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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경기 급랭…주택담보대출 시장 붕괴 우려

김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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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3-10-16 00:01

우리銀 만기연장시 “차액분 상환받겠다”

국민銀 만기연장시 “대출금리 인상하겠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안정화대책 제시로 부동산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되는 모습을 보이자 은행권에서는 부동산 가격 폭락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시장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급속도로 위축될 경우 부동산가격폭락→고객의 부채상환능력 상실→대출연체→은행 부실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시작될 경우 지난해 벌어졌던 신용위기는 비교 조차할 수 없는 대란이 벌어질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부분 은행은 가계대출의 절반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이나 이와 연계된 대출들”이라며 “만일 부동산가격 폭락사태가 벌어져 주택담보대출 시장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신용카드 대란은 이상의 초대형 태풍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최근 부동산 가격하락은 일시적인 현상인 만큼 부동산 가격폭락에 따른 은행 부실 가능성은 기우일 뿐이라는 상반된 의견도 나오고 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의 구체적인 부동산 안정대책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부동산 가격이 그리 쉽게 떨어질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며 “단기적인 가격하락으로 보고 구체적인 대응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토지 공개념’ 도입까지 포함한 강력한 부동산 대책을 준비중이라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표이후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급속히 냉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하룻새 호가가 5000만원~7000만원까지 떨어진 급매물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으나 매수문의는 끊겨 가격하락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기존대출 만기상환 대책 없어



이외에도 지난 99년부터 2002년 10월까지 각행들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비율을 최고 95%까지 인정해줬던 주택담보대출의 만기 상환이 도래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규대출에 대해서는 LTV 비율을 하향조정한데다 상환능력을 심사해 대출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문제의 소지가 적으나 기존에 나가 있는 대출의 만기 상환이 도래할 경우 LTV 적용비율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문제”라고 말했다.

각행은 99년 하반기부터 경쟁적으로 주택담보대출시장에 진출하면서 점유율 확대를 위해 설정비 면제 및 각종 수수료 감면을 내걸고 과열경쟁을 벌여왔다.

당시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의 안정성을 과신해 담보대출 비율을 최고 95%까지 인정해 준 것은 물론 계약직 판매인력을 채용해 방칸 수 공제 등 기본적인 규정마저 무시한 채 대출확대에 열을 올렸다.

이 당시 설정비 면제를 조건으로 판매됐던 3년만기 주택담보대출의 만기가 도래하기 시작해 새로운 골치덩이로 등장하고 있다.

원칙대로라면 하향조정된 LTV를 적용해 차액은 상환 받고 만기를 연장해 줘야 하지만 상환능력이 없는 고객들의 대출 연체가 줄 이을 것을 우려한 은행들은 대부분 1회에 한해 이전 기준을 적용해 대출을 연장해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존 대출의 LTV를 신규대출 수준으로 끌어내릴 경우 담보 물건에 대한 경매 급증과 대출금 상환을 위한 부동산 매각이 줄이어 부동산 가격 폭락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며 “연착륙을 위해 기존대출에 한해 단기적으로 이전 LTV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국민은행은 2002년 10월까지 LTV 80%가 허용되던 시기에 이뤄진 대출이 만기도래해 대출연장을 요구할 경우 1회에 한해 대출을 연장해 주고 있으나 내년 상반기부터는 만기연장을 요구할 경우 대출금리를 인상하거나 일부라도 상환하도록 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또한 기존 담보대출의 경우 LTV 80%는 올해 말까지는 기한을 연장해 주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만기가 도래할 경우 LTV 차액의 대출금은 상환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말까지는 한시적으로 80%가 넘는 LTV를 적용받은 대출분에 대해서만 80%이상 비율에 대해 상환을 요구하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기존 LTV와 차액분에 대해서는 전액 상환토록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흥은행 역시 기존대출 고객의 LTV는 그대로 인정해 대출을 연장해 주고 있으나 전 영업점에 LTV 80%이상인 고객들에 대해 사전관리에 나설 것을 주문한데 이어 하락속도가 보다 빨라질 경우 LTV 60%이상인 고객까지 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일괄적인 기준을 적용하지는 않고 있으나 각 지점에서 LTV 비율이 높은 고객의 만기가 도래할 경우 일부라도 상환하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 모기지론 대안 부각



전문가들은 이 같은 악순환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모기지론 도입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에 내년 초 설립될 예정인 한국주택저당금융공사가 하나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주택신보와 코모코(한국주택채권유동화회사)를 통합한 후 재정과 기금에서 1조원을 추가 출연해 설립할 예정인 한국주택저당금융공사는 은행, 카드 등 금융기관에서 각종 대출채권을 사들인 후 이를 대출금 성격과 신용도 등에 따라 재분류해 이를 바탕으로 다시 채권을 발행 기관투자자나 개인투자자에 판매하게 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당금융공사에 주택담보대출 채권을 매각한다면 부동산 가격 하락이나 고객 연체에 관계없이 자금을 운용할 수 있어 리스크 부담이 없을 뿐더러 MBS 발행 시 유동성 리스크도 회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모기지론의 도입에 대해 시중은행들은 난색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금융시장에 불안감이 팽배하면서 대부분 수신 상품들이 단기로 그치고 있어 장기대출인 모기지론을 운용할 경우 유동성 비율을 맞추기 어려운데다 채권발행 금리가 부과돼 직접관리에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것.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대부분 수신상품이 단기에 그치고 있다”며 “단기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로 자금을 운용해서는 감독당국에서 요구하는 유동성 비율을 유지하는데 어려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김정민 기자 jm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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