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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지역본부장, 발령제냐 선출제냐

김준성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3-11-05 21:45

농협측 “지역금고 빼앗길 확률 높아”
농민측 “이익 환원·농촌 어려움 돌봐야”

40여년을 함께 해온 농협중앙회와 농민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벽이 생기고 있다.

광역시와 각 도에 1개씩 있는 농협중앙회 지역본부의 본부장 선임방식에 대해 농민들이 반기를 들고 일어섰다. 기존 본부장 발령제 불신이 극에 달해 농민 조합장 가운데 한 사람이 지역본부장으로 선출돼야 한다는 여론에 경영진과 조합측의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농협측은 “농민측에서 말하는 선출제가 허구적 개혁안에 지나지 않는다”며 “현실 타당성과 농민 실익을 고려해봤을 때 최선책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농민측은 “지금까지 농협중앙회가 해온 것으로 봐서 농민들이 받은 혜택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수십년간 농민들의 현실적 애로를 보살피지 못하는 현체제로는 더 이상 해결책이 없다”고 주장했다.

농협측은 “시군이 폐지되면 조합장의 위상이 높아지는데 거기다 중앙회에서 발령으로 배치하는 지역본부장까지 조합장의 투표로 결정하자는 것은 정치적 욕심의 발로”라며 “투표로 선출된 사람은 경영에 참여해서는 안된다”는 대원칙을 언급했다.

농협측 입장에 따르면, 현재 조합의 금고는 새마을금고 체제와 비슷하기 때문에 타금융기관과 온라인 연결 등 전산관리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시군지부가 폐지돼 덩어리가 커지면 자치단체에서 지역의 금고담당 기관을 선정할 때 정치논리를 감안해 제1금융권 가운데 농협이 아닌 타금융기관으로 갈 확률이 높다고 덧붙였다.

반면 농민측은 지역본부장을 선출제로 전환함과 아울러 지역본부 산하 시군지부는 폐지하고 시ㆍ군 금고를 지역농업 발전에 직접 연관이 있는 회원조합으로 이관해 농민들의 수익환원 체제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민측은 조합장이 지역본부장으로 선출되더라도 본부장은 지역대표 역할을 하고 실제 경영은 외부전문인사 등 부본부장에게 맡겨 경영의 전문성도 함께 고려했다. 또한 지도ㆍ경제사업 보다는 조합간 예금 유치경쟁으로 대출금리를 올려 신용사업 극대화에만 집중하고 있는 농협중앙회를 비판했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1961년 농업은행과 구 농협 통합 이후 조합원 농축산물의 가공 및 판매자로서, 농자재 등 각종 농업자금 공급자로서, 정부의 각종 농정사업 대행자로서 기능해왔다. 이 과정에서 한국 농업발전에 일정부분 기여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의 각종 농정사업 대행에만 치중해온 관계로 오랫동안 농민 조합원들은 협동조합의 주인이라는 인식을 갖지 못했고 실익증진을 위한 기본적 요구도 제기하지 못했다.

1962년 농협임원에 관한 임시조치법 이후 1988년 조합장 직선제가 실시되기 전까지 조합의 민주적 운영은 전혀 이뤄지지 못했다. 조합장의 임명·파면권은 중앙정부가 독점하고 있었고, 농협중앙회에서 파견한 전무·상무가 조합의 운영을 좌우했다.

1980년대 이후 농축산물 시장개방으로 유통환경은 급변했고 소값파동과 고추파동, 농가부채 문제 등으로 농민 조합원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하향식 조직으로 농업은 이런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다행히 1987년 6월 이후 민주화 바람에 따른 1988년 조합장 직선제로 기초개혁의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DDA나 FTA 협상 등 농축산물 추가 시장개방의 파고를 극복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인 상태다.

현재 농협중앙회와 회원조합들은 신용·경제사업을 둘러싸고 경쟁이 치열해 농협 전체의 인적·물적 비용을 낭비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자체 수익금과 회원조합 감독·감사권한을 통해 회원조합을 관리하기 때문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그렇다보니 자체 수익사업으로 벌어들인 수익금들이 농민 조합원들에게 환원되는 과정이 원활하지 못한 실정이다.



                                  <각 기관 및 단체 견해>



김준성 기자 yaho@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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