이미 90%벽이 허물어졌다. 그렇다면 점포나 인원을 축소해야 하는 것일까? 점포수도 2001년 이후 지속 감소하고 있다. 2001년 1860여개이던 증권점포가 3월말 현재 1600개도 안된다. 인원수도 지속 줄었다. 이제는 40여개 증권사 인력이 3만명도 안된다. 특히 지난해엔 희망퇴직으로 2000명도 넘게 나갔다. 이는 구조조정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논리다.
결국 수익성을 개선해야 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서는 합리적인 수수료를 도입해야 한다. 즉 수수료 인하경쟁 같은 ‘우물안 개구리 싸움’은 지양해야 한다. 공정거래에 위반되지 않은 선에서 최저수수료 도입도 고려해야 한다.
IB/AM 시장에서도 업계간 불필요한 경쟁보다는 다른 금융권 기세에 대비해야 한다. 1위라는 신기루를 잡기 위한 시기나 질투, 기싸움보다는 업계간 협력을 모색해야 한다. 바닥에 떨어진 고객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도 업계간 손을 잡아야 할 것이다.
결국 증권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금융권 장벽이 무너지는 환경에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진리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때다.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