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영업 기관외에 소비자 단체에도 제소권 부여
프랑스 일본, 환경 납세자 선거 등 소송 다양성 인정
■ 미국 - 피해자 구제에 중점
미국은 1966년에 집단소송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집단소송의 요건을 구체적 사건형태에 따라 적용토록 하고, 법원의 판단아래 집단소송방식이 문제 해결에 적합할 때에만 이 방식을 채용토록 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집단소송은 소비자관련 소송, 고용차별 관련 소송, 증권거래의 조작과 관련된 소송, 집단적 피해가 발생한 불법행위 등에서 주로 이용되고 있다. 연방민사소송규칙 제23조에 근거하고 있는 집단소송의 요건으로는 구성원의 다수성, 청구의 공통성, 청구의 전형성, 대표의 적정성이다.
우리나라 증권집단소송법 시안은 집단소송을 청구할 수 있는 피해자의 최소 인원으로 50인을 규정하고 있다. 반면에 미국의 집단소송은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 획일적 기준을 정하고 있지 않다. 판례는 대체로 25인 이하는 불허하고 40인 이상은 허용해 주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소송당사자로서의 피해자들은 전원에게 공통된 법적 사실적 문제가 있어야 한다. 가령 원고가 동일인이고, 비슷한 사례의 반복만으로는 안되고, 반드시 동일한 사안에 관련되야 한다.
또한 대표당사자의 청구나 항변은 피해자 집단 전원의 청구나 항변의 전형적 형태를 띠고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표당사자는 집단의 이익을 공정하고 적절하게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 법원은 대표자의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예비조사를 거치기도 한다. 우리나라 증권집단소송법 시안도 직업적인 소송꾼을 방지하기 위해 대표당사자나 소송대리인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있다.
“시장 질서유지에 유용한 수단”
한편 집단소송이 제기된 후 법원이 취하도록 규정되어 있는 일련의 절차를 보면, 우선 제기된 소송에 대해 법원은 허용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허용 후에는 집단 구성원 모두에게 개별통지를 해야 한다. 법원은 소송절차의 순서를 정할 수 있으며, 대표당사자나 소송집단에게 조건을 부과하거나 절차상 문제로 인한 일정한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미국의 집단소송은 집단구성원중 개별구성원의 소송참가를 허용하기도 한다. 미국의 집단소송은 원인이나 쟁점을 공통으로 하는 다수인의 집단 중에서 그 집단을 대표하는 한 사람이 집단구성원 전원의 이익을 위해 소송을 수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그에 따라 집단의 구성원이 별도로 제외신고(opt-out)를 하지 않는 한, 당해 판결의 효력이 집단구성원 전체에 미친다.
미국의 집단소송은 다수당사자가 관련된 소송에서 동일 또는 유사한 소송의 반복을 피함으로써 소송의 경제성(judicial economy)을 꾀하고 재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판례의 축적을 통해 발전해 왔다.
최근 이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 가장 유용한 구제수단의 하나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는가 하면, 합법적인 공갈수단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만만치 않다.
집단소송은 증권분쟁, 환경분쟁, 소비자분쟁 등과 같은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하거나 광범한 지역에 걸쳐 일어난 사건과 같은 집단적 분쟁을 해결하기 위한 유용한 도구로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특히 증권분야에서는 허위정보의 공시, 투자자에 대한 사기, M&A에 대한 부단한 방어, 주주의 의결권 제한 등의 사건에서 집단소송이 활용되고 있다.
미국에서 증권집단소송은 증권시장의 효율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소액투자자들도 소송을 할 수 있어 소액다수의 집단적 피해를 구제하는 효과적인 제도로서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동안 증권집단소송은 사기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을 구제하는 필수적인 수단으로서 기능했으며, 미국 증권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증진시켰고, 위법행위를 사전적으로 억제하고, 발행인, 회계감사인, 이사 등이 자신의 직무를 적정하게 수행하도록 영향을 미쳤다.
“남소 등 부작용 보완작업 지속”
그러나 기업 및 의회를 중심으로 증권집단소송이 일부 남용되고 사소한 소송의 제기가 증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나아가 증권집단소송의 남용 때문에 발행회사는 제소당할 우려 때문에 유가증권의 발행, 상장, 그리고 향후전망표시를 주저하게 되고, 회계사도 책임부담을 우려해 조언을 주저하게 되는 등 회사제도의 위기가 초래되고 있다는 지적까지 일게 됐다.
이에 따라 기존 증권집단소송제도에 대한 개혁 움직임이 일어났고, 1995년에 증권민사소송개혁법(Private Securities Litegation Reform Act of 1995)으로 그 결실을 보게 됐다.
이 개혁법은 공개기업에 대한 소송남용을 배제하고, 예측적 공시를 한 기업의 소송위험을 경감시킴으로써 투자자에 대한 정보공시가 위축되는 것을 방지해 증권시장의 효율성을 확보토록 하고, 증권소송의 대상으로 되기 쉬운 사외이사를 소송위험에서 보호함으로써 유능한 인재를 영입할 수 있도록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이 개혁법의 주요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기업이 SEC에 제출하는 서류뿐 아니라 신문 방송 등 대중매체와 증권사 애널리스트 등에 대한 자발적 정보공시에도 면책조항의 적용을 확대해 소송남용의 위험을 감소시켰다.
둘째, 집단소송에 있어 일반 원고를 보호하고 직업적 원고의 소송참가를 금지시켰다. 이에 따라 3년간 증권집단소송의 대표원고로 5번 이상 선임된 자는 대표원고가 될 수 없게 되었다.
