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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이익 질 낮춘 천수답 경영시대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05-05-01 21:47

1분기 주요은행 실적 들여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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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대전’을 외치며 야단법석을 차렸던 주요은행들이 내놓은 1분기 성적표는 ‘질 낮은 이익 시현’으로 요약된다. <표참조>

조흥은행이 1259억원의 순익을 거둬 지난해 1분기보다 236.6% 치솟고 국민은행이 3453억원의 순익을 남겨 128.2% 많아지고 우리은행은 아예 흑자전환 했다. 신한과 하나은행은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줄긴 했어도 각각 2183억과 1824억원의 쏠쏠한 순익을 남겼다.

하지만 이자와 비이자로 구분되는 핵심이익은 형편이 나빠졌다.

어느 실적발표장에서 한 임원이 내뱉은 말처럼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므로 순이자마진(NIM) 악화 부담도 덜 것이고 경기가 하반기에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걱정할 게 없는 것일까?

◇부정성 커지고 있는 경영환경인데 출혈경쟁이라니= 그렇지 않다는 인식이 더 지배적인 형편이다. 저금리와 노령화의 진전은 은행 경영에 적대적 환경이다.

자산성장이 지지부진하다는 것이 증거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1분기 210조원의 총자산규모를 자랑했지만 2개분기 연속 200조원 턱밑에서 가쁜 숨을 쉬고 있다.

자산건전성을 제일 목표로 정했기에 부실을 무릅쓰고 공격적 영업을 할 여건이 안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 50위권 은행 출현은 수년 뒤를 기약해야 할 판인 것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역시 정체를 거듭하고 있고 조흥은행이 4조원 남짓 하나은행은 5조원 남짓 늘었을 따름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신경쟁에 이어 대출경쟁으로 출혈을 마다 않는 대결이 번지고 있으며 특히나 리테일분야에만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볼 때 대다수 소비자들에겐 나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궁극적으로 은행주식에 투자한 이들에게도 좋을 리 없고 은행원에게도 마찬가지다.



이자·비이자 이익 허물어지거나 체면치레만

은행대전 와중에 경기 나빴다면 이익 의문



◇스스로 천수답 경영의 길을 가다= 경기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으니 경영목표 달성에 대해 낙관하는듯한 표정은 1분기 실적발표장의 공통점이었다.

게다가 예상보다는 경기가 좋지 않았던가.

크게 보면 대손충당금 쌓을 일이 없다 보니 충당금 적립비율을 적정수준에서 유지하면서도 순익이 확보됐다고 규정하면 될 일이다.

카드자산의 경우 국민은행이 3조원 이상 줄인 7조원인 것을 비롯해 하나은행을 뺀 모든 은행이 줄었다. 대신에 연체율이 크게 줄고 자금조달 비용이 싸지면서 카드 부문 이익이 많이 났다.

기업구조조정의 과실 덕에 특별이익이 생기기도 했고 가장 우려했던 중소기업 연체율도 눈에 띄게 악화되지 않았다.

물론 29일 산업은행 유지창 총재가 던진 “이익을 추구하는 것도 좋지만 조금만 여건이 나빠져도 대출을 회수하고 단기 수익에 급급한 모습을 보니 안타깝다”는 말보다 현재의 시중은행 경영 행태를 살피기에 적당한 말은 드물 것으로 보인다.

저원가성 자금 확보라는 저수지를 확충하거나 좋은 상품 개발을 통한 물대기에는 소홀하다는 것은 은행경영진들이 더 잘 아는 사실이다.

◇부실화 심화된 핵심수익 기반= 이자부문 이익은 조흥은행만 2.6% 늘었을 뿐 국민(-16.1%) 신한(-13.4%) 우리(-11.3%) 하나(-10.1%)순으로 쪼그라 들었다.

비이자부문 수익 규모만이 은행별 편차가 컸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분기 820억원에 그쳤다가 이번 1분기 1480억원을 뽑아 들어 80.49% 불렸다. 수익증권 등 수수료 수입이 짭짤한 상품 판매에 손을 대기 시작한 효험이 나타난 것인데 우리은행 분기 순익이 흑자로 돌아서게한 1등 공신으로 쳐도 부족하지 않다.

또 국민은행이 4251억원을 챙겨 지난해 1분기보다 1.1% 감소해 선방한 편이다. 신한 조흥은 10%대의 감소였고 하나은행은 무려 20.7%나 까졌다.

NIM이 처참해진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NIM 좋기로 국민은행 다음을 달렸던 조흥은행은 2.99로 ‘3’의 벽이 깨지는 처참한 상황이 연출됐고 국민은행은 3.26으로 낮아졌다.

이 추세대로라면 이익기반이 제 아무리 좋아야 NIM은 3 언저리이고 2~3 사이면 좋은 편이며 1 후반대라 하더라도 이상할 게 없는 시대가 열릴지도 모른다고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이밖에 대규모 명예퇴직을 했던 국민은행과 조흥은행은 1분기에 비용을 반영함으로써 앞으로 인건비 절감 효과와 퇴직금 적립을 하지 않아도 되는 혜택(?)이 예상되기도 한다.

부실채권으로 간주됐다가 환골탈태할 기업들이 아직 남아 있는 것도 특별이익으로 순익규모에 보태질 것이다.

그렇지만 부자 마케팅에만 열 올리며 은행 이익 기반을 축내는 동시에 은행 존재기반인 이른바 매스층 고객에게는 비용만 착실하게 물게 하는 데는 변함이 없을것이다.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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