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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전 이익 11%만 순익으로 건진 ‘속빈 경영’

정희윤 기자

simmoo@

기사입력 : 2004-03-20 22:39

자산 늘리고 이익 불렸지만 충당금·지분법평가손에 무너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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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당금적립 전 이익(이하 충전이익)은 또 다시 상승세를 탔다. 2002년의 14조9632억원보다 1조9244억원(12.9%) 늘어난 16조8876억원이나 됐다. 하지만 은행들이 최종적으로 거머쥔 건 총전이익의 11.01%밖에 안되는 1조8591억원.

21일 금융감독원이 밝힌 2003년 국내은행 영업실적 확정치 곳곳에서 지표 분석이 이뤄졌다.


■ 은행권별·은행별 짙어진 명암

충전이익이 상승세를 이은 것은 영업력과 영업환경이 나쁘지 않다는 뜻. 그러나 SK네트웍스와 LG카드 등에 대한 대손충당금이 컸던 시중은행에 비해 부담이 덜했던 특수은행이나 부담이 미미했던 지방은행 당기순익 변동폭은 천양지차였던 게 당연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또한 같은 시중은행이라도 적자사와 흑자사로 냉혹하게 갈렸다. <표2 참조>

흑자가 늘어난 은행은 모두 5곳. 전북은행이 60억원에서 442억원으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은 7796억원에서 1조3322억원으로 규모와 증가율 모두 뛰어났다. 하나은행도 3941억원에서 5172억원으로 선전했고 수협은행과 경남은행도 흑자 증가 명단에 당당히 올랐다.

반면에 흑자 감소은행 명단에 가장많은 10개 은행의이 포함됐다.

1312억원에서 1108억원으로 줄어드는데 그친 대구은행과 1480억원에서 1213억원으로 줄어든 부산은행이 부러움을 산 편이다. 1839억원에서 1669억원으로 감소폭을 줄인 산업은행과 5959억원에서 4760억원으로 줄어든 신한은행, 그리고 농협(7853억→5046억), 수출입은행, 광주은행 등은 불행 중 다행이라 자위할 만한 케이스. 제주은행과 기업은행은 감소폭이 큰 편이었다.

물론 규모가 줄었더라도 흑자라면 적자 은행보다 편한 입장일 터.

제일은행은 1015억원 흑자에서 135억 적자로, 외환은행은 1130억원 흑자에서 2138억원 적자로, 국민은행은 1조3000억원대의 흑자가 7533억원 적자로 ‘색깔’이바뀌는 아픔을 겪었다.

조흥은행은 적자가 다시 늘었지만 올 들어 명예회복 의지를 다지고 있다.



■ 부문별 희비도 엇갈리며 극명한 대조

부문별로도 은행 살림에 기여한 곳과 그렇지 못한 곳, 성장한 곳과 부진한 곳이 도드라졌다.<1면 표 참조>

무엇보다 신용카드부문의 대규모 적자전환은 충격적이다.

자산크기부터 27조1000억원에서 25조2000억원으로 줄어든데다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6.4%에서 10.1%로 늘어나는 바람에 대손상각비는 약 2.1배(2조5548억→5조3400억) 불어났다.

전통적 수익원이자 가장 의존도가 높은 이자부문은, 역시 기업대출 분야의 손실에 휘청거려야 했다.

기업대출 분야에선 대출규모가 14.6% 늘려 수입이자가 늘어나는 것이 당연한데도 대손충당금에 발목이 잡혀 적자 폭이 3136억원에서 1조5278억원으로 되레 늘었다.

가계대출 역시 대출 증가율이 14.1%로 만만치 않았지만 경기침체에 따른 부실이 늘면서 흑자 폭이 1조8099억원에서 1조4483억원으로 줄었다.

그래도 은행을 살린 건 비이자 부문의 선전 덕이었다.

수수료부문은 인터넷뱅킹 방카슈랑스 복권판매대행수수료 수입이 늘고 가계대출 담보설정비 면제 폐지에 따른 비용감소 효과를 누리며 이익이 1조4138억원에서 1조6924억원으로 늘었다.

유가증권은 적자폭을 1328억원어치 줄였고(­2497억→­1169억) 외환·파생부문은 외환거래규모가 늘어남에 따라 외환거래이익이 늘며 이익규모가 3590억원에서 5881억원으로 늘었다.



■ 이젠 자산 늘린 덕 볼 차례?

국내은행들의 총자산은 2002년 1000조원 시대를 처음 열었고 지난해말 현재는 다시 8.5%늘어난 1131조8448억원으로 1100조원대로 순항했다. <표3 참조>

은행계정은 대출금이 늘어난데(12.5%) 힘입어 9.8%(89조5713억) 늘었다. 신탁계정은 특정금전신탁 등 금전신탁이 줄었으나(-21.1%) 재산신탁이 28% 늘어나면서 신탁계정 전체적으론 0.2% 늘었다. 종금계정도 12.3% 늘어났다.

다만 자산이 늘었다지만 앞으로 자산증가에 따른 효과를 누릴 수 있을지는 전적으로 실물경제 동향과 은행들의 능력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출금은 지난 2002년에도 전년대비 20% 수준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002년의 595조7234억원보다 12.5%(74조4368억) 늘어난 670조1602억원으로 집계됐다.<표4 참조>

예수금 증가율은 2002년 약 12%였고 지난해엔 2002년의 554조8732억원보다 8.9%(49조4081억) 늘어난 604조2813억원에 그쳤다. 예대 규모 격차는 더욱더 벌어진 것이다.

결국 연체를 줄이며 충당금 적립 요인을 줄이는 것이 은행 실적 개선의 포인트라는 사실을 증명 해준다.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2002년 말 89.6%에서 84.3%로 5.3%포인트 줄어든 것도 눈여겨 봐야할 대목. <표5 참조>



■ 자기자본 늘었지만 BIS비율 하락

지난 한 해 국내은행들은 자기자본을 2002년보다 3조7871억원(8.0%) 늘려 모두 51조2814억원 규모로 끌어 올렸다.

그랬는데도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1.20%로 2002년보다 0.13% 떨어졌다. <표6 참조>

BIS기준 자기자본은 당기순익과 유상증자 등으로 7.0%(5조104억) 늘어났지만 위험가중자산이 대출증가 등으로 8.3%로(52조2672억) 증가폭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다만 금감원은 기업(9.9%), 외환(9.3%), 조흥(8.9%) 등 3개 은행을 뺀 나머지 모든 은행이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0%를 웃돌고 있으므로 “우량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표2> 은행별 당기순이익 현황
(단위 : 억원)
* 구분란의 ( )내는 은행수임

<표3> 은행권의 총자산 현황
(단위 : 억원, %)
< > 내는 구성비, 말잔기준

<표4> 예수금 및 대출금 추이
(단위 : 억원, %)


<표5> 자산건전성 지표 추이
(단위 : %,%p)
(* 규모 : 15조962억(02말), 18조6016억(03말))

<표6>은행권 BIS기준 자기자본비율
(단위 : %,%p)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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