셋째, 소장기재요건을 강화해 확실한 증거도 없이 소송을 제기해 증거개시절차에서 증거를 얻고자 하는 투기적인 소송을 예방하도록 했다.
넷째, 소송 남용에 대한 제재로서 상대방 변호사 보수를 포함한 소송관련 비용을 원칙적으로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했다.
다섯째, 연대책임을 배제하고 각자의 책임비율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비례적 책임으로 수정했다.
마지막으로, 회계감사인이 발행기업에 대한 회계감사 중에 발견한 사기행위를 공시토록 해 위법행위의 감시를 강화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우리나라의 증권집단소송법은 바로 이 개혁법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998년 미국 의회는 95년 개혁법의 미비점을 보완해 ‘증권소송통일기준법’(Securities Litigation Uniform Standards Act of 1998)을 제정, 오늘에 이르고 있다.
■ 독일 - 거래질서 등 공익 우선
독일의 단체소송법은 집단 피해자들의 법적 소송상의 어려움을 해소하고 개별 소송제기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제정된 집단 피해구제법이다.
이 제도는 일정한 요건을 갖춘 소송능력이 있는 단체가 집단분쟁의 해결을 위해 원고자격을 부여 받아 이를 구제하는 제도로 정의할 수 있다.
즉, 단체소송은 법인격을 가지는 단체가 당사자로 되어 소송을 수행하기 때문에 형식상으로는 피해자집단이 원고가 아니라 단일의 법인이 당사자로 되지만, 실질적으로는 단체가 받은 판결의 효력이 피해자집단 구성원 전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집단소송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개별피해자는 소송권이 없고 다만 개별피해자들이 자신들의 권익을 대변하는 단체에 피해예방과 배상에 대한 소송권을 위임토록 했다. 우리나라의 소비자보호원이 다수 피해자들을 대신해 원고기업을 상대로 소를 제기하고 있는 것도 독일의 단체소송을 수용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독일의 단체소송법은 제조물 결함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부당한 보통거래 약관, 부적정한 상품가격 인상 등에 대해 소비자를 보호하고, 공해 및 환경오염 등으로 불특정 다수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 그리고 부정경쟁이나 과도한 시장지배로부터 자유로운 시장경쟁을 유지하기 위해 주로 이용되고 있다.
독일의 단체소송법은 영업자 단체에게 제소권을 부여한 1896년 부정경쟁방지법에서 기원했는데, 오늘날에는 1965년 법개정을 통해 영업단체 뿐만 아니라 소비자 단체에 대해서도 제소권을 부여하고 있다.
원래 독일의 단체소송은 부정경쟁행위의 금지, 무효인 약관의 사용중지 등 위법행위의 사전예방에 주로 활용되다가 1986년 부정경쟁방지법에서 소비자보호단체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허용함으로써 제한된 범위지만 손해배상청구도 가능하게 됐다.
독일의 소비자단체소송은 다른 형태의 사법적 조치에 비해 수적으로 극히 제한적으로 활용돼 개인적 피해구제가 불충분하고 소송제기의 어려움이 많긴 하지만, 소송절차가 비교적 간편하고, 소송 남용의 폐해가 없으면서도 소비자 권익 구제라는 공익적 목적을 적절히 수행해 오고 있다는 평가받고 있다.
■ 기타 국가
프랑스의 집단소송은 1976년 자연보호법 제40조를 통해 도입됐고, 이를 통해 공적인 이익을 대변하려는 환경단체가 집단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한 데서 출발했다.
그러나 모든 환경단체가 이러한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정관을 가지고 있을 것, 환경 및 자연분야에서의 활동경험이 있을 것, 충분한 인적 구성을 필요로 할 것 등 일정한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또 그러한 환경단체는 매년 활동 및 재정보고서를 정기적으로 제출할 의무가 부과되고 있다. 프랑스 집단소송은 이러한 환경소송 뿐 아니라 납세자소송, 선거관련소송 등의 경우에도 인정되고 있다.
한편 일본의 민중소송은 국가 또는 공공단체가 행한 법 위반행위 등의 시정을 요구하는 소송으로서 피해자 개인의 권리 구제와는 무관하게 제기하는 소송이다. 이는 개인의 구체적 권익을 구제하기 위해 하는 주관소송과는 구별되는 것으로 객관소송이라는 독특한 형태를 띠고 있다. 소송의 구체적인 형태는 각각의 개별법에 규정돼 있다.
■ 외국 입법례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우선 대표적인 입법례인 미국과 독일 제도의 장단점을 비교해 보고, 이에 대한 국내의 평가를 알아보자. <표참조>
외국 입법례 수용에 대한 국내의 견해는 대체로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미국의 집단소송이 투자자분쟁이나 소비자분쟁 등과 같은 다수 소액피해자의 구제가 용이하기 때문에 이를 적극 도입하자는 견해.
둘째, 우리나라 법제가 기본적으로 독일법을 계승한 것이므로 부작용 없이 보다 손쉽게 수용하기 위해서는 독일의 단체소송이 더 낫다는 견해.
셋째, 미국 집단소송과 독일의 단체소송의 장단점을 고려해 절충적으로 도입하자는 견해.
넷째, 양 제도 모두 우리 실정에는 맞지 않기 때문에 기존 민사소송법상의 선정당사자제도를 우리 실정에 맞게 보완해 이용하자는 견해이다.
현재 우리 국회에 계류중인 정부 시안은 세번째 견해인 절충적 입장이라고 할 수 있으며, 선정당사자 제도를 보완해 이용하자는 견해는 현재 증권집단소송 불가론이나 시기상조론을 펴고 있는 재계의 입장으로 평가할 수 있다.
<집단소송법과 단체소송법의 비교>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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