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연동예금상품에 대한 고객들의 호응이 높아지자 은행들이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이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권의 지수연동예금(ELD : Equity Linke d Desposit)의 판매잔액이 출시된지 채 한달도 안돼 1조 5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고객들의 호응이 가히 폭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이 상품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보고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권 일각에서는 이러한 과열양상의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판매에만 급급한 나머지 고객에 대해 상품 설명의무를 소홀히 하는 등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상품이 저금리시대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만 강조하고 주가지수가 약세를 지속할 경우 일반 예금상품보다 수익이 낮을 수 있다는 점, 중도해지시 원금 손실이 날 수 있다는 점은 의도적으로 간과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에 따라 지수연동예금이 판매 초기에는 은행수익에 기여하겠지만 첫 만기 도래 시점인 내년초에는 오히려 이 상품이 은행에 대한 고객의 신뢰도를 추락시키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판매초기인 현재에도 벌써부터 중도해지로 인한 원금 손실 때문에 은행지점에 대해 항의하는 고객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투신권 등 타 금융권은 은행이 높은 신용도에 기인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지수연동예금과 같은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타 금융권의 영역을 잠식해 가고 있는 데에 강한 우려를 하고 있다.
투신권 관계자는 “지수연동예금은 원금이 보장된다는 측면에서 형식적으로는 예금이지만, 주가지수에 연동해 수익이 결정되는 점 등에서 실질적으로 간접투자상품”이라며, “은행권의 지수연동예금 판매 확대는 투신권 등 간접투자시장을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자본시장이 여전히 미성숙한 점, 타 금융영역에 비해 은행권이 비교적 우월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점, 국내 간접투자상품시장이 미국 등 타 금융선진국에 비해 비정상적으로 허약한 점 등 정부가 자본시장의 건전한 육성을 도모하는 데 넘어야 할 산이 많은 현실에서 이와 같은 은행권의 타 금융영역 잠식이 자칫하면 자본시장의 고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투신권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또한 지수연동예금상품의 지나친 열기는 국내 투자자들의 건전한 투자문화 형성을 방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투신업계 한 관계자는 “지수연동금융상품은 자금운용과 무관하게 미래의 불확실한 주가지수에 의존하는 이른바 복권부상품”이라며 “장기적 안목에서 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해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장이 뜨면 대박이 될 수도 있다는 투자자의 투기 심리를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배장호 기자 codablu